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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의 역사 - 빵을 통해 본 6천년의 인류문명, 개정판
하인리히 야콥 지음, 곽명단.임지원 옮김 / 우물이있는집 / 2005년 5월
평점 :
절판
보통 사람들은 영상을 보다가 `빵 터지는` 것에 대해선 그리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지만, 책을 보다가 웃음이 터지는 날 보고선 약간 미친 사람 보듯 하는 사람들은 꽤 있다ㅋㅋ
하지만 영국인의 도발에 대응하는 스코틀랜드 사람들의 이런 기지 - 그들의 주장대로 스코틀랜드가 훌륭한 인재들을 낳은 것이 틀림없음을 보여주는 - 를 보고서 어떻게 소리내어 웃지 않을 수가 있나! 영국인은 참 멋지면서도 글로벌 동네북인 것 같다..ㅋㅋㅋ
그러다가 이 책은 한 문화권의 세계관의 핵심을 한 문단으로 설명해주기도 한다. 나일강이 하필이면 남북으로 매우 길게 뻗어 있으며 수원지가 하나라 범람이 매년 아주 규칙적인 탓에, 곧게 뻗은 강 주변 몇 미터만 경작 가능한 그런 땅에 산 사람들은 기묘할 정도로 기하학적이고 규칙적인 세상을 경험하게 되었을 것이다.
신화나 가상의 세상 속에서나 나올 세상이다. 해는 죽어있는 땅 너머에서 떠올라 죽어있는 땅 너머로 사라진다. 그 사이, 해가 하늘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할 때 그 바로 아래에 놓이는 강은 이들이 알고 있는 유일한 세상의 절대적인 생명줄이다. 모든 생물은 이 강 주변에서만 살 수 있다. 당연히 그 사람들은 방향을 동서남북 직각으로 나눌 것이고, `방향`에 삶과 죽음을 포함한 많은 의미를 부여할 것이다.
정말이지 즐거운 독서를 선사하는 책이다. 1944년에 나온 책이라는데, 1944년부터 2015년까지의 빵의 역사는 이 저자가 써줄 수 없다는 게 안타까울 정도다. 꼭꼭 씹어 재미나게 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