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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그림자와 함께 시속 3Km
최갑수 지음 / 상상공방(동양문고)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 들어 여행에 관한 책을 골라 읽게 된다.
보통 여행을 다른 책들은 아름다운 풍경이나 독특하고 웅장한 건축물들과
많이 알려진 곳들을 사진과 함께 소개하는 위주로 내용이 이어졌던 것 같은데
이 책의 구성이 참으로 독특했다.
그래서 단점이라 하면 어느 나라 어느 지역을 이야기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
다는 점이다. 그냥 어느 나라의 어느 지역의 여행 정보를 얻을려는 욕심은
버리고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저자의 글에 집중하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
되었다.
역시 시인이 쓴 여행서라서 그런가 보다.
먼저 이 책에 담긴 사진을 감상하고 다시 앞에서 부터 천천히 글과 함께
사진을 감상했다. 저자의 사진과 글을 읽다보면 참 여유로운 여행을 즐기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풍경사진을 담기 보다는 아이들모습, 낡은 오토바이, 창틀에 앉아 하품하는 고양이,
건물 모퉁이,구름등 특별할 것 없는 자연스러움과 바람, 구름, 안개등 자연 그 자체를
많이 담아놓은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을 들여다 보고 있자니 내 마음까지
편안하고 고요한 느낌을 받았다.
호텔, 우리가 다만 '지나가는'
내일까지 머물러도 되는, 서너 평의 우주.
역시 시인다운 표현이다. 서너 평의 우주공간이라니...ㅋㅋㅋㅋ
몇주전 캄보디아에 관한 책을 읽었었는데 그들은 가난하지만 행복하고 즐겁게
살기 때문에 언제나 써바이,써바이 라고 한다는 것을 알았었다.
이 책에서도 '써바이디'라는 말이 나오는데 그 말이 같은 말인가 보다.
이렇게 가난한 삶에서도 행복한 웃음을 지닌 채 살아가는 이유를 묻자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 모두가 가난하기 때문에, 빈부격차가 없기 때문에 행복할지도 모릅니다.
이게 내가 당신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의 대답입니다."
가난하지만 하루하루를 사는 것 만으로도 신께 감사하며 사는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너무도 풍족해서 더욱 많은 욕심을 부리고 살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눈을 감으면 펼쳐지는 그때의 풍경들, 눈을 뜨고 있을때조차 떠오르는 기분들...."
그래서 사진과 글로 그 순간을 남기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이 책은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기면서 부담 없이 읽고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