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은 경이로운 얼굴로 잠시 나를 쳐다본 뒤 허벅지에 박힌 칼을 뽑아 허리춤에 집어넣고 밖으로 나갔다. 그 순간에도 피는 아무 느낌 없이 벌어진 틈에서 고요히 흘러 바닥에 흐르고 있었다. 나는 개 피와내 피가 섞여 수챗구멍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생각했다.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뭘까. 아니, 통증을 느낀다는 것은 뭘까. 어지럽고 눈앞이 흐려졌다. 나중에 이 느낌이 현기증이라는것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