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살 돈 습관 사전 세트 - 전2권 - 초등 어린이가 꼭 알아야 할 54가지 돈 이야기 아홉 살 돈 습관 사전
박정현 지음, 남현지 그림 / 다산에듀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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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모님들은 똑똑하다. 아니 현명하다. 자녀를 위해 주식통장을 하나씩 마련해 주고 관리해 주시는 분들이 많다. 언제가 사회에 첫발을 내디딜 우리 자녀들을 위해 발돋움을 해줄 무기를 장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나 역시도 우리 자녀들이 경제관념이 투철한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작년에 메리츠 자산운용 대표인 존리의 책을 읽고 아이들 주식통장을 개설해 주겠다고 마음먹었으나 차일피일 미루다 지난달 만들어주었다. 통장을 만들었으나 주식에 대한 개념도 자리 잡지 않은 아이에게 주식을 사는 것을 해보라 할 수는 없는 노릇. 아이에게 올바른 경제관념을 심어줄 책이 없을까 싶은 참에 아홉 살 돈 습관 사전 책을 만났다.

 

 

 

 

공부? 그까짓 거 뭐가 그리 대단한 거야?!!

공부가 이 세상의 전부인 양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싶진 않다. 공부뿐만이 아니라 세상은 넓고 할 것도 많다고 가르치고 싶었다. 그런데 실상 공부를 중점에 둘 수밖에 없는 현실. 우선 엄마인 나 또한 경제이론으로 중무장되지 않은 지극히 평범한 엄마라 아이에게 경제교육 또한 잘 해줄리 만무하다. 그런 나를 대신해 경제교육을 재미나게 이끌어줄 책 아홉 살 돈 습관 사전!

 

 

먼저 학습편 책의 목차를 살펴보면 가정 경제에서 시작해 사회와 국가로 폭넓게 경제적인 안목을 함양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 책을 읽을 주 독서층이 아직은 어린 초등 저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책이라 흥미롭게 구성되어 있다. 주제에 맞는 내용을 일기 형식을 빌려 친구에게 말해주는 식이다.

 

은행에서는 무슨 일을 해요?처럼 일상생활에서 궁금함을 가졌던 이야기를 재미있게 구성해 말해준다. 귀여운 캐릭터마저 사랑스럽다. 친구의 궁금증을 뒤로 뒷장에는 그에 맞는 답변이 실려있다. 이 책의 저자가 현직 초등학교 교사라는데 역시 아이들의 집중력과 관심도를 잘 파악해서 친절하게 답해준다.

 

오른쪽 상단에 생각하는 문제 또한 실려있어 엄마 입장에서 휘리릭 읽다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일시멈춤해 사고력을 확장해 주는 것 같아 마음에 든다. 이따금씩 해당 주제로 작은 토론의 장을 마련해보는 것도 좋다.

 

그동안 내가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은 경제 개념, 즉 주식에 관한 내용 또한 실려있어 좋다. 엄마가 아이에게 알려주고픈 내용을 엄마의 마음을 가득 담아 많은 유익한 서적이라 할 수 있다.

 

초등 저학년뿐만 아니라 처음 경제도서를 접하는 아이들에게 더없이 반가운 책이다.

 

 

실전편은 학습편에서 배운 경제 지식을 바탕으로 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알려준다. 절약은 왜 필요한지부터 통장을 개설하고 이자가 붙는 것까지 실생활에서 실천해볼 수 있는 내용을 다뤄준다.

 

학습편처럼 일기 형식의 질문과 친절한 선생님의 답변으로 구성되어 있다. 학습편과 다른 점을 꼽자면 각 주제마다 실천해볼 수 있는 항목이 마련되어 있다는 점이다. 무엇을 살지 고민될 때는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좋으니 우선순위를 적어보는 것처럼 말이다.

 

저축만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나때와는 정말 많은 것이 변했음을 책에서도 알 수 있다. 주식이 어른만의 영역이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친숙하게 다가오는 것을 보니.

