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은편 옥상에서 남자와 개가 사라지고 나서 지호는서울에서의 자신을 떠올려보았다. 그때 자신은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처럼 자신이 나눠 주는 일에만 의지하는 사람들과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자신이 저 개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지호는 사람이 필요했다. 막상 기대어 오면 떨쳐내고 싶어 하면서도, 지호를필요로 하고 의지하는 사람들이. 문득, 아주 오랜만에 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호는 걸려 오는 수빈의 전화를받았다. 수빈은 지호가 있는 곳에 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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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하고 이른 저녁 시간이라 그런지 노래방 사장님은자꾸만 서비스를 넣어줬다. 부르고 불러도 시간이 늘어났다. 돈이나 이렇게 충전되면 좋겠네⋯⋯라고 생각하다가 자꾸만 돈 생각을 하는 내가 또 싫어져서 시무룩. 그러자 피해자라는 말을 들었던 게 또 마음에 걸리고, 생각이 생각을 부르는 일에 넌더리가 나서 나는 열심히 노래방 책자를 정독하며 부를 노래를 고르는 권순겸에게 말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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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마음으로, 격렬한 마음으로 새 일자리에, 하얗고오렌지빛인 가게에 적응을 해나가던 때. 내가 안팎이 두조각 난 채로 정신이 팔려 있을 무렵 남자친구는 바람이났다. 내 마음에 정신이 팔려 그의 마음이 두 조각이 나는 걸 보지 못한 것이다. 인생에서 바람이 났다는 표현은정말이지 쓰고 싶지 않았는데. 그렇게 되었다. 상대는 나도 아는 친구였다. 그녀에게도 만나던 남자친구가 있었다. 그럼에도 쿵짝이 잘 맞는다고 언젠가부터 둘이서 자주 보더라니. 둘이서만 만나도 한 치의 의심도 하지 않았던 나는 한때 남자친구인 사람이 내 친구에게 보낸 여러가지 문장들, 모두 다른 문장이지만 결국 나 아닌 그 애의 남자친구가 되고 싶다는 의미의 문장들을 발견하고너무 놀란 나머지 내가 매일매일 만드는 흰 반죽처럼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물렁물렁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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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경우는 어때요? "누구 있잖아, 친구일 때는 좋았는데 같이 일할 일이 생기니까 좀 힘들어. 몰랐는데 그런 면이 있더라" 이건 ‘그런‘ 뒷담화인가요, 아닌가요? 이 정보는 아마도 말하는 이의 주관적 사실에 가깝겠죠. 영 터무니없는 가십은 아닌 말하는 이의 경험이니까요. 이렇게 이야기를 할 경우에는 수많은 해석이 가능하게 되죠. 이를테면 그 ‘누구‘가 일로 만나면 누구에게나대체로 좀 힘든 사람인 경우, 또는 ‘누구‘의 일하는 스타일이 ‘나‘에게만 유독 맞지 않는 경우. 아니면 그 ‘누구‘가원래는 안 그러는데 하필 ‘나‘와 일할 때 개인적으로 힘든일이 있어서 ‘나‘를 배려하지 못했을 경우.

그런 마음으로, 격렬한 마음으로 새 일자리에, 하얗고오렌지빛인 가게에 적응을 해나가던 때. 내가 안팎이 두조각 난 채로 정신이 팔려 있을 무렵 남자친구는 바람이났다. 내 마음에 정신이 팔려 그의 마음이 두 조각이 나는 걸 보지 못한 것이다. 인생에서 바람이 났다는 표현은정말이지 쓰고 싶지 않았는데. 그렇게 되었다. 상대는 나도 아는 친구였다. 그녀에게도 만나던 남자친구가 있었다. 그럼에도 쿵짝이 잘 맞는다고 언젠가부터 둘이서 자주 보더라니. 둘이서만 만나도 한 치의 의심도 하지 않았던 나는 한때 남자친구인 사람이 내 친구에게 보낸 여러가지 문장들, 모두 다른 문장이지만 결국 나 아닌 그 애의 남자친구가 되고 싶다는 의미의 문장들을 발견하고너무 놀란 나머지 내가 매일매일 만드는 흰 반죽처럼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물렁물렁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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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그 사실을 각자의 친구 한 명씩에게 이야기한내 친구들은 잘못이 없을지도 몰라. 그러나 내가 친구들을, 내 믿음을 도둑맞은 건 사실이지. 생겼던 아이를 지우고 그 애들에게 사과를 받으면, 다 이전으로 되돌리면남자친구가 날 안아줄 줄 알았어. 나는 그 사람을 좋아했거든. 그런데 아니었어. 든든하다 여겼던 것 중 그 무엇도 다시 돌아오지 않았어. 나는 다 잃어버렸어. 뭘 믿는법을 싹 까먹은 거야. 그건 저주 같아.
그렇게 말하고 하늘을 보고 누워 있던 이요는 몸을 돌려 하늘을 등지고 엎드렸다. 햇볕에 배는 바싹 말랐는데등은 아직 물기가 남아 있어 차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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