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길을 걸었다. 가로등도 없는 사방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장님처럼 두 손을 앞으로 내밀어 휘젓고 발끝으로 돌멩이를 톡톡 차며 무작정 앞으로 걸어갔다. 이름 모를 풀과 나뭇가지가 발목과 팔뚝에 휘감겼다. 더는 할 수 없다. 내일 이 집을 나갈 것이다. 누구 새낀지도 모르는 애를 내가 어떻게 키우나. 돌보는 것도 한계가 있다. 애에게는 젖가슴이 있는 엄마가 필요하고 머리를 묶어줄 사람이 필요하다. 만약 이대로 하루하루 지난다면 나는 자연스럽게 이애를 내 애로키워야 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아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씹었다. 여긴 어디지. 도대체 뭐지. 뭐지. 중얼거렸다. 고요했다. 목소리는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있었다. 침묵이 아니었다. 곁에 없는 것같았다. 죽어버린 것은 아니겠지. 레일 끝에 둥근 우물처럼 어둠이 잠겨 있었다. 나는 천천히 집이 있는 방향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눈이내리기 시작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아니다. 나는 참지 않았다. 할 수 없어서 못한 것뿐이다. 이건 단순한 감정이 아니다. 왜 목소리는 내가 화가 날 때만 참견하는 것인가.
처음에 나는 목소리가 내 마음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보듯 다 아는 줄알았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너는 나를 잘 모르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곰은 경이로운 얼굴로 잠시 나를 쳐다본 뒤 허벅지에 박힌 칼을 뽑아 허리춤에 집어넣고 밖으로 나갔다. 그 순간에도 피는 아무 느낌 없이 벌어진 틈에서 고요히 흘러 바닥에 흐르고 있었다. 나는 개 피와내 피가 섞여 수챗구멍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생각했다.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뭘까. 아니, 통증을 느낀다는 것은 뭘까. 어지럽고 눈앞이 흐려졌다. 나중에 이 느낌이 현기증이라는것을 알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혹시 ‘겨울‘을 다른 계절로 바꿀 수는 없나요?
피디는 당황한 얼굴로 말을 고르며 쉽게 답하지 못했다.
아...... 그것은 곤란합니다. 기획 단계에서 계절에 어울리는 나라를 미리 선정했기 때문에 그 부분은.......
피디의 표정에서 불가함을 읽은 닐스는 어깨를 살짝 올렸다 내리며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한참 뒤 고개를 돌려 내게물었다.
그런데 이곳의 하지는 며칠이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