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킹 라오
바우히니 바라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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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라오는 개인의 성공과 몰락, 그에 얽힌 기술문명들을 잘 보여준다.

인도 불가축천민 출신의 소년이 세계적인 IT기업의 수장이 되고, 마침내 죽음을 넘어서는 존재로 추앙받게 되기까지의 흐름은 어떻게보면 전형적인 입지전처럼 보여진다.

해당 소설은 라오의 딸 아테나의 시점을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소설은 진행된다. 라오의 어린 시절과 가족사, 꿈과 집착, 그리고 아테나가 갇혀있는 감옥에서 들려주는 현재의 이야기까지.... 이러한 시간의 흐름과 전개방식은 다소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전개방식이야말로 라오가 만든 디지털 세계와 그 세계가 만들어낸 후의 세대를 잇는 중요한 장치라고 볼 수 있을거같다.

해당 소설에서 나오는 배경들은 다소 어둡고 디스토피아적 면모를 보여주고있으며 때로는 과장된 표현들을 자주 사용하기도했지만, 사실 이러한 세상은 지금의 우리가 처한 현실과 크게 다르지않다고 생각한다. 과거에 우려했었던 기후재앙들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AI를 포함한 알고리즘등이 사람과 세상을 평가하며 효율성이 중요시되는 세대. 그리고 이러한 세상의 최상위에 있는 라오조차 결국 그가 만든 체제에 의해 사멸된다.

해당 소설은 선과 악이 뚜렷하게 나누어져있지 않다. 라오와 아테나의 입장에서 여러 생각을 해볼 수 있으며 독자들로 하여금 소설을 읽으며 스스로 고민하게 만든다. 인도의 카스트제도와 식민주의의 잔재들, 이민자의 정체성까지 여러가지들이 복합적으로 얽힌 라오의 뒷 배경은 라오가 만든 세게가 단순한 SF적 상상이 아닌 역사와 현실의 연장선에 있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인식시킨다.

살짝 두꺼운 책이지만 각 장면들의 서사와 내용들이 촘촘히 연결되어있어 읽는 재미가 있고 인간의 기술은 어디로 향할지, 인간다움을 어디까지 가져갈 수 있을지 등 여러 물음에 생각하며 읽다보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인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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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가 있었다
샬롯 맥커너히 지음, 윤도일 옮김 / 잔(도서출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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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가 있었다는 황폐해진 숲을 되살리기 위한 여정이라고 보여지지만 그 안에는 인간의 본성과 인간사회, 트라우마, 윤리등 여러 요소들이 들어있다.

늑대 프로젝드의 책임자인 인티는 캐나다에서 14마리의 늑대들을 데리고 스코틀랜드의 고산지대인 케언곰스로 온다.

이 프로젝트는 혼자 진행하는 것이 아닌 다른 생물학자들과 같이 진행하는 프로젝트이며 그들은 다른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끈적이있는 유능한 사람들이다.

늑대가 들어오게됨에 따라 사슴의 개체수는 자연스레 줄어들게되고 숲은 서서히 회복을 할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그렇지만 현실은 이상과는 다르다.

이곳에 살고있던 마을 사람들은 늑대를 이용한 이 프로젝트를 달갑지 않게 생각했다.

인티는 그 마을사람들과 늑대 사이에 줄을 타고있는 입장으로, 양쪽의 이해를 동시에 껴안아야한다.

작가는 다른 국립공원 복원사례에 영감을 받아 자연과 인간의 공존 가능성을 면밀히 관찰한다.

늑대의 존재는 생태계에 균형을 불러오지만 반대로 늑대라는 동물은 인간에게 언제나 공포의 상징이기도했다.

늑대는 무분별한 사슴의 개체수 확대를 저지하고 숲을 회복시키는 '유익한 포식자'의 역할을 하고있지만 동시에 인간의 두려움과 편견을 자극하는 불청객역할도 겸했다.

