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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노래 - 노래를 통해 어머니는 詩이고 철학이고 종교가 된다!
고진하 외 지음 / 시작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이해인,임진모, 이홍렬, 김현진....
이름만으로도 화려한 타이틀이 붙는 수녀,시인, 소설가, 음악평론가, 개그맨, 작가들이다.
그 25명의 유명인들이 자신의 어머니와 노래에 얽힌 이야기를 담은 책 <어머니의 노래>
라는 책을 읽었다.
읽으면서 나는 이런생각이 들었다.
대한민국 아니 세상 엄마들의 삶은 모두 거기서 거기 이구나.
하지만 지금 나도 세아이의 엄마이자 누구누구의 아내요,누구누구의 딸로서 살고 잇지만
예전의 어머니들의 삶이란 지금과 비교하면 너무도 애달프고 고통과 설움의 세월을
사셨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지금은 이혼하는 가정도 점점 늘어가고 있는 반면 대화를 통해 서로서로 이해하며 사는 부부들
도 많아지고 있다. 그런데 예전 어머니들은 그 모든 설움과 고단했던 삶을 남편이 알아줄리
없고, 그렇다고 자식들이 알아줄리 없었기 때문에 혼자 삭혀야만 했다.
그랬기 때문에 애절하면서도 삶의 고단함을 담은 노래를 부르면서 힘겹게 살았던 것 같다.
이 노래들이 우리 어머니들의 삶을 이어갈 수 있게 하는 힘이자 삶 그 자체였던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 친정엄마 생각이 많이 났다.
엄마는 결혼전 마을에서 가수로 이름을 날렷던 분이시다.
그 시절 이미자,조미미씨의 노래를 똑 같은 음색으로 잘 불러서 마을 노래자랑에 나가서
1등을 휩쓸고 다녔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었다.
이미자의 '동백아가씨', 조미미의 '바다가 육지라면','서산 갯마을' 어릴때 외갓집에 행사가
있을때는 꼭 엄마는 가수가 된 것 처럼 마이크를 잡고 줄줄이 부르곤 하셨다.
외모도 꼭 조미미씨와 많이 닮으셨다.
하지만 외할아버지의 반대로 엄마는 가수의 꿈을 펼치지 못하시고 그냥 평평한 주부의
삶을 살아 오셨다. 내가 들어보다 간들어지는 엄마의 노랫소리는 훌륭하다.
그리고 아버지의 노래에 관한 추억도 생각난다.
아버지께서는 젊은 시절 교통사고로 눈을 심하게 다치셔서 몇차례 수술도 하셨지만
지금까지도 백내장을 앓고 계신다.
아마 초등학교 4학년 때로 기억한다.
아버지 께서는 큰 노트를 하나 내밀 면서 불러 주는 대로 받아 적으라고 하셨다.
그것은 노래 가사였다. 글씨가 너무 작아 보기 힘드니 큰 글씨로 적어 두면
좋겠다 하시며 가사를 불러 주셨다. 그 때 그 일도 지금와서는 하나의 추억거리가 되었다.
친정엄마,아빠의 영향덕인지 나도 노래를 좋아하고 잘한다는 소릴 듣고 자라긴 했지만
지금은 노래는 거의 하지 않아서 그런지 가끔 내 노래 실력이 형편 없음을 느낀다.
예수를 믿고 난 후론 유행가가 싫어 지고 듣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다보니 이렇게
된 것 같기도 하다. 대신 찬송가를 자주 부르는 편이다.
여기서 우리 시어머님의 노래에 관한 추억도 생각나서 몇자 적어야 겠다.
우리 시어머님은 참으로 많은 시련을 안고 살아 오셨다. 아버님은 예수를 부인하고 교회가는
어머님의 머리를 자르기 까지 하셨는데 어머님은 보자기를 쓰시고 까지 교회에 가셔서
찬송하고 기도하며 예배에 꼭 참석하셨던 믿음 좋은 분이시다. 그런 시련을 잘 참고 견디
셨기에 자식들은 새벽에 머릿맡에서 어머니의 찬송소리를 들으며 자랄 수 있었다.
목사가 되어 강대상에서 이런 어머님을 추억하며 눈물을 짖는 아들들로 자랐으니
존경받으실 만한 우리 시어머님 이시다.
유행가든 찬송가든 우리 어머님들은 세상과 소통하는 또 다른 언어인 노래를 통해
곡절 많은 삶을 잘 지탱해 내셨다.
이 책에 실린 어머니들의 노랫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