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그때 비로소 탄생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신이 존재하지•는다는 것을 강력히 입증하는 증거 앞에서 오히려 신이 발명되고야마는 역설, 가장 끔찍한 고통을 겪은 인간이 오히려 신 앞에릎을 꿇기를 선택하는 아이러니 그럴 수밖에 없었던 마음들이마나 많았을까. 나는 이유도 모른 채 아이를 잃은 부모가 갑자기독실한 신앙인이 된다 해도 놀라지 않을 것 같다. 무신론자에게 신을 받아들이는 일이란 곧 사유와 의지의 패배를 뜻한뿐이지만 고•통의 무의미를 견딜 수 없 신을 발명한 아들을 누가 감히한 사람들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인가. 그들이 신을 발명하기 전에먼저 인간이 인간을 구원할 생각이 없다면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라한 장풍 대작전」에서 류승완은 드디어 온전한 액션 영웅을 찾았다. 도인 7선. 그러나 류승완은 순수한 장르적 캐릭터로 밀고 갈 만한 인물을 찾고도 이들을 오늘의 액션 영웅으로 곧바로 둔갑시키지 않는다. 도인들이 가능한 한 속세 일에 개입하는 걸 금한다. 도인들의 주먹도 운다. 그래서 매개자로 등장한 인물이 평범한 현실의 경찰 류승범이다. 도인들에게 도술을 불완전하게 전수받은 그는 엉겁결에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하지만, 그가 구사하는도술은 결함투성이다. 세상 밖에 머물러야 하는 도인들의 계율, 그리고 전수의 불완전성과 결함은 액션 영웅의 현실적 불가능성에 대한 감독의 자의식의반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틸 라이프」는 비범한 추상의 영화다. 순수 추상이 아니라, 사실적인 것과 우화적인 것과 판타지와 환각이 마치 입체파 회화처럼 한 시공간에 배열된영화다. 남자 이야기가 진행되다 중간에 전혀 다른 톤의 여자 이야기가 끼어들어 완결된 뒤 다시 남자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이상한 구성도 입체파적인 발상이다. 지아장커는 이 모든 것을 형식에 대한 자의식으로 드러내지 않고 노동자의 육체의 구체성 안에 새겨 넣었다. 더 빨라지고 더 기괴해지고 더 해독할 길이 없는 괴물 같은 세계를 단단하나 왜소한 노동자의 그을린 육체가 그것에 필사적으로 순응하며 낙오된 자들의 그림자를 짊어지고 느리게 걸어간다.
이 광경은 일찍이 본 적이 없었다.
(『씨네21』 2007년 610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침과 그 형상과 연관해 이 장면을 확대 해석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무허가침술사인 엄마의 말에 따르면 맺힌 울화를 풀어준다는 그 침이 놓여야 하는자리는 허벅지의 중간 어디쯤이다. 그곳은 우리가 알고 있듯이 성욕을 못이긴 과부가 바늘로 찌른다는 지점이며 「박쥐」에서 성욕을 참아야 하는 신부 상현과 생과부 태주가 자신의 신체를 학대해 피멍이 든 지점이기도 하다. 「마더」에서의 침은 말하자면 성기의 대체재다. 숱한 근친상간의 암시가 제시된 뒤에 등장한 도준의 그 말은 "왜? 또 나랑 성교하게?"로 다르게 들을 수도 있다.
동시에 도준은 그것을 죽음으로 받아들인다. 근친상간과 죽음은 아주 가까이에 있다. 하지만 이건 해석의 비약 같다. 그것에 대해선 나중에 다시 말하게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메라의 위치에 대해 감독에게 물었을 때 그는 "보여주지 않아도 관객이알고 있는 것을 카메라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라고 대답했다. 이 말은이창동이 카메라의 객관적 화자로서의 기능에만 집중했음을 뜻한다. 그의 카메라는 신애의 감정 안으로 빨려 들어가지 않기 위해 버티고 있다. 하지만 신애 곁을 떠나지도 않는다. 달리 말하면 이창동은 관객이 신애의 감정에 동화되기를 원치 않는다. 하지만 계속 쳐다보기를 요구한다. 그의 카메라는 차갑고집요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