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해결책이 나타난다. 트래킹 숏이다. 연기자 주위를 돌고 엑스트라를 지나치며 찍는다. 타르콥스키는 장면마다 트래킹 숏을 찍는데, 카메라가 달리고 날아다닌다. 내가 생각하기엔 변변찮은 기술이지만 내 문제를 해결해 준다. 시간은 흘러가니까.
이튿날 우리는 즉각 철수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스무 날 동안 촬영하면서 스무 개의 장면 중 고작 네 개만을 건졌다.나는 딤링에게 불려 가서 가차 없이 물어뜯겼다. 나보고 영화를때려치우라며 대놓고 닦아세웠다. 빅토르 셰스트룀이 관여했을지도모르지만 알 길은 없다.
하루하루가 느릿느릿 흘러갔다. 로슬링은 이제 대놓고 적대감을 드러내며 내가 제안하는 카메라 설정을 조롱했다. 현상소에서는촬영한 영상을 너무 밝거나 너무 어둡게 처리했다. 웃음이 무척 많고늘 내 등을 툭툭 두드리던 조감독은 나와 동갑이었는데, 이미 영화도 한 편 만든 상태였다. 나는 휴식과 작업 시간을 두고 전기 주임기술자와 거푸 언쟁을 벌였다. 그나마 남았던 업무 규율도 사라져 사•람들은 내키는 대로 출퇴근을 했다. 나는 찬밥 신세였다.
세상에 아름답고 좋은 시들이 얼마나 많은지 기억하는 건유익한 일이다. 글을 쓰고 다시 고치는 과정에서 아름다움이탄생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건 우리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은유는 명시적인 비교가 아니라 암시적인 비교다. 즉, ‘like‘나 ‘as‘와 같은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비교되는 두 대상은매우 달라 보이는 경우가 빈번하며, 둘 사이의 연결은 독자에게 깨달음뿐 아니라 놀라움과 기쁨까지 안겨준다. 도널드 홀은 이렇게 말한다. "새로운 은유는 기적이다. 생명의 창조와도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