 

요즘은 물질적 어려움 없이 사는 경우가 많으니 아이들 스스로가 돈의 중요성을 모른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라 뭐든 다 해주고 싶은 마음이야 있겠지만, 그토록 소중한 아이이니 제한과 한계 또한 필요함을 깨닫는 요즘이다. 아이가 가는 길목 길목마다 꽃을 뿌려주기 어렵다. 그러니 아이가 가는 길마다 잘 헤쳐나갈 힘을 키워주고자 한다. 그런 나의 바람을 '아홉 살 돈 습관 사전'이 도움을 준 듯하여 기분이 좋다. 나처럼 아이에게 올바른 돈 습관을 길러주고자 하는 분에게 이 책을 읽어보시라 권하고 싶다.

※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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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단 한 번 - 때론 아프게, 때론 불꽃같이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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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스로를 스토리가 부족한 사람이라 여겨왔다.

내 속에는 여러 말들이 정렬된 채 입 밖으로 나올 준비를 하다가, 세찬 바람에 흐트러져 사라져 버렸다.

그런 나에게 장영희 교수님의 에세이는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겁내지 말라고 조언해 주는 듯하다.

노련한 인생 경험이 녹아있는 그녀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도록 하자.

 

장애를 지니지 않은 사람들은 '잠재적 장애인'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지금 건강을 자신해도 그 어떠한 사건사고가 자신을 비껴갈 것이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신체 건강한 이들이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나와는 다름'이다. 편견 어린 시선이 그들의 마음의 창을 닫게 할 거라는 것을 모른 체.

 

분명 남들보다 느린 신체를 가졌다는 것은 세상살이에 걸림돌이 된다. 신체가 자유로운 사람들과 같은 걸음을 걸어가기 위해서는 두 세배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내가 신체적 결함을 가져 보지 않았기에 그 길을 감히 예측하기에도 어렵다. 힘들 것이라는 추측할 뿐.

 

지금도 우리 사회에서 가시지 않은 장애인의 편견이 존재한다. 소아마비로 두 다리가 자유롭지 못한 장영희 교수는 세상의 차가운 시선에 맞서 남들보다 더한 노력으로 영문학과 교수이자 번역가로 칼럼니스트이자 중고교 영어 교과서 집필자로 왕성하게 활동을 했다. 그녀를 보면 신체의 단점을 지혜로 완전 타파한 한 명의 여전사를 보는 것만 같다.

 

이번에 샘터에서 장영희 교수의 에세이 '내 생애 단 한 번'이 리커버판으로 다시 나왔다. 어린 시절부터 엄마가 보시곤 하던 월간 샘터를 읽어서랄까 샘터 책은 나에게 봄볕처럼 조금은 더 따스한 느낌이다. 그 안에는 친숙하고 따스한 우리 주변의 이야기가 꿈처럼 펼쳐있다. 그 안에서 만났던 따스하고 용기를 주었던 장영희 교수님의 글이 이렇게 에세이집으로 만나다니, 책을 읽으며 그때의 어린 나의 순수했던 마음이 떠올랐다.

 

지금 이 순간 저 별을 떠나는 빛은 앞으로 1100년 후, 그러니까 서기 3100년쯤, 지상에서 밤하늘을 쳐다보는 누군가의 눈과 만날 것이다. 그땐 또 어느 복제 인간이 복제된 자신의 운명을 한탄하며 저 별을 쳐다볼까, 아니면 사람과 똑같이 생각하는 로봇이 반란을 꿈꾸며 저 별을 쳐다볼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때 장영희는 티끌만큼도 흔적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p. 68)

 

조용히 앞선 그녀의 말에 의문을 제기하고 싶어진다. 그 누구보다 찬란한 삶을 살다간 당신의 삶을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이들이 참 많다고. 당신의 이름 석 자, 당신의 음성을 되뇌는 이들이 너무나도 많다고.

 

 

 

모든 것을 예사로 보지 않고 이야기에 녹여내는 그녀를 본받고 싶어진다.

