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노 디아스의 빈정대는 경쾌함을 좋아한다. 소설이문득 무겁고 답답한 것으로만 느껴질 때 주노 디아스의 작품들을 읽는다. 심각한 주제를 다뤄야 할 때, 그러나 너무 진지해지고 싶지는 않을 때, 어느 정도의 선에서 줄타기를 해야 하는지 애매하게 느껴질 때 주로봤다. 이 책은 장편소설이지만 아무 부분이나 펼쳐 읽어도 펼치는 곳마다 즐겁다. 찌질한 순정남 오스카 와오를 더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으면 좋겠다.
달걀과 닭은 의미라는 관습적인 그물에 포획되지않는 방향성을 지니는 동시에 그것을 향해 가는 동안끊임없이 발견되는 감각에 천착한다. 전업주부의 부업에 잠시 쏟아진 햇볕이기도 하고 차창 밖으로 보게된 껌 씹는 장님이기도 하고 문득 마주친 달걀이기도하며 집안을 뛰어다니는 황금빛 병아리이기도 하고자신의 생일을 맞아 집에 온 자식들과 그 자식의 자식들이 징그러워 견딜 수 없는 노인의 마음이기도 한 그것은 아슬아슬하게 말하고자 하는 바(라고 오해할만한 것)에 가닿기 전까지 끝없이 동요하고 튀어 오르며 생생하게 살아있는 모습으로 현현한다.
나에게 전달되어 남는 것은 그 사람의 표정, 몸짓, 분위기, 기분 같은 분명하지 않은 것. ‘비정보적인 말입니다.우리는 정보에 의해서 판단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많지만, 사실은 정보가 아니라 비정보적인 것에 근거하여판단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무언가를 생각할 때도,우리는 정보가 아닌 것에 더 많은 중점을 두고, 그러고 나서 말이 표현하는 것을 헤아려 생각합니다.
자살한 사람 한"한 사람 한 사람의 ‘경험‘이 그 안에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그것이 바로 말입니다. 무엇을 아름답다고 생각하는가. 단지 그것만으로도 그 사람을 가장 잘 이야기해 줄 수있는 것이 ‘말‘입니다.
한 번 쓴 휴지를 보관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책은 한 번읽어도 보관합니다. 왜일까요? 잊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책이 눈앞에서 없어지면, 그 책을 읽었다는 것조차 잊어버립니다. 그 잊어버리는 힘 때문에 책을 보관합니다. 보관해두기 때문에 또 한 번 더 읽게 됩니다. 다시 읽는다는것은 책의 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것입니다.책의 문화를 내 안에 생생하게 유지하기 위해 늘 필요한 것은, 그렇게 다시 읽는 기회를 스스로 나 자신에게 주는 것입니다. 그 책 한 번 더 읽어 볼까? 그런 생각이 들때, 또 한 번 읽습니다. 읽지 않고 꽂아 두는 책도 있지만,읽고 나서 잊어버린 책을 다시 읽는 기회를 자신에게 줌으로써, 독서라는 경험을 내 안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경험으로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