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흙이 가르쳐주네 - 네이버 인기 블로그 '풀각시 뜨락' 박효신의 녹색 일기장
박효신 지음 / 여성신문사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여성신문에 <풀각시의 시골살이>라는 칼럼을 연재하고 네이버 인기 블로그 <풀각시 뜨락>
박효신의 녹색 일기장의 주인공 박효신씨가  칼럼의 내용과 블로그의 내용을 엮어 책을 냈다.

 

그는“자연에 순응하는 법을 배우며, 적은 돈으로 큰 행복을 짓고 삽니다.” 라고 말한다.

억대 연봉을 버리고 흙과 함께 사는 인생 속에서 자연에 순응하는 삶의 기쁨을 깨우쳤다는

그녀의 말에서 삶과 세월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나는 채식이든 육식이든,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먹는 거 즐기는 나는 좋아하는 게 있으면 배 터지도록 먹기도 했다. 다만 이곳에서 직접 식물을 키우면서 달라진 게 있다.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는다는 것.  ‘배추야, 고맙다. 감나무야, 고맙다. 옥수수 너도 참 고마워.’
그러지 않으려고 해도 습관이 되어 실컷 먹은 다음 무심코 내뱉는 말, “배부르다”. 이 말을 할 때마다 나는 정말로 제 몸을 바친 그들에게 미안해진다.
요새 나는 무엇이든 맛있게, 그리고 과하지 않게 먹으려고 노력한다. 나를 위해 누군가 희생하고 있다는 것에 늘 감사하면서.…"

 

본문의 내용처럼 저자는 작은 것에 감사하면서 직접 흙을 만지고 씨뿌리고 거두고 먹고 나누고 하는 삶을 일기 형식으로 써 내려 간다.

그리고 책 읽는 중간 중간에 사진도 너무도 정겹고 예쁘다.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그대로 담아 내고 있다.

 

10년 전 일기 한 토막이다.

'가장 죄를 덜 짓고 사는 법, 그건 흙과 함께 사는 것. 10년 후, 난 꼭 그렇게 살리라!'

옥수수 농사를 처음으로 지어 120개 상자를 수확했다.

생전 처음으로 땀 흘린 결과물을 가지고 시장 한 귀퉁이에 자릿세 200원을 내고 좌판을 벌었고

그날 시장의 옥수수 중 최고로 인기 폭발이 되었다. 1시간 만에 완전 매진! 하고 v자를 손으로 폼을

잡고 있는 사진도 있다.  그 사진과 맨트 너무도 웃음이 나왔다.

나역시도 그렇게 좋아서 기념 사진 한장 찍었을 것 같다.

 

시골에 살면서 사랑이 미움으로 변한 것이 있단다.

그것은 첫째로 나비- 배추싹 나오기가 무섭게 알을 까놓고 배추 잎을 줄기만 남기고 깡그리 먹어 치운다.

둘째로 까치와 비둘기- 콩과 곡식그리고 과일이 영글면 떼거지로 몰려와 까먹고, 쪼아 먹는 다고 한다.

셋째로 토끼풀- 우거지다 못해 숲을 이룰 지겨에 이르고 마당의 꽃들을 뒤덮고 생명력또한 대단하다고

한다.

그리고 고라니-참 예쁘고 사랑스럽기만 하던 고라니가 여름 콩 싹이 올라오면 댕강댕강 잘라 먹어서

새벽 5시 부터 나와서 지켜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한마디 한마디가 명언이다.

"우주의 시간표는 약속된 시간을 어기지 않는다. 예정되어 있는 시간에 싹이 나오고, 예정된 시간에 정확하게 열매를 맺는다.

자연의 시간에 내맡기는 법을 배우고,뿌리고 기다는 법을 배우고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도 배운다."

그의 말대로 땅은 말이 없다. 그러나 참 많은 것을 가르쳐 준다.

그래서 책 제목이 [바람이 흙이 가르쳐 주네]인가 보다.
책 표지 또한 흙 냄새를 맡는 듯한 기분이 든다.

나도 먼 훗날 그녀의 말처럼 인생 2막의 시작을 흙과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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