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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맨 - 뉴욕의 컨설턴트에서 시골 우체부로, 길 위에서 찾은 인생의 진짜 목적지
스티븐 스타링 그랜트 지음, 정혜윤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3월
평점 :
서평단 지원도서

메일맨.
도서의 디자인 컨셉 자체가 도서의 핵심이라고 해야할까.
'메일맨'이라는 이름에서도 키워드가 느껴지지만, 도서 디자인을 진짜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저 평화로울 것 같은 표지의 장면과는 다른 문구들이 보였다.
"배꼽 빠지게 웃기다가도 어느새 코끝이 찡해지는 올해 가장 사랑스러운 회고록"
웃기고 찡하고 사랑스럽기까지 하다고?
마치 배달온 우편을 살피듯이 편지를 누가 보낸 것인지 확인하듯이 도서를 이리저리 살폈다.
그런데, 단순히 시골 우체부의 일상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었다.
시작은 '뉴욕의 컨설턴트에서' 그리고 변화의 시기는 '모든 것이 멈춘 그해'였다.
처음 도서의 제목을 보고 생각했던 것과 다른 키워드 들에 오히려 도서의 내용이 궁금해졌다.
게다가 소설도 아니고, 에세이였다. 정말 시골 우체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저자의 소개를 보면, '저자는 애팔래치아의 시골 마을에서 평생 해오던 일과는 다른 종류의 일을 하며 완전히 새로운 삶을 경험한다'라고 되어 있었다. 살필수록 읽어보고 싶은 저자의 이야기, 에세이 '메일맨'에는 어떤 삶이 담겨져 있을까?



책을 살펴보고 저자 소개를 읽으면, 저자의 삶의 변화에 대해 예상할 수 있다. 그런데, 첫 시작 글의 제목을 보면 놀랄 수 있다.
제1장의 제목은 '엿 같은 도시'다. 그리고 제2장의 제목은 '제 발로 떠난 고향으로 돌아오다'였다.
코로나바이러스, 해고 통보, 암투병.
하나의 키워드도 힘든데, 이 세 가지의 키워드가 연결된다. 그리고 그러한 상황에서 저자는 건강보험과 생활비가 절실하게 필요했다.
그렇게, 어려움의 상황과 필요에 의해 고향에서 우편배달부 일을 시작하게 된다. 그것도 오십의 나이에 말이다.
- 그런데 '거울 미로'란 바로 이런 것이다. 이게 정말 성공일까, 아니면 그저 송공의 반사 이지미에 불과한 걸까? 내가 보느 이미지가 진짜 나의 모습일까, 아니면 일그러진 거울이 만들어낸 허상 같은 것일까? 이 건물에서 저 건물로 빛이 반사를 거듭하다 보면 저녁 노을도 여명처럼 보일 수 있는 법이다.
- 3번 시골 구역은 괴물이었다. 길이는 100킬로미터가 넘고 배송지는 724곳에 달했다. 배달 구역은 구불구불 작은 교외 주택가를 거쳐 석탄 광산 기념비를 지나고, 가파른 협곡을 따라 비포장 도로를 타고 올라가 울창한 활엽수립 속으로 어어졌다.
- 관심과 기술만 있으면 낡은 고철도 얼마든지 새롭고 너 나은 무언가로 다시 태어나게 할 수 있다. 그저 충분히 관심만 가진다면.
- 그날 아침, 마운트 자이언로드에서 나는 그것을 느꼈다. 기쁨!
나는 단순히 일을 하는게 아니라 사랆들을 위해 존재하고 있다는 생생한 감각 속에 살았다. 나는 웃었고, 그 웃음은 하루 내내 내 얼굴에 머물렀다.
나는 우편배달부가 되어 있었다.
- 우리가 곤경에 처하면 우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어둠 속으로 우리를 찾아온다. 우리가 도움을 청하기만 하면 손전등과 견인줄과 그밖에 필요한 것들을 가지고 우리에게 와줄 것이다.
괴물이라고 표현되는 길, 제 발로 떠난 고향이라는 표현. 그렇게 처음에는 상황과 그 뒤에 물음과 고민의 문장을 읽을 수 있었다면, 점차 그 문장들은 질문이 아닌 답을 내포하고 나아가 후에는 전하는 문장으로 변한다. 그러한 변화를 스토리로도 알아갈 수 있지만, 문장을 적으면서도 알 수 있었다.
저자의 문장은 위트있다고 해야할가 아니 위트와는 결이 다르지만, 그저 슬프거나 그저 어렵게만 느껴지는 것이 아니다. 왜 웃고 찡하고 사랑스럽다고 표현했는지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문장이다. 그리고 마지막 한 구간까지의 부분에 담아낸 저자의 진심이 좋았다. 첫 시작의 장의 제목과 아주 달라진 분위기랄까. 신기하다.
힘들기만 할 것 같은 어려움에서 새로운 의미로 나아가는 과정. 그리고 삶과 하루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 문장들을 만날 수 있다.
'사람들의 일을 돌보는 순례자의 감각이 그립다' 라는 말로 시작하는 저자의 이야기는 그 시간들을 돌아보는 요약적 시선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그 끝에 적힌 문장과 저자의 경험에서 나오는 표현들이 여러 생각을 전해준다.
- 특별한 일이라곤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또 다른 하루. 하지만 그렇지 않다. 매일매일 특별한 일이 벌어진다.
- 우리는 그것을 나른다. 그리고 가족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 마음을 다잡는다. 힘을 달라고 기도하고, 다시 일어나 그 모든 걸 또다시 해낸다. 마지막 한 구간까지. 모든 편지, 모든 소포를 하루도 빠짐없이.
하루하루가 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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