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내 아내는 장미희 씨가 관자놀이에 총을 들이대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곧 불이 켜졌고,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 앉아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 회부터사람들이 몰리고 있었다. "어때 좋아?"라고 나는 물었고,
"장미희 얼굴하고 목소리밖에 볼 게 없네요"라고 아내가대답했다. 그 목소리가 진짜 장미희 씨의 목소리였을까?
하기야 백 퍼센트 동시 현장 녹음이라고 떠들썩하게 선전하는 걸 나도 신문에서 본 듯했다. 그러나 백호빈이 살고 있던 싸구려 아파트에 제인이 우편물을 찾으러 갔을때 어째서 층계가 삐걱거리는 소리 한번 안 울렸을까? 그영화의 음향 또한 색조와 마찬가지로 맑고 깨끗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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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판단 정지 상태에서, 대부분 술 취한 듯한 상태에서 목청 좋은 자들의 소리만을 크게 반주하는 자들에게서 느끼는 것은 그래서 두려움이다. 그들이 무슨 짓을 할지 어떻게 알겠는가. 가장 높은 정신의 움직임을 다룬다는 문학에서까지 ‘목청 높은 자들과 그 소리만을 듣는 자들이 계속 많아져간다는 사실은 두렵기 짝이 없는일이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목청을 높인 자의내부에는 무언가 거짓이 숨어 있다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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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속에 깊이 숨어 편안하게 세상을 살게끔 충동질하는 내 자신의 분신인 것이다. 책읽기는 즐거운 일이어야한다. 그러나 어쩌랴. 대부분의 경우 책읽기는 즐거운고통이다. 나는 그 고통을 최근에 윤흥길의 『황혼의 집을읽으면서 다시 느꼈다. 그가 고통스럽게 읽은 세상을 나는 그의 책을 통해 즐겁게 접근해갔는데 그 책을 덮고 나니까 다시 그가 느낀 고통만이 내 속에 남아 있었다.
(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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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욱동 편의 『윌리엄 포크너』(문지, 1986)에서 읽은 포크너의 기억할 만한 말: "가장 서글픈 사실 중의 하나는, 사람이 하루에 여덟시간씩 매일 할 수 있는 일이란 일밖에 없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하루에 여덟 시간씩 계속 밥을 먹을 수도 없으며, 또 여덟 시간씩술을 마실 수도 없으며, 섹스를 할 수도 없지요. 여덟 시간씩 할 수있는 일이란 일밖엔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인간이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이토록 비참하고 불행하게 만드는 이유이지요"(255).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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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이반으로 하여금 아이에 대하여 말하지 않고는 견딜 수없도록, 소설 제작에 한참 열중하고 있는 도스토옙스키의 정신과감정을 주제의 측면에만 단순화하여 볼 수는 없다. 그것은 아이들이라는 존재가 구조적으로 갖추고 있는 상상력에 의해 도스토옙스키를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복잡하게 층을 이루고 있는 ‘물체‘로서반응을 하는, ‘낯설게 하기‘ 된 어린아이가 문학표현의 말로 발휘하고 있는 힘. 그리고 구조적인 깊이. 분절화되어 층을 이루는 깊이를 신화적으로 심리학적으로 밝히기 위해서는 융과 켈레니의 협동작업이 필요하다. 켈레니가 신화학의 입장에서 융이 심리학의 입장에서 유아원형(幼兒原型)을 분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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