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런 경우는 어때요? "누구 있잖아, 친구일 때는 좋았는데 같이 일할 일이 생기니까 좀 힘들어. 몰랐는데 그런 면이 있더라" 이건 ‘그런‘ 뒷담화인가요, 아닌가요? 이 정보는 아마도 말하는 이의 주관적 사실에 가깝겠죠. 영 터무니없는 가십은 아닌 말하는 이의 경험이니까요. 이렇게 이야기를 할 경우에는 수많은 해석이 가능하게 되죠. 이를테면 그 ‘누구‘가 일로 만나면 누구에게나대체로 좀 힘든 사람인 경우, 또는 ‘누구‘의 일하는 스타일이 ‘나‘에게만 유독 맞지 않는 경우. 아니면 그 ‘누구‘가원래는 안 그러는데 하필 ‘나‘와 일할 때 개인적으로 힘든일이 있어서 ‘나‘를 배려하지 못했을 경우.
그런 마음으로, 격렬한 마음으로 새 일자리에, 하얗고오렌지빛인 가게에 적응을 해나가던 때. 내가 안팎이 두조각 난 채로 정신이 팔려 있을 무렵 남자친구는 바람이났다. 내 마음에 정신이 팔려 그의 마음이 두 조각이 나는 걸 보지 못한 것이다. 인생에서 바람이 났다는 표현은정말이지 쓰고 싶지 않았는데. 그렇게 되었다. 상대는 나도 아는 친구였다. 그녀에게도 만나던 남자친구가 있었다. 그럼에도 쿵짝이 잘 맞는다고 언젠가부터 둘이서 자주 보더라니. 둘이서만 만나도 한 치의 의심도 하지 않았던 나는 한때 남자친구인 사람이 내 친구에게 보낸 여러가지 문장들, 모두 다른 문장이지만 결국 나 아닌 그 애의 남자친구가 되고 싶다는 의미의 문장들을 발견하고너무 놀란 나머지 내가 매일매일 만드는 흰 반죽처럼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물렁물렁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