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여행'이란 알 수 없는 동경이다. 결혼전에는 외국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지만 결혼후엔 비행기를 타고 외국에 나가 본적이 아직까지 없다. 결혼하고 아이들과 가족이 우선이 되어 살다 보니 나를 위한 투자와 그 좋아하는 여행을 갈 수가 없다. 마음만은 지금이라도 가방하나 챙겨서 떠나고 싶지만 현실은 그걸 허락하지 않는다. 아쉽다. 그래서 요즘 들어 여행에 관한 기록을 담은 에세이집을 많이 찾아 읽는 편이다. 멋진 사진들과 작가 마다 독특한 형식으로 풀어가는 여행 에세이집은 읽는 것 만으로도 나를 즐겁게 하고 만족시켜 준다. 이번에 읽게된 <길은 사람 사이로 흐른다>라는 멋진 제목을 달고온 이 책은 967일간 낯선 여행길에서 만난 세상 사람들의 이야기와 풍경을 담은 책이다. 제목 또한 시적 표현으로 아주 멋지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 부부는 결혼한 지 10년이 되던 해 전셋돈을 찾아 배낭을 꾸려 무작정 여행을 떠났고 짧지 않은 2년 8개월 이라는 시간동안 세계 방방곡곡 47개국을 여행 하고 돌아왔단다. 너무도 부럽다. 이들처럼 부부가 함께 여행을 할 수만 있다면 이것이 행복이 아니고 무엇이랴. 지금은 아이들이 어리고 자립할 때까지는 불가능하지만 나중에 세아이들 모두 자라서 출가 한 후 남편과 함께 세계여행을 다니는 것이 나의 꿈일 때가 있었다. 그 꿈은 지금도 진행형으로 나의 가슴속에 남아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그 꿈이 더욱 확실하게 다가오고 이 책이 고맙기 까지 했다. 이 들 부부가 낯선 곳에서 만났던 세상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우리 모두는 친구이자 이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은 친구를 만나는 것 나를 만나는 것" 모든 이야기가 재미 있었지만 특히 이집트에는 '삐끼'양성 전문학교가 있다? 라는 이야기가 재미 있었다. 여행자들에게는 숙명 같은 만남이 있는데 그 이름이 '삐끼'이다. 이집트 카이로 공항에서 처음 여행자들을 맞이 해주는 사람들도 바로 이 '삐끼'이다. 우리는 낮선 사람을 만나면 '선생님', '사장님' .'학생'이라는 표현을 자주 쓰는데 비해 그들은 "헤이.프렌트!"라고 외친다고 한다. 첫 만남에서 친구라니......^^ 바나나 한송이에 10파운드라니..... 바나나 사건과 오렌지 사건을 읽으면서 너무 황당하고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왔다. 피라미드에 얽힌 비밀이야기와 미라와 스핑크스,사하라 사막과 나일 강등 수 많은 비밀과 볼거리가 많은 이집트에 꼭 한번 여행 해 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단단히 준비하고 대비 하지 않으면 않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렘의 길을 떠나 사람 사이의 길을 걸어 그리움의 길로 돌아온 이 부부가 한 없이 부럽기만 하다. 아..... 우리 부부는 언제 이런 여행을 할 수 있을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