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굵은 뿌리 사이로 얼핏 적갈색 빛이 보였다.
살펴봤지만 어두웠다. 그러나 보는 위치에 따라 언뜻 빛이 보였다. 어디선가 굴절되어 들어온 빛 같았다. 살짝 손을 넣어 더듬어보고 깜짝 놀랐다. 희미하지만 온기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분명 따뜻했다. 게다가 축축이 젖은 바깥쪽만 봤을 때는 전혀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그 안은 보송보송했다. 숲 전체가 젖어 있는데도 말이다. 고목의 중심부로 생각되는 부분은 새로 자란 나무의 뿌리 아래서 보송보송했고온기를 품고 있었다. 손끝이 비에 젖어서 차가웠기때문에 반대로 있을 리 없는 온기와 확실히 느껴지는 보송함을 민감하게 포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따뜻한 손이었다면 감지하지 못했을 온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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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떠날 것이고당신도 떠날 것이다이것이 우리의 공통점이다그 밖의 것들은 중요하지 않다나는 지금 살아남기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소멸로부터 살아남기가 아니라봄까지 슬픔으로부터 살아남기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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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동행 없이 혼자 걷는다고 해서외톨이의 길을 좋아한다고결론 내려서는 안 된다길이 축복받았다고 느낄 때까지누군가와 함께 걷고 싶었으나가슴 안에 아직 피지 않은 꽃들만이그의 그림자와 동행하는 것일 수도 있다다음 봄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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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생이 얼마나 가파른 생이었나
얼마나 고된 노동이었나
입술 깨물며 뒤돌아보지 않았다
그렇게라도 봄 사용법 외우지 않았다
너는 꽃이면서
너 자신의 유일한 지지대
날개이면서
그 날개 밀어 올리는 바람
너는 피었다
그냥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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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영국의 대외관계는 점점 더 냉전의 영향을 받고 있었다. 전후미국 정부는 제국의 해체, 스털링 지역Sterling Area‘과 영국 무역권의해체 등을 요구하면서 유럽을 단일경제단위로 통합시키려고 했다.
이 모든 것은 영국 정책에 반대되는 것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외무장관 베빈은 처음에는 미소의 양세력 가운데에서 제3의 길을 모색했으나, 영국의 경제적, 정치적 한계를 깨닫게 되면서 미국과의 동맹으로 기울었다. 게다가 1948년에 있었던 체코 사태와 베를린 위기는유럽의 무력함을 보여주었고, 미국에 의존이 피할 수 없는 사실임을 인식하게 만들었다. 브뤼셀 조약(1947)과 북대서양조약기구의 창설(1949) 그리고 미국이 제공한 마셜 계획을 수행하기 위해서 설립된유럽경제협력기구 OEEC에 가입함으로써 영국의 친미정책은 확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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