늑대의 존재를 둘러싼 외부의 갈등뿐만이 아니라 인간 내면의 이중성과 상처를 고통스럽게 드러내고있따.

누구나 누군가를 해칠 수 있고 때로는 해를 입으며 살아가고있다.

그곳의 마을 주민들 역시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있고 겉으로는 평화로워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폭력과 침묵등의 감정들이 숨어있다.

주인공의 심리묘사와 재미있는 소재, 여러가지 생각할거리들을 던지며 흥미롭게 읽힌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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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만이 알고 있다
모리 바지루 지음, 김진환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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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당신만이 알고 있다》는 추리, 청춘, SF, 판타지, 연애라는 총 다섯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로 수렴되는 독특한 연작소설이다.

이야기는 한 마을에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을 다룬 여성 탐정 아오카게의 추리로 시작된다. 다음 장에서는 그 탐정이 열광하던 만담 대회에 출전한 고등학생 커플의 좌충우돌 청춘기가 이어지고, 그 중 한 명의 친구가 주인공이 되는 SF 편에서는 미래에서 온 시간여행자의 존재가 밝혀진다. 이후 판타지와 연애 장르로 이어지며 각기 다른 세계와 인물이 등장하지만 작가는 절묘하게 이들을 하나의 연결고리로 묶어내며 소설을 전개해나간다.

겉보기엔 5개의 에피소드가 각각 모두 단편처럼 보이지만, 이 소설의 묘미는 바로 그 ‘서로 전혀 다른 이야기들이 사실은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데 있다. 특히 마지막 장에 이르러 각각의 인물과 사건들이 하나의 흐름으로 엮이면서 그동안의 모든 퍼즐을 완성하는 결과를 볼 수 있다. 이 책의 이야기 속에서 시간은 한 방향으로 정해져있지 않으며, 인간관계 또한 단선적이지 않다. 작가는 등장인물들의 삶이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지를 잘 보여주고있으며, ‘우리는 결국 연결돼 있다’는 메시지를 계속하여 독자들에게 말해주는것 처럼 들린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기억과 후회, 선택과 연결’이라는 키워드를 계속 느끼면서 읽었다. 다섯 개의 장르가 마치 각각 다섯 개의 감정을 가지고 독자를 마주하는것처럼 느꼈다. 누군가의 아픔이 다른 이의 변화로 이어지고, 사소해 보이는 행동 하나가 미래를 완전히 뒤바꾼다. 특히 SF와 판타지 장면은 설정보다 감정에 초점을 맞춰, SF에 익숙지 않은 독자도 쉽게 빠져들 수 있도록 만들어진거같다. 장르의 장벽을 넘은 문학적 도전으로서, 이 책은 분명 기억에 남는다. 나만이 알고있는 진실이 과연 무었이였을지 책을 끝까지 읽어보게끔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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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정의 (양장본)
나카무라 히라쿠 지음, 이다인 옮김 / 허밍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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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오랜만에 흥미로운 추리소설을 읽었다. 책을 다 읽어보면 알겠지만 나카무라 히라쿠 작가의 『무한정의』는 단순한 범죄 스릴러라고 볼 수는 없는 작품인거같다. 이 작품은 책을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끝까지 밀고 나간다. 갑자기 일어난 도쿄 이케부쿠로에서 발생한 연쇄살인 사건은 사회 부적응자만을 타깃으로 삼고, 피해자의 이마에는 ‘X’ 표시가 새겨져 있다. 마치 범죄자 자신이 정의의 사도인것처럼 사회를 정화하겠다는 메시지처럼 보인다. 범인은 성소자(聖掃者)라 불리며, 일부 대중은 이 범죄에 박수를 보낸다. 이 지점부터 약간의 딜레마적인 요소가 작용한다. 범죄가 정의처럼 보일 때, 우리는 어떤 기준으로 옳고 그름을 가를 수 있을까? 악의를 처단하기 위한 범죄행위는 선한행위인건인가?

