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이 다시 솟구쳤다. 내 꿈이 뭔지아나, 그가 말했다. 자네에게도 꿈이라는 게 있단 말이야, 내가 말했다. 너무 나이가 들기 전에 낡은 배를 한 척 구입해 한1년 항해를 하다가 그 배와 함께 바다 속으로 침몰해 사라지는 거야, 그가 말했다. 그렇게 하게, 말리지 않을 테니까, 내가말했다. 다시 우리는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래, 절멸, 절멸이야, 한참 후 P가 갑자기 소리를 질러 다시 나를 놀라게 했다.
소리 내서 말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단어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절멸이야. 자네는 없나, 소리 내서 말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단어가?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앙숙, 내 경우에는 앙숙이라는 단어가 그래, 내가 말했다. 그건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은데, 그가 말했다. 어쨌든 앙숙이라는 단어도 괜찮군, 울림이좋은 단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