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49일의 레시피

49일의 레시피
이부키 유키 지음, 김윤수 옮김 / 모모 / 2024년 12월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그리고 그 옆에 남겨진 사람들의 슬픈 감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나 예고 없이 갑작스럽게 찾아오게 될 경우에는 정신없고 더 큰 슬픔이 될지도 모른다.

49일의 레시피는 유리코의 엄마 오토미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함께 소설은 시작된다.

엄마인 오토미의 죽음으로 남편 또한 밥도 안 먹고 집안일도 잘 하지 않는 등 큰 상실감에 빠지게 되는데 그러던 중 이모토라는 사람이 찾아와 유리코와 남편에게 오토미의 49제 레시피를 알려준다.

49레시피는 우리가 평소에 쓰는 그런 요리 레시피가 아닌, 밥을 먹고, 빨래하고, 청소를 하는 등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레시피들이였고 엄마의 유언에 따라 49제를 슬프고 무거운 분위기가 아닌 축제의 분위기처럼 열게 되고 그 안에서 슬픔과 상실을 극복하고 엄마의 사랑과 진심을 알게 되면서 소설은 전개된다.

49제를 준비하면서 자신이 마주하기 싫었던 과거의 모습과 만나게 된다.

일부로 괜찮은 척을 하고 슬픔을 억지로 참는 등의 행동보다는 이유와 결과를 받아들이면서 과거의 자신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였고 그로 인해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 또한 보여주었다.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49레시피는 요리 레시피가 아니다.

엄마의 삶을 빗대어 만든 조언집이라고 생각을 했다.

레시피나 설명서처럼 아무 생각 없이 그대로 따라 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 매 순간순간마다 해당 상황들을 통하여 주변 인물들과 소통하고 그것을 통해 느낀 점을 얻고 앞으로의 방향을 정해주는 참고서 역할을 해주는 거 같았다.

이 책에서의 '죽음'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다소 환한 모습이였다.

가족의 죽음이라는 큰 상실이 자신이 한층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고 그를 통해 죽음이라는 슬픔을 치유하는 과정들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서평] 타인의 수명

타인의 수명
루하서 지음 / 델피노 / 2024년 12월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다양한 스토리라인과 생각치도 못한 장르들이 많이 나오는 출판사에서 새로운 책이 출간되었다.

지금으로부터 먼 미래에는 굳이 의사에게 물어보거나 병원에 찾아가지 않아도 병명은 모르지만 자신에게 남아있는 수명을 측정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다.

가정집에서 간편하게 기계로 잴 수 있고 즉석에서 확인이 가능하니 수명이 많이 남아있으면 건강관리를 잘 해왔다는 증거이고 예상보다 얼마 안 남아있다면 현재 생활에서 몸에 좋지 않은 습관이 있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렇게 측정한 수명은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고 거래를 할 수도 있었다.

운동을 하면 수명 기대치가 올라가고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많이 마시게 되면 당연히 낮아진다.

사람은 누구나 죽을 것이고 그건 수명이 정해져있다는 것이다.

그런 수명을 인위적으로 늘리면 행복해질까? 현재 상황에서 더 나아진다고 볼 수 있을까?

나에게 수명이 얼마 안 남았다는 것을 알게 된 후로는 나는 수명을 늘리기 위해 범죄를 저지를 수 있을까?

아무리 가족이어도 수명이 깎여가는 것을 실시간으로 보면서 나누어줄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 또한 뒤따라온다.

이 모든 질문들과 원인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소설을 재미있게 써 내려간다.

그러면서 나 또한 여러 질문들을 생각하게 해준다.

내가 수명이 어느 정도 남아있는 상태에서 수명을 다른 사람에게 팔 수 있을까? 나는 그런 결정을 쉽게 하지는 못할 거 같다.

단순히 돈과 돈의 거래가 아니라 그 대상을 생명(시간)으로 치환함으로써 좀 더 인간의 본성과 사회현실을 잘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자본주의의 사회가 심각한 지금 수명이 거래된다면 그 사회는 더더욱 극단적으로 치우칠 거라고 생각한다.

