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페이지 정도에 크기도 작아 양은 적지만, 이슬람권이라는 광대한 영토를 가진 문화권의 장구한 역사를 간결하게 요약해놓은 책이다. 그래서 읽는데 한참 걸렸고 지식도 엄청 늘었으며, 초반과 후반부에서 저자가 꽤나 직설적으로 `서구권의 이슬람에 대한 오해`와 `서구권이 이슬람권을 대하는 태도의 모순` 등을 지적해줘서 여러번 크게 충격받았다. 저자가 이슬람권이 겪은 오해와 비극들에 느끼는 슬픔이 전해진다. 진짜 기독교인이라면 같은 신을 믿는 무슬림들의 비극에 아파하는 것이 더 당연하겠다는 생각도 든다.
나는 간결한 (적은 양에 중요한 내용을 빠뜨리지 않고 모두 담아낸) 글을 쓰는 게 가장 어려운 글쓰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책을 높게 평가하지만.. 별로 친절한 책은 아니다. 세계사/세계지리 지식이 많이 부족하고, 이슬람교와 무슬림들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던 나에게는 중간 부분인 이슬람권의 중세 역사는 모든 용어와 지명과 인물의 이름이 너무 낯설어서인지 진도가 아주 느렸다.
하지만 다 읽고 나니 책이 참 좋다. (읽을 땐 괴로운데 읽고 나서는 뿌듯한 책이니 좋은 책이라는 확신이 든다ㅋㅋ) 시대별 지도, 용어 설명, 인물 정리, 이슬람의 역사 중 주요 사건들의 연표 등이 포함되어 있어서 다시 읽진 않더라도 소장하고 있으면 가끔 참고하기 좋을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을 알라딘 중고매장에서 그냥 돌아다니며 놀다가 만난 것이 더 큰 행운으로 느껴진다.
이 책과 [이슬람]이라는 제목의 책을 한 권 더 같이 구입했었는데, 이 책은 이희수 교수님 등 한국 학자들이 쓴 책이라 더 읽기 편할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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