주인공 료이치는 강력계 형사다. 법을 믿고, 정의따르는 형사다. 하지만 어느 날, 딸에게서 전화한통이 걸려온다. “아빠, 나 사람을 죽인 것 같아.” 그 순간부터 료이치는 형사가 아닌 ‘아버지’가 된다. 딸을 지키기 위해 증거를 조작하고, 시신을 연쇄살인의 일부로 위장한다. 이것이 바로 ‘무한정의’가 말하는 핵심으로 보여진다. 인간은 본인 혹은 지인의 이익을 위해서 자신의 정의를 어디까지 밀어붙일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정의는 불의일수는 없는것인가?하는 물음을 던진다

한 번의 거짓이 또 다른 거짓을 부르고, 료이치는 점점 수렁 속으로 빠진다. 죄책감보다는 생존이 앞서고, 양심은 뒷전으로 밀린다. 우리들은 아마도 그의 선택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쉽게 비난하지 못할것이다. 그가 틀렸다는 걸 알면서도, 아버지로서, 형사로서의 그 마음은 알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런 감정을 이입하고 소설을 읽으면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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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열림원 세계문학 7
조지 오웰 지음, 이수영 옮김 / 열림원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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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조지 오웰의 『1984』는 단순한 디스토피아 소설이 아니다.

감시, 언어 조작, 역사 왜곡, 그리고 무엇보다 인간 정신의 붕괴까지 조지오웰은 한 개인이 어떤 방식으로 체제에 잠식되어 가는지를 집중적으로 보여준다.

작품 속 나오는 ‘빅 브라더’는 상징일 뿐, 그 존재 유무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그 감시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믿게 만드는 것, 개개인은 스스로를 검열하고, 결국 자발적으로 복종하게 된다. 앞서 말한것이 조지오웰이 말하고자 한 권력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물리적 억압이 아니라 심리적인 굴복이야말로 가장 완벽한 지배라는 점에서 이 소설은 냉철한 면모를 보여준다.

주인공 윈스턴은 일상을 감시당하고, 사고마저 제한받는 사회에서 반항을 꿈꾼다. 줄리아와의 은밀한 만남은 체제에 대한 저항이자, 인간으로서 마지막 남은 자유의 몸짓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결국 체제의 일부였다는 사실은 독자에게 아쉬운 진실을 남긴다. 저항조차 시스템 안에 포함돼 있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 것이다.

흥미로운 건 오웰이 자유 진영과 공산 진영을 동시에 비판했다는 점이다. 이 책은 공산주의 비판서로만 읽히는 경우가 많지만, 조지오웰은 본래 사회주의자였다. 그가 겨냥한 건 ‘사상’이 아니라 ‘권력’이었다. 어느 체제든,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고 사고를 통제하려는 욕망이 자라기 마련이라는 걸 그는 알고있던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1984』는 정보사회에 사는 오늘날 우리에게도 여전히 여러 질문을 던진다. 스마트폰과 CCTV, 알고리즘과 빅데이터로 우리는 끊임없이 ‘선택’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선택은 조종된 것이 아닐까? 내가 원하는 것이 정말 ‘내 것’인지, 아니면 누군가 설계한 것인지 우리는 얼마나 자주 묻고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와닿았던 것은, 윈스턴의 패배가 단순한 죽음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잃는 과정이었다는 점이다. 끝까지 남아 있던 ‘자기 생각’조차 박살나고, 결국 그는 “빅 브라더를 사랑한다”고 말하게 되는 점. 이 장면은 현실에서도 인간이 얼마나 쉽게 체제에 길들여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 굉장히 인상적인 장면으로 남았다.

이 소설은 깊고, 무겁고, 때론 혼란스럽다. 하지만 그 약간의 불편함이야말로 이 책의 진짜 가치하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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