가끔 나오는 반전 매력과 특이한 소재로 인해 독자들은 더더욱 소설에 몰입할 수 있고 먼 미래에는 과학기술이 발전하여 이런 생활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서평] 이 겨울 사라질 너에게

이 겨울 사라질 너에게
이누준 지음, 김진환 옮김 / 알토북스 / 2025년 1월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이누준 작가의 이 겨울 사라질 너에게는 한 사람의 인생을 잠시나마 같이 체험해 보면서 소설 속 주인공 자신의 본질은 무엇인지, 본인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점차 깨닫게 해주는 소설이다.

24살의 문구류를 좋아하는 주인공 나츠미는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잘 살려 문구 관련 회사 OS 부서에 입사를 하게된다.

24살이면 사회 초년생이다 보니 직무경험도 많이 없고 실수도 잦아 상사들에게 꾸중도 많이 듣고 집에서는 부모님의 핀잔까지 더해지니 하루하루 힘들고 별로 즐겁지 많은 않게 살아가고 있는 거 같다.

여느 때와 같이 야근을 하고 있었는데 작은 실수로 인하여 갑자기 회사에 불이 나게 되고 나츠미는 연기를 마시는 등 정신을 잃었지만 시간이 조금 흐른 뒤 옆 건물 쪽에서 깨어나게 된다.

그곳에는 자신을 구해준 아쓰키라는 남자가 서있었고 누구냐는 물음에 답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앞으로 6번의 겨울 동안 매년 죽음과 마주하게 된다'며 영문모를 말을 하고 사라진다.

매년 자연재해를 비롯하여 사고 등 정말 죽을 뻔한 순간이 많았지만 나츠미에게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배울 점은 존재했다.

정확히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죽음의 순간들을 넘어서며 자신의 내면이 한층 성장해가는 것을 느꼈고 평소 무기력하던 삶에 있어서도 새로운 활력이 돋아나 보이는듯했다.

마지막에는 지금까지 겪었던 죽음의 순간들 중 가장 큰 순간이 오며 소설은 전개되어간다.

매년 다가오는 죽음들은 사건의 급박함과 긴장감을 고조시키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 위기를 극복함으로써 깨달은것, 내면의 성장들을 주 포인트로 보면 좋을 거 같다.

매년 죽을 고비를 맞으며 느낀 점은 지금 현재 살아있음에 감사하다라는 점이다.

공부, 승진, 취업 등 항상 우리는 무언가에 쫒기며 살고 있고 필수적인 부분들을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여기며 생활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 하루하루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워 주는 책이였고 삶을 대하는 태도,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등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설이였다.

[서평] 찬란한 선택

찬란한 선택 (크리스마스 패키징 에디션)
이동원 지음 / 라곰 / 2024년 12월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갈림길에 서게 되고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인지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오기 마련이다.

좋은 선택이었다면 행복하겠지만, 만약 아쉬운 선택이었다면 '아 그때 저렇게 할걸', '아 그때 그냥 하지 말 걸'등등 수많은 생각과 후회들이 몰려온다.

하지만 그것들이 무조건 안 좋다고 할 수 있을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떤 선택을 하건 그 선택에는 책임이 따라오고 그 책임에는 +든 -든 나에게 작용하는 결과가 있다.

소설의 주인공 명운은 무명작가로서 활동하고 있다.

열심히 원고를 쓰고 아이디어를 짜내보지만 항상 출판사에서 퇴짜를 맞기 일쑤이다.

하는 일이 안 풀리다 보니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오랜 기간 교제 중이던 여자친구하고도 최근 자주 다투는 일도 발생한다.

명운은 이러한 삶이 후회스럽고 무기력해질 때쯤 어느 날 마동석을 닮은 남자하고 우연히 마주치게 되는데 그 사람은 대뜸 팬이라며 자신이 경험해 보지 못한 길을 경험해 볼 수 있게 해준다고 하는데 놀라운 선택지들이 보인다.

언제는 엄청난 베스트셀러 작가가되는 선택지, 지금 여자친구하고 결혼해서 이쁜 딸을 낳고 잘 사는 선택지 등을 보여주지만 명운은 그런 좋은 선택지를 보면서도 무언가 깨달음을 얻는 것처럼 보이며 소설은 전개된다.

