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발 기제는 크게 힘들이지 않고도 커다란 에너지를 이끌어 낸다. 따라서 자신을 촉발시키면서 동시에 다수의 독자까지도 촉발시킬 돌을 찾아내는 데 에너지 원칙을 사용하면 된다. ‘해리 킹‘이란 이름은 사적인•촉발 기제에 불과하지만, 그로부터 끌어낸 에너지를 바탕으로 좀 더 보•편적인 촉발 기제를 사용함으로써 글에 에너지를 더하는 것이 요령이라하겠다.
정리하면 나는 낱말이 어디에 있든 상관없이 언제든지 훔칠 수 있다고 여긴다. 물론 에세이를 쓰면서 어떤 대상을 설명하려고 등록 상표를사용한다면, ‘Post-it‘처럼 반드시 상표권 표시를 붙여야 한다. 모르긴해도 내 책을 맡은 편집자는 ‘접착식 메모지‘처럼 범용적인 용어로 고쳐쓰도록 권할 게 분명하다.
탄광처럼 쓴다니 만족스러웠다. 아, 물론 모든 문장, 모든 낱말이 24K순금 같은 책을 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은 있지만, 누구도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그 수준을 유지할 수는 없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책이라는 성서에서도, 열정적인 전도사조차 인용하지 않는 길고 지루하게 반복되는 구절이 있다. 하느님마저도 속이 금으로 꽉 찬 책을 쓰지않았다면 나는 그런 환상을 기꺼이 포기한다.
나는 2층 창문으로 푸른 느릅나무들이 서 있는 유니버시티 에비뉴와느리게 이동하는 차량들, 낮게 걸린 구름들을 내다보았다. 새들이 울고 있었다. 장막이 올려진 것 같았다. 6월의 아름다운 봄날이었다. 숙소에는 사촌 척키 외에 몇 사람이 더 있었다. 그들은 주로 건물의 지하에 있는 식당과 부엌에 머물렀다. 최근에 모두 대학을 졸업했고 여름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좋은 직장에 갈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티셔츠에 진 반바지를 입고 둘러 앉아 카드를 하거나 맥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는 건달들이었다. 내게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 나는 쉽게 오고 갈 수 있고 아무도 나를 귀찮게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특정한 방법을 고집하시는데요. 당신은 신화적인 존재예요. 당신이 제시 제임스에 대해 생각하는 것처럼 그 일을 생각해 보세요. 세상에는 많은 은행 강도, 탈옥수, 노상강도, 열차 강도가 있어요..... 하지만 사람들이 기억하는 유일한 이름은 제시 제임스라고요. 그는 신화적인 존재예요. 매년 같은 도시에서 공연하지 마세요. 같은 은행을 털지는 않는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