우리는 모두 다 이야기 꾼이다.

그 누구나 자신만의 이야기가 가득하니 어떻게 표상하는지 그 차이만 있을 따름이다.

 

 

※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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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요망지게! 숨쉬는책공장 청소년 문학 3
곽영미 지음 / 숨쉬는책공장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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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있다는 건 근사하다.

꿈을 지지해 주는 자가 있다면 더없이 근사할 것이다.

여기 서로의 꿈을 지지하며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별이 되어 반짝이길 원하는 소녀들이 있다.

제주의 푸른 하늘 아래, 하늘처럼 높고도 파란 마음을 지닌 소녀들을 만나러 '달려라, 요망지게' 책 속으로 여행을 떠나보도록 하자.

 

제목마저 제주스럽다. '야무지다'라는 뜻을 지닌 '요망지게'라는 말이 입에 척하고 달라붙는다. 책은 제주의 풍경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몇 차례의 제주여행에서 보고 느꼈던 제주의 풍경이 책 안 곳곳에 펼쳐진다.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제주 현지인의 시선이기에 더욱 정겨운 맛이 있다.

소설 '달려라, 요망지게'에는 제주의 푸르른 하늘 아래 꿈을 향해 달려가는 다섯 명의 여중생이 있다. 연희와 진영, 보미와 미란, 그리고 경미라는 이름을 지닌 제주 소녀 다섯은 서로에게 의지가 되어주는 친구 사이이다. 제주라는 곳에서 용담동이라는 동네에 옹기종기 모여사는 소녀들은 사는 곳은 같을지 모르나 생김새도 성격은 다를 수밖에 없다. 없으면 안 될 정도로 각별한 존재이다가도 한 번씩 의견 충돌을 피할 수 없다.

다섯 명의 친구들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농구를 시작해 중학교 3학년인 지금까지 하고 있다. 특별히 운동선수가 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지니진 않지만 땀 흘리며 운동하는 것은 삶의 원동력을 준다.

나는 내 별이 아이들의 별 가까이서 빛나기를 바랐다. 우리는 서로 다른 밝기를 가지겠지만 그래도 서로에게 가장 반짝거리는 별이 되었으면 좋겠다. 빛나라, 나의 별아, 그러고 너의 별아! (p. 186)

소녀들이 다니는 중학교에는 농구부 코치 선생님은 계시지 않았는데, 어느 날 새로운 체육 선생님이 등장한다. 깡마른 몸매와 까만 얼굴 그리고 유난히 작은 키가 도드라진 그는 육상부 담당 선생님이었다. 그리고 그의 등장과 함께 하루아침에 농구부였던 아이들은 육상부 소속이 된다. 왜 갑자기 육상을 하게 되는지 의문투성이지만 어른들이 정한 룰을 바꿀 수 없는 것임을 알고 수긍한다. 크게 공부도 운동에도 뜻이 없으니, 그저 아이들과 함께 영원히 놀고 싶은 마음이니.

아이들의 마음을 알 리 없는 새로 온 선생님의 의지는 대단하다. 전도 체전에서 중등부 종합 우승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설정하고 아이들을 체계적으로 지도한다. 처음에는 선생님의 말에 콧방귀를 뀌던 아이들도 선생님의 진지한 태도와 열정적인 모습에 최선을 다한다.

어린 시절 보았던 '달려라 하니'라는 만화도 생각이 나는가 하면, 또 초등학교 시절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운동회에 계주에 나간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선명하지 않지만 그때의 나는 달리기하는 맛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소녀들이 달릴 때 느끼는 희열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

어른들은 모른다. 저 눈부신 햇살이 얼마나 많은 부담을 주는지. 햇살을 받으면 왠지 잘 자라야 할 것 같다. 비뚤어지지 않고 올곧게 자란 나무처럼 말이다. (p. 32)

이야기는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경미라는 여자아이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경미는 할머니와 단둘이 제주에 살고 있다. 일곱 살 때 엄마가 돌아가신 후 아빠는 제주도를 떠나 서울살이를 시작하였다. 특별한 일을 제외하곤 아빠가 제주를 찾지 않으니 아빠와의 사이도 소원하다. 언젠가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아빠의 모습을 그리던 중 아빠가 새엄마와 아기와 함께 제주도를 찾아온다. 경미는 그런 아빠의 등장이 달갑지 않다. 새로운 가정을 꾸린 아빠가 원망스럽고 미워하는 마음이 서운함과 함께 터져 오른다. 아빠도 외로울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엔 아직 어린 소녀일 따름이니.

