우체국 아가씨 페이지터너스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남기철 옮김 / 빛소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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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대전이 끝나 황폐해진 오스트리아그 시골 우체국

 

이 사무공간에는 성장과 쇠퇴라는 영원한 법칙이 관료주의의 높은 장벽에 가로막혀 적용되지 않는다비품이 소진되었거나 분실.. 훼손되었으면 역시 똑같은 제품이 공급된다.

 

그곳에서 틀에박힌 일상을 사는 크리스티네

그녀의 스물여덞해 청춘은 서랍속 가지런한 비품들처럼소박하고 질서정연하지만 핏기없이 그저 창백하기만 하다.

 

우체국 건물 밖으로 나와 주변.. 나무들은 봄에 꽃을 피우고 가지만 남는다

아이들은 자라고 나이가 들면 백발이 되어 죽음을 맞이한다.

 

내가 최근에 행복을 느꼈던게 언제였지?

 

어느날 날아온 한통의 이모의 전보는 저 발치 아래 잔잔히 흐르던 그녀의 피를 끌어올리고 그 안에 잠자던 욕망을 깨우고 마침내 그녀의 생 전체를 뒤흔든다.

 

이게 누구야이 날씬하고 야한 여자는 누구지?

이게 내모습이라고말도 안돼!

 

그곳은 청춘의 낙원이었다.

그러나 영원하지 않은 질투의 낙원에서 곧 추방된 그녀는 다시 밑바닥의 삶으로 돌아오지만

가난한 그곳엔 이미 눈떠버린 욕망이 있고가난한 나에  대한 자각이 생겨버린 뒤라 이제 돌이킬 수 없는 길로 향해만 간다.

 

조금만 기다리면 좋은 일이 생길거라는 거짓말로 상대를 속일 기력도 이제는 남아 있지 않았다.

 

피크닉 가방에 권총을 챙겨넣던 엘비라마디간의 슬픈 마지막을 떠올리게 했다.

슬퍼하지말아요 식스틴우린 그저 소풍을 가는 것 뿐이니까

어쩌면 생의 마지막 순간에 고뇌하던 츠바이크의 마음이 아니었을까..


삶이 힘들고 의미없게 느껴지는 어느날이 있다면

우리는 크리스티네의 마음을 한번쯤 들여다 봐도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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