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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해방 일지 - 내가 내 삶을 주도할 수 있을 때까지
팀 클레어 지음, 신솔잎 옮김 / 윌북 / 2024년 2월
평점 :
<불안 해방 일지> 불안장애 환자의 온갖 도전과 극복의 이야기_팀 클레어/ 윌북
불안 해방 일지, 표지의 불안이라는 글자는 기울어져 있지만, '해방 일지'는 바르게 쓰여 있다. 그리고 위에 '내가 내 삶을 주도할 수 있을 때까지'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연결해보면, '내가 내 삶을 주도할 수 있을 때까지 불안 해방일지'가 될 것이다. 책의 내용과 시사하는 바를 표지에 잘 담아낸 것 같다.
'내가 내 삶을 주도할 수 있을 때까지'라는 문구를 보고 생각해 보았다. '불안', 자주 사용하고 느끼는 감정이지만 이것이 무엇일지는 생각해 보지 못한 것 같다. 불안이란 무엇일까, 나는 언제 불안함을 느낄까, 그리고 그러한 경우에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책을 읽어가기전 우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보았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불안이라는 감정은 내가 내 힘으로 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상태에서 오는 감정 같다. 무언가를 할 수 없을 것 같을 때, 내 능력으로는 잘 되지 않을 것 같을 때, 내가 적응되어 있지 않은 낯설거나 어색한 상황 또는 장소에서, 내가 알 수 없는 결과 등 불안을 적고 생각해보았을 때의 공통점은 전체적으로 자기 통제 밖의 영역이라고 느껴질 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 '내가 내 삶을 주도할 수 있을 때까지' 라는 표현이 이해가 되었다. 내가 불안을 느낄 때는 내가 주체이거나 주도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느껴지는 것이 아니기에, 나의 주도성을 확보함으로서 불안에서의 해방을 의미하는 것 같았다.
책 겉지 옆 저자 소개를 보면 '불안장애, 공황발작, 우울증, 히스테리... 지난 15년간 이 책의 주인공이 진단받은 병명이다'라고 쓰여 있다. 하지만 그 위의 문장을 마음에 담아본다. '불안은 어쩌면 내 노력과 호기심의 증거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저자는 이 책에 대해, 자기계발서도 아니고 무언가를 논쟁하는 책도 아니며 질병에 대한 심오한 성찰이나 무언가를 촉구하는 글, 과학서 등이 아니라고 한다. 그럼 어떤 책일까? '나는 겁쟁이다. 당신도 그렇다' - 이 사실을 마주하는 법을 배우는 책이라고 소개한다. 처음에는 '당신도 그렇다'라는 부분에서 아니라고 하고 싶은 반감이 나왔다. 그런데 그 또한 역설적으로 동의한 것이라는 생각이 따라왔다. 불안감을 느끼는지 물어본다면, 그렇다고 할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불안감을 느낄 수 있고, 불안이라는 것을 경험했기에 불안감이 무엇인지, 불안하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당신도 그렇다에서 아니라는 말이 나오며 그렇지 않아야 할 것 같다는 전제가 방어를 한다면, 역설적으로 그 또한 겁쟁이여서인 것이다. 읽어가는 과정의 시작에서 부터 아, 이 책의 표현대로 그것을 그대로 마주하는 과정이 필요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안과 관련된 저자의 노력과 경험 가운데 유전과 관련된 부분은 과학적으로 설명해주며 알지 못했던 불안 민감성 유전적 요인을 찾으려는 노력의 과정도 알아간 부분에서는 새로운 지식적인 부분이 기억에 남고 로봇과 관련된 부분은 이러한 접근을 한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기에 신기했다. 저자의 과정에서는 많은 과학적지식을 알아갈 수 있었고, 동시에 불안에 대한 저자의 표현 가운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깊이 있고 생각지 못한 부분과 상황의 불안에 대해 알아갈 수 있었다.
그리고 불안의 반대가 인정이 아니라는 것이 새로웠다. 힘든 사람에게 힘내라고 말하는 것이나 괜찮지 않아 속상한 사람에게 괜찮은지를 물어보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처럼, 불안장애를 겪는 사람에게 두려움을 버리라 말하는 것이 정답만은 아니었다. 저자의 질문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불안장애를 겪는 사람에게 두려움을 버리라고 말하는 당신이 이들에게 대신 줄 수 있는 새로운 현실은 무엇인가?' 그리고 저자는 어쩌면 과정 가운데 저자가 마주한 그리고 알아간 내용들의 부분이라 읽고 나서 또다른 물음표가 생길 수 있지만, 끝까지의 읽어가면 저자의 표현이 이해가 될 것 이다. - 불안이 그저 트라우마의 결과물이라거나, 그저 사회가 실패하고 있다는 징표라거나, 그저 비논리적인 생각의 산물이라거나, 그저 유전적 취약성 또는 신경전달물질의 담소 또는 두외 속 비정상적인 연결성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맥락 없이 단독으로 취해 신조로 삼으면 위험해진다.
읽어가며, 저자가 아니라고 했던 도서의 소개가 오히려 맞다는 생각도 들었다. 저자는 '저자는 실험실 원숭이다. 안녕! 여기서 나는 겁 많은 해골 모형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이다. 내 모든 뼈를 당신 앞에 드러낸 채로 서 있는다.' 라고 했는데, 그 표현이 어떤 이유에서 였는지 이해가 되었다. 저자가 경험하고 알아간 과정들은 단순한 생각의 사유가 아니라 정말 경험적인 부분이었고 동시에 그 과정에서 과학적인 지식도 약이나 유전 등의 지식적인 부분, 연구와 관련된 내용 그 과정에서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계산심리학과 패러노이드 안드로이드에 대한 내용, 유전학에 대한 내용과 같이 신기하고 처음알게 되는 내용이, 개인적으로 많았다.
또한, 불안을 마주하며 이러한 경험을 했다는 것이 신기했다. 불안을 마주하는 자세라는 것이 자기계발적 도서라고 보기에는 더 깊이있고 노력적이며 남의 이야기가 아닌 저자의 이야기다. 불안함을 버리라 혹은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나아가라와 같은 이야기를 불안을 마주하며 하지 않는다. 그것과는 다르다. 지금까지 그러한 내용이 전반적이고 적절하다고 생각했는데, 불안에 대해 이렇게 경험하고 이토록 지식적으로 알게된 도서는 처음이다.
다양한 치료, 의학적인 내용, 운동 등 저자가 불안을 마주하며 경험한 것들은 정말 다양하다. 하지만 저자에게 불안을 이렇게 하면 해결된다고 말 할 수 있는, 그리고 그렇게 말해준 이는 없었다. 하지만 불안의 반대가 인정이 아니기에, 불안과 불편함의 감정이 느껴서는 안되는 나약함 만이 아니기에, 이전과는 다른 의미로 마음껏 불안해하고, 매일의 기회 가운데 내딛으며 성장할 수 있는 것같다. 특히 이 과정을 용기라고 표현한 부분이 좋았다. - 성장을 향한 내면의 놀라운 능력을 자극한 기회다. 용기란 감정이 아니다. 방향이다.
* 윌북서포터즈 1기 활동을 통해 도서를 지원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