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사람처럼 나는 읽는다. 고전주의 작가들 속에서 차분한영혼들 속에서, 고통받지만 말하지 않는 이들 속에서 나는 성스러운길손이 되고, 머리에 기름을 붓고 목적 없는 세상에 이유 없이 묵상하•는 순례자가 되고, 떠나는 길에 만난 마지막 거지에게 자신의 고독을최후의 동냥으로 건네준 ‘위대한 망명길에 나선 왕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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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시 왔을 때는 네가 여기 없겠지. 넌 정말 최고였어, 클라라, 정말로."
"고마워요." 내가 말했다. "나를 선택해 줘서 고마워요."
"당연한 선택이었지." 그러더니 조시는 다시 나를 안았다.
이번에는 짧게 안았다가 다시 몸을 세웠다. ‘잘 있어, 클라라. 잘 지내."
"잘 가요, 조시"
고조시는 차에 올라타면서 다시 명랑하게 손을 흔들었다.
새 가정부 쪽보다는 나를 향한 손짓이었다. 차는 오르막길을 따라 올라가서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를 지나쳐 언덕을넘어갔다. 조시와 내가 전에 수도 없이 같이 지켜보았던 것처럼, 차는 그렇게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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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처럼 헛간 안이 주황색 빛으로 가득해 처음에는주위가 눈에 잘 안 들어왔다. 하지만 곧 왼쪽에 쌓인 건초더미를 구분해 냈고 건초 더미의 높이가 더 낮아졌다는 것도 알았다. 이번에도 해의 빛살에 갇힌 건초 입자들이 보였는데, 공중에 둥둥 떠다니는 게 아니라 동요하듯 마구 움직이고 있었다. 건초 더미 하나가 방금 전 단단한 마룻바닥에부딪혀 산산이 부서지기라도 한 것 같은 모습이었다. 움직이는 입자를 잡으려고 손을 뻗자 내 손가락이 헛간 입구까지이어지는 긴 그림자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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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흐릿하고 넓었다. 가면 갈수록 땅 모양이 약간 올라가는 형세라, 아래층 위치로 내려와 있는데도 맥베인 씨네•헛간이 보였다. 풀잎은 침실 창문에서 볼 때보다 더 뚜렷했고, 특히 다른 점은 창문에서는 안 보이던 릭의 집이 보인다는 것이었다. 침실 뒤쪽 창문이 아주 조금만 왼쪽에 있었다.
면 방에서도 릭의 집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릭의 집에 대해서는 더 생각하지 않았다. 내머릿속이 조시에 대한 걱정. 특히 왜 해가 거지 아저씨와 개에게 그랬던 것처럼 조시에게도 특별한 도움을 주지 않는지에 대한 의문으로 다시 가득 찼기 때문이다. 모건 폭포에 가기 전에도 조시가 아플 때면 나는 해가 조시를 도와주기를바랐지만, 그때는 어쩌면 해가 지금은 좀 더 두고 보겠다 하는지도 모르겠다고 이해하고 받아들였다. 하지만 지금은 조시가 훨씬 약해졌고 앞날의 많은 것들이 불분명해졌는데도왜 해가 마냥 꾸물거리는지 알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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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이의를 제기하려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머니가 나를 빤히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좋아. 어쨌든걸음걸이를 흉내 내 보라고 할 생각은 아니었어. 우리가 여기 있으니까. 좋은 장소에 좋은 날이지. 조시하고 같이 오고싶었는데, 그래서 클라라 너한테 부탁하는 거야. 너는 똑똑하니까. 지금 이 자리에 너 말고 조시가 앉아 있었다면 조시는 어떻게 앉았을까? 네가 앉은 자세처럼 앉진 않을 것 같은데."
"네. 조시는 좀 더・・・・・・ 이렇게 앉을 거예요."
어머니가 테이블 위로 몸을 숙이며 눈을 가늘게 떴고 어머니 얼굴이 폭포를 담은 가장자리 상자만 빼고 상자 여덟칸을 채웠다. 한순간 상자마다 어머니 얼굴 표정이 다르게느껴졌다. 어떤 상자에서는 눈이 잔인하게 웃는데 바로 옆상자에서는 눈에 슬픔이 어려 있었다. 폭포 물소리, 아이들과 개의 소리가 줄어들었고 나는 고요한 가운데에서 어머니가 하려는 말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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