다섯이 모이면 시끌벅적하다. 이야깃거리가 끊이질 않는다. 그렇듯 아무것도 걱정 없을 것 같은 소녀들은 각자의 아픔을 안고 살아간다. 활발하고 재미난 성격을 지닌 진영에게는 폭력을 행사하는 아빠가 계시고, 미란은 감수성이 예민할 시기에 아빠가 하늘나라로 떠났다. 집도 잘 살고 해맑은 연희에게는 뇌성마비를 지닌 언니가 있다. 보미는 꿈이 없는 친구들 사이에게 마라토너라는 꿈을 홀로 품고 열심을 다하며 살아간다.

 

뭔가에 몰두한다는 것은 잡념을 잊게 해준다. 그래서 그 소녀들은 그리도 열심이었을까?

요즘은 생각이 많아진다. 때때로 생각의 늪에 빠져 잠겨버릴까 봐 두려운 마음이 든다.

이럴 때 모든 잡념을 잊게 달려보는 것은 어떨까?

땀을 흘리며 몰두하다 보면 까맣던 머릿속에 촘촘히 별이 다가와 박힐 것만 같다.

지쳐있는 내 삶을, 그리고 당신의 삶을 가까이에서 응원하고만 싶어진다.

 

 

※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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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가 서툰 너에게 - 소녀와 소년을 위한 내 몸과 맘의 주인이 되는 법 사춘기×너에게 시리즈
유미 스타인스.멜리사 캉 지음, 제니 래섬 그림, 이정희 옮김,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 / 다산어린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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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하면 중2병이란 말이 생겼을까?

중2라는 일생일대의 사건을 겪는 아이들도, 곁에서 지켜보는 어른들도 비단 쉬운 시기일 리 없다.

그 시기에 잦은 충돌과 마찰은 가족의 최대 고민이 된다.

열 살 딸은 요즘 속상한 마음이 들거나 화가 나는 상황이 다가오면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기 일쑤이다. 때때로 그 누구의 출입도 허하지 않겠다는 듯 방문을 잠그기도 한다.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에 조금은 어려워하는 아이를 위해서도 '동의가 서툰 너에게'라는 책은 참으로 유익하였다. 더불어 좋은 게 좋은 거지란 마인드로 똘똘 뭉친 어른인 나를 위해서도.

당신 또한 상대방에게 거절하는 것에 어려워하는가?

동의를 구하고 동의를 얻은 일련의 과정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책 '동의가 서툰 너에게'로 들어가 보도록 하자.

 

'동의'란 무언가를 하기 전, 사람들 간에 이루어지는 합의 또는 허락을 뜻하는 말이다. 동의에 대한 사전적인 정의는 쉽게 말할 수 있으나, 많은 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다. 자신의 기분을 먼저 돌보지 않고 상대방의 기분을 고려해 원치 않는 일을 마지못해 승낙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동의가 서툰 너에게'는 어른으로 가기 전 사춘기를 겪는 아이들에게 동의가 무언인지 왜 필요한 것인지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말해준다. 동의가 이뤄지는 아주 다양한 사례를 살펴보면서 구체적인 소통 방법을 제시해 준다.

 

동의를 주고받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단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이다. 질문하지 않으면 어떤 대답도 들을 수 없다.

