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사의한 건, 이 모든 대책 없는 삶에서 그가 진짜 주인공이 되어 행복해지고 싶다는 꿈을 아직 꾼다는 거였다. 그건 큰 비밀도 아니었지만, 대놓고 말할 수 없는 그런 게 됐다. - <B캠>세상에서 뒤처지고 잊히는 사람들은 모두 소문으로만 떠돈다. 소문들은 더럽고 시큼하다. 때로 눈물겹게 짜디짠 것도 있지만, 그 대상을 존중해서만은 아니다. -<아마도 악마가>
해변에서 바리보는 바다와 바다 한가운데서 바라보는 바다는 전혀 다르다. 살아 있는 내가 죽어 있는 나에 대해서도 그렇게밖에 보지 못한다면, 무엇때문에 살아야 하는가. 왜냐하면 내 삶은 죽음을 억압하는 일 - 내 뚝심으로 죽음을 삶의 울타리 안으로 밀어넣는 노력 외에 다른 것이 아니므로. 어느 날 죽음이 나비 날개보다 더 가벼운 내 등허리에 오래 녹슬지 않는 핀을 꽂으리라. 그래도 나는 해변으로 나가는 어두운 날의 기쁨, 내 두 눈이 바닷게처럼 내 삶을 뜯어먹을지라도. -12p
사히브가 자기를 망치는 것은 무엇이든 알려고 하면서 아무것도 보지 않기 때문이다사히브는 기술만을 믿으며 사히브는 언제나 따지기를 좋아하고 사히브는 고독이 무서워 집단을 이루고도 그 안에서 고립하며 언제나 죽음을 생각하고 생각한다 -팡보체 세르파 다와 텐징
난 아버지를 묻을 때 슬펐지만 좋았어. 한 세상이 이제 겨우 갔구나 싶었지. 이런 사람이 다시는 태어나지 않기를 빌면서 흙을 쾅쾅 밟았어. 형은 그 힘들게 지나간 자취가 너무 힘들어서 견딜 수 없는 거지. 형은 아버지를 피해 다니려다가 또다른 수렁에 빠져가고 있는 게 아닐까? 난 여기서 살 거야. 나도 결혼했으니까 아버지가 되겠지. -184p
소설집을 읽는 나만의 방법 1. 수록된 순서에 상관 없이 읽는다. 2. 소설 한 편을 대표적 이미지로 기억한다. 3. 시간이 지난 후 이미지들로 떠올려 본다. 4. 상위 3순위를 매겨본다. 5. 추천할 만한 소설을 고르고 그 이유를 생각한다. 6. 잊고 새 소설집을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