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동안 이런 생각에 잠겨 있으려니 대자연 속에, 타닥타닥 떨어지는 빗속에, 주위에서 들리는 모든 소리와 모든 광경 속에 실로 다정하고 친절한우정이 있음을 느꼈다. 그 무한하고 설명할 수 없는 우정은 나를 지탱해주는 공기와 같았고, 근처에 이웃이 있을때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여러 가지 이득이 하찮게 느껴졌다. 그 후로 다시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다. 솔잎 하나하나가 공감을 품고 부풀어 올라 친구가 되어주었다. 나는 사람들이 흔히 황량하고 쓸쓸하다고 하는 곳에서도 나와 비슷한 존재를 확실히 느꼈다. 또 나와 혈연적으로 가장 가깝고 가장 인간적인 존재가 꼭 어떤 사람이거나 이웃은 아니라는 걸, 이제 어떤 장소도 내게 낯설지않게 느껴질 거라는 걸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