즉, 동의는 질문하기→ 듣기→ 관찰하기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예를 들면 '티셔츠 빌려줄 수 있어?'라는 질문을 하고 상대방의 말을 듣는 과정이 이뤄진다. 이때 언어적 표현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비언어적 표현까지 관찰하며 면밀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 때로는 권력이나 위압에 의해 원치 않음에도 거절을 못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가 진심을 말하지 않은 것 같은 생각이 들면 일단 멈추는 자세가 필요하다.

 

곧 사춘기에 접어들 딸을 둔 엄마로서 이 책은 도움이 많이 되었다. 나는 우리 아이들이 거절을 해야 하는 상황에 힘들어하지 않기를 바란다. 거절은 나쁜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지니지 않았으면 한다. 거절을 완곡하고 유하게 하는 방법을 책을 통해 알게 된다.

 

책에는 청소년의 성에 관한 문제 또한 집중 점검해 준다. 서로 애정을 가진 사이일수록 자기 신체의 주인은 자신에게 있음을 있지 말아야 할 것이다.

 

'동의가 서툰 너에게'는 작가이자 방송 진행자로 활동하고 있는 유미 스타인스와 청소년의 건강과 성 문제를 전문으로 하는 의사인 멜리사 캉의 공동 저서이다. 평소 사춘기를 겪는 아이들을 위해 관심을 기울이며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진행자와 현장에서 그들의 문제를 직접적으로 해결해 주는 의사의 협공으로 더욱 완성도 높은 책이 되었다.

 

동의가 필요한 모든 순간을 위한 가이드 '동의가 서툰 너에게'

좋고 싫음을 분명하게, 거절도 분명하게 할 수 있는 우리들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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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오소독스: 밖으로 나온 아이 - 뉴욕의 초정통파 유대인 공동체를 탈출하다
데버라 펠드먼 지음, 홍지영 옮김 / 사계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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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민족을 꼽으라면 유대인을 꼽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세계에서 노벨상을 가장 많이 받은 민족 또한 유대인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노벨상의 23%를 휩쓸었다고 한다. 그들의 책과 토론을 가까이하는 삶을 나 또한 배우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이번에 유대인 여성의 공동체 탈출에 관한 이야기인 '언오소독스'를 읽고 나서 지금껏 유대인에 대한 편향된 시선만을 지니고 왔음을 알게 되었다. 이번 기회에 나는 유대인의 새로운 모습을 살펴보고자 한다. 나치의 박해로 줄어든 유대인 인구를 회복한다는 사명을 가지고 출산에 주력한 하시딕 유대인의 삶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과거 여성에게는 자녀 출산의 의무가 주어지며 배움에 뜻을 품기 어려웠다.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받기보다는 현모양처만이 좋은 여성상인 양 말해왔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시대가 변했음에도 여전히 남성과 여성에게 각기 다른 잣대를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 여기, 현대 뉴욕의 한복판에서 여성에게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지 않고 결혼과 출산만을 강요하는 문화가 있다. 이들은 고대의 종교 율법을 철저히 지키며 살고 있는 사람들로 히틀러가 자행한 유대인 학살을 극복하는 것을 민족의 사명으로 삼은 이들을 초정통파 유대인(ultra orthodox jews)이라 부른다. 책 언오소독스는 뉴욕의 초정통파 유대인 공동체에서 자유로운 삶을 갈망하며 탈출한 데버라 펠드먼이라는 여성의 회고록이라 볼 수 있다.

 

뉴욕 윌리엄스버그 지역에 모여 사는 공동체 사트마는 아이들을 미국 학교에 보내는 대신 자신들이 세운 종교 학교에 보낸다. 그들은 그들의 언어인 이디시어를 사용하며 영어로 쓰인 책은 읽지 못하게 한다.

할아버지가 요사한 뱀과 같다고 묘사한 책들이 나의 막역한 친구가 되었다. 나는 이미 타락했다. (P. 124)

학교에서 배우는 책 내용 또한 검열해서 나온다. 또한 여자아이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대학 진학을 꿈꾸지 못한다.