이 소설은 힐링 소설까지는 아니지만 굉장히 편안한 분위기를 느끼며 읽을 수 있다.

스릴러 소설이나 추리물에서 보이는 급박한 전개와 긴장감이 고조되는 장면도 없고 슬프거나 엄청 웃긴 장면도 크게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최근 읽었던 책들 중에서 작가가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가장 잘 표현한 책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소설 뒷부분에 나오지만 명운은 12개의 각기 다른 행복하면서도 특이한 선택지들을 경험했지만 결국 현재의 생활이 가장 좋다는 결론을 내렸다.

유명 작가가 되어 유명해지면 명성도도 올라가고 돈도 많이 벌고 좋지만 그만큼 바쁘게 되니 인간관계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었고, 완전히 새롭게 사는 삶의 선택지는 처음부터 자신의 계획대로 정할 수 있어서 좋아 보였지만 자신이 그동안 살아왔던 추억과 기억들을 잊게 되는 아픔 또한 따라왔다.

다른 선택지도 마찬가지로 얻는 게 있으면 반드시 잃어버리는 것이 있었고 그 결과 명운은 현재의 삶 그 자체가 가장 좋다고 생각한 것이다.

선택을 하는 데 있어서 100퍼센트 완벽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누군가는 과거를 회상하며 다른 선택을 하지 않았던 것을 후회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결국 그 사람도 명운이처럼 12번의 다른 선택지를 보게 된다면 마음이 바뀌게 될지 모른다.

현재의 소중함을 다시한번 깨닫게 해주는 좋은 책이였고 편안하게 쭉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이였다.

[서평] 이별하는 방법을 가르쳐줘

이별하는 방법을 가르쳐줘
이치조 미사키 지음, 김윤경 옮김 / 모모 / 2024년 11월

* 출판사에서 도서를 협찬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한때 열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의 작가의 새로운 신간이 나왔다.

간드러지는 일상 속 대화들과 감성적인 분위기, 사랑과 이별 등의 감정을 잘 표현하는 작가이고 본인과 취향이 잘 맞아서 최근 관심이 가는 작가이다.

이별하는 방법을 가르쳐 줘는 상상친구(이매지너리프렌드)라는 특별한 소재를 사용하여 그 상상친구와 한 소년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학교를 다니고 있는 히구치는 어렸을 적 어떤 사건으로 인해 다소 내성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었으며, 남들이 보기에는 그리 적극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무기력하게 학교를 다니던 중 어느 날 호노카라는 학생이 같은 반에 전학을 오게 되고 히구치와 거의 정반대의 성격인 호노카는 히구치에게 적극적으로 친구가 되자고 한다.

그와 비슷한 시기에 한동안 나오지 않던 예전 초등학교 때 친구인 미나세도 학교에 등교를 하게 되는데 희안하게 한 명이 나타나면 다른 한 명이 안 보이는 등 이상한 점이 하나씩 나타나며 소설은 흘러간다.

정말 오랜만에 읽어보는 일본 감성이 잔뜩 묻어나는 로맨스소설이였다.

그동안의 소설에서는 잘 볼 수 없었던, 그리고 누구나 한 번쯤은 상상속에 존재했었던 이매지너리프렌드라는 신선한 소재를 사용하여 진정한 이별이란 무엇인지, 트라우마의 극복과 성장의 일련의 과정들을 잘 나타내고 있다.

중간중간과 소설 마지막 부분에 약간의 반전을 주며 재미를 더하였고 인물들 간의 이야기를 단순히 판타지적 요소로 표현하기보다는 예전에 받았던 상처와 그것들을 해결하고 풀어가는 과정들을 의미 있게 풀어낸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이별은 대부분의 경우 슬프고 고통스럽다라고 생각이되지만 때로는 이별이 필요할 때가 있다.

과거의 자신을 극복하고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별은 반 필수적인 것이다.

성장소설이면서 감동과 슬픔, 이별과 판타지적 요소를 적절하게 잘 섞었고 시작하면 쭉 몰입하여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재미있는 작품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