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서 모든 죽음은 이렇게도 일방적인 것인지 알 수 없었다. - P133
산다는 것이 마치 이야기를 쓰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고, 언젠가 조는 말했었다. 이쯤에서 의미 있는 대사를 던져야 할 것 같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고. 그렇지 않으면 슬슬 졸작이 되어버릴 텐데, 도대체가 할 말이 없어서 문제라고. 사는 것 자체에 그다지 재능이 없는 것 같다고. - P161
하지만 아버지 납골당에 갔을 때, 문득 이런 생각을 했어. 시간은 어쩌면 정말로 흐르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그저 어딘가에서 어딘가로 이동하는 과정이 시간일지도 모르겠다고. 언제나 시간이 가만히 흘러서 나를 어딘가로 데려가주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결국 이동하는 것은 나였어. 그리고 이동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미아가 되지 않는 것이었고. - P212
그냥 내게는 그런 일이 종종 일어나곤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언제나 확신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이다. 무심코 확신했다가 기대처럼 되지 않으면 구제할 수 없을 정도로 절망해버린다. 내겐 그런 습관이 있다. 정말로 사소한 일에도, 그러니까 포카리스웨트를 마시고 싶어서 자판기에 돈을 넣었는데 실수로 데자와를 뽑았을 경우에도, 나는 지하철 플랫폼에 앉아 울 정도로 절망한다. 그런 절망에서 빠져나오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나는 절망하지 않는 법을 그럭저럭 찾아냈다. 포카리스웨트 버튼을 누를 때부터 데자와나 콜라가 나올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두는 것이다. 완벽한 방법은 아닐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슨 일이든 처음부터 별로 기대하지 않으면 실망할 일도 없다. - P91
이해할 수 없는 인물들이 많았던 2권 특히 노아는...리사가 리사의 어머니와 같은 삶을 살게 하고 비록 조선인이 아니라 일본인으로 남았다 하더라도 가족 중에 자살한 사람이 있으면 정신병이 있는 핏줄이라는 오명과 수치를 자식들에게 남긴 노아의 선택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그리고 끝까지 엄마 선자에게 상처를 주고하나도 그렇고 솔로몬도 그렇고...요셉은 끝까지 답답여운은 남지만 뭔가 아쉬웠던 파친코
TV를 통해 예능인, mc, 심사위원, 프로듀서로서만 만났던 윤종신.본업이라고 할 수 있는 가수이자 작사가, 작곡가로서는 한 번도 만난적이 없었는데 그가 이렇게 글을 잘 쓰는줄 정말 몰랐다.내가 지금까지 읽어본 그 어떤 작가들의 에세이보다 훨씬 글을 잘 쓰는듯 싶다.가사뿐만이 아니라 그의 글에서는 진실됨이 느껴져서 더욱더 가슴에 와닿는거 같다.윤종신은 자신의 책에서 결코 독자에게 섣부른 조언이나 충고를 하지 않는다.그는 자신의 이야기와 생각을 솔직하게 얘기할 뿐이다. 그런데도 그의 글 속에서 묻어나오는 그의 가치관과 삶의 태도는 내가 배우고 싶고 닮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지금껏 TV에서 비줘진 그의 모습이 조금 가볍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이 책을 통해 그의 진중한 면을 알게되면서 사람은 겉으로 보이는게 다가 아니구나, 이런게 진짜 어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읽으면서 <장자>처럼 도교적 냄새가 풍긴다 싶었는데 작품해설을 보니 역시나 도교적 세계관의 영향을 받은 설화를 모티브로 한 소설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몽환적이고 비현실적이며 독특한 소설이었다.독자마다 해석과 감상도 다른거 같고...각각의 등장인물들이나 사건들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거 같은데 한번 읽고 파악하기에는 나에게는 어려운거 같아 재독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이야기들
우리는 타인의 죽음에 기생하여 살아간다. 우주의 모든 생명체가 그러하듯이. - P20
죽음에 기생하여 생명을 이어가는 삶의 방식. 내게는 눈앞의 이 모든 것들이 아주 익숙하다. - P32
숨그림자 사람들은 호흡으로 의미를 읽는다. 공기 중에 단 여덞 개의 입자만 섞여 있어도 그것을 인식할 수 있다. - P133
단희는 [사랑]을 의미하는 입자들이 공기 중에 가득 차 있을 때가 좋았다. - P135
조안은 입자들을 감지할 수도 없었고 자신의 감정을 공기 중에서 감추는 법도 몰랐다. - P171
"나와의 대화에 시간을 많이 쓸 수 없다고? 사람들은 나와의 대화에 조금의 시간도 쓰지 않아. 내 말은 들을 필요가 없으니까." - P174
단희는 자신이 조안을 격리실에서 꺼내주었다고 생각했지만, 어쩌면 격리실은 자리를 옮겨 왔을 뿐인지도 몰랐다. - P175
[어떻게 그걸 확신해? 어차피 우린 다 비슷한 본성을 지녔어. 어떤 세계가 너를 받아주는 게 아니야. 그저 그곳에 너를 받아주는 어떤 사람이 있는 거야.] - P182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시간은, 이 행성의 시간을 잠시 빌려 온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이지요. - P224
이브는 그 연약함 때문에 아이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존재였다. - P233
한동안 이브는 격자 구조물의 어딘가에 남아 있겠지만, 나중에는 그 위에 새로운 정보가 덧씌워질 것이다. 모든 기억은 낡아가고, 시간의 흐름 앞에서 그 가치를 시험당하며, 남을 가치가 없는 기억은 지워진다. - P2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