 

교육은, 그리고 대학은 윌리엄스버그 밖으로 나가는 길이자 문란함으로 이어지는 길이기 때문이다. 할아버지는 늘 한번 잘못된 길에 발을 들이면 빠져나올 수 없으며, 신에게서 멀어진 유대인의 영혼은 영적 혼수상태에 빠지게 된다고 말씀하셨다. (P. 112)

 

사트마 공동체에 사는 그들은 바깥세상과 차단된 채 탈무드 속 유대인의 모습으로 사는 법만을 학습하는 것이다.

 

나는 비유대인보다 더 위험한 존재는 없음을 알면서도 우리 세계와 이렇게 가깝게 맞닿아있는 이질적인 세계의 신비로움에 끌렸다. (P. 84)

 

책을 이끌어가는 주된 화자 데버라는 주어진 것을 거부하고 스스로 미래를 결정하고 그로 인한 결과까지 온전히 책임질 수 있는 삶을 지향한다. 그녀는 과거를 뒤돌아보면서 권위에 무조건 복종하기를 멈추고 자신이 속한 이 세상에 관해 스스로 결론을 내리고자 한다.

 

데버라의 어머니 또한 아이를 출산 후 대학을 진학하는 꿈을 좇아 공동체를 떠났다. 또한 그녀는 정신장애가 있는 아버지가 아닌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조부모 손에 의해 자라났다. 어쩌면 불완전한 가족의 형태속에서 그 누구보다 완전한 가족을 꿈꾸지 않았을까 싶다.

 

고등학교를 졸업 후 데버라는 교사라는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게 되지만, 열일곱의 나이에 중매결혼을 하게 된다. 결혼 당사자인 남녀의 의견이 아닌 집안 어른들이 자신들과 어울릴 법한 집안의 사람과 맺게 하는 것이다. 그들에게 스물이라는 나이를 넘어서 결혼을 못 하는 것은 흠이 될 만한 일이다.

 

나는 열일곱 살이고, 윌리엄스버그에서 이 나이 무렵 여자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안다. (P. 163)

 

결혼을 하면 여자는 삭발을 하고 그 이후에는 가발을 쓰거나 두건을 쓰고 다닌다. 책을 읽으면 쉽게 수긍할 수 없는 일들이 예사롭지 않게 다가왔다. 여성에게 억압만을 강요시하는 곳에서 데버라는 결혼을 하면 조금은 자신이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받지 않을까 생각한 듯하다. 더 이상 어릴 시절처럼 침대 밑에 책을 숨겨놓지 않아도 될 수 있을지 알았다. 그렇지만 그조차 억압받고 남편에게 맞춰주는 삶을 살 수밖에 없다. 아이를 가지는 그 과정조차 여성의 만족감이 아닌 남성의 자존심을 채워주는데 그친다. 조금은 어렵사리 임신하고 아이를 출산했지만 그녀는 그곳에서 만족하며 살기를 원치 않는다.

 

내 몸에 사트마의 피가 흐르고 있는 것도 아니고 DNA에 새겨진 것도 아니다. 그것은 언제든지 내 정체성에서 떼어내어 버릴 수 있는 꼬리표에 불과하다. (P. 174)

 

그녀는 오랜 차별의 고리를 끊고 새로운 삶의 터전을 향해 아들과 함께 베를린으로 떠난다. 언오소독스는 넷플릭스 드라마 '그리고 베를린에서'로 2020년 3월에 제작되었다.

 

내가 그 입장에 처했다면 데버라처럼 벗어나려 했을까?

현실에 순응하는 나약한 삶을 살지는 않았을까?

책을 읽으며 데버라라는 여성의 삶을 내 안으로 가져와 대입해보았다. 그리고 진정으로 그곳을 벗어난 그녀의 모습을 칭송하고만 싶어졌다. 억압된 세계 안에서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로서의 삶만을 자유의지 없이 살아가기엔 그녀의 의식은 이미 깨어있었다. 그녀처럼 깨어난 의식을 지닌 자들이 더 많아지기를 바라는 바이다

※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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