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주위의 사람들이 심술궂고 무감각한 자들이어서 그대의 말을 귀담아들으려 하지 않는다면, 그들 앞에 엎드려 용서를 구할지니, 그들이 그대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 데는 진정 그대의 잘못도 있기 때문이니라. 악의를 품은 자들과 더이상 말을 할 수조차 없더라도, 굴욕 속에서도 결코 희망을 잃지 말고 묵묵히 그들을 섬기라. 모두가 그대를 버리고 아예 완력으로 그대를 몰아내거든, 홀로 머무르면서 대지에 엎드려 대지에 입맞추고 그대의 눈물로 대지를 적시라. 그리하면 고독 속에 남겨진 그대를 아무도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할지라도 대지가 그대의눈물로부터 열매를 가져다주리라. 끝까지 믿으라, 지상의 모든 이가 올바른 길에서 벗어나고 그대 혼자만 믿음과 더불어 남게 되었더라도, 그때도 하느님께 희생을 바치고 하느님을 찬양하도록 하라. 그대, 홀로 남은 자여. 만약 그런 그대들 둘이 만난다면 그때는 이미 온 세상이 살아 있는 사랑의 세상이 되는 것이니, 감격스러운 마음으로 서로 껴안고 주님을 찬양하라. 비록 그대들 두 사람이라 하나, 그 안에 주님의 진리가 충만하게 되었으므로.
-88~8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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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풍랑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것이 아닙니다. 쏟아지는 빗속에서 춤을 추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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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나중에 가는 게 좋겠어."
세영의 말이 끝나자, 도우가 있는 힘껏 컵을 잡았다.
"나중에......언제요? 엄마, 시간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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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의 맛

해가 지는 곳에서
해가 지고 있었다

나무가 움직이는 곳에서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엄마가 담근 김치의 맛이 기억나지 않는 것에 대해
형이 슬퍼한 밤이었다

김치는 써는 소리마저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고
형이 말했지만
나는 도무지 그것들을 구별할 수 없는 밤이었다

창문이 있는 곳에서
어둠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달이 떠 있어야 할 곳엔
이미 구름이 한창이었다

모두가 돌아오는 곳에서
모두가 돌아오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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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세상은 나에게 아무런 가치가 없었다. 그러나 나는 세상을 저주하는 따위의 어리석은 마음을 품진 않았다. 아마 그랬다면 난 그 자리에서 미쳐버렸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나는 다만 조용히 소멸하고 싶을 따름이었다. 안 보면 되지 않는가. 내가 세상을 그리고 세상이 나를. -375p, <경복여관에서 꿈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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