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날 메모리 도넛문고 9
민경혜 지음 / 다른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가 만날 메모리> 하나의 사건, 두 개의 기억_민경혜 소설/다른




시대를 통과하는 달콤 쌉싸름한 이야기, 다른 출판사의 청소년 문학 '도넛문고'의 새로운 도서를 만났다. 도넛문고의 문구는 청소년 문학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이번에 만난 도서 <우리가 만날 메모리>를 다 읽은 후 덮은 책의 뒷모습에 그 문구가 적혀 있었기 때문에, 다른 날과 달리 그런 생각이 찾아온 것 같기도 하다. 이전에 만났던 <우리들의 마녀 아틀리에>를 읽고 '도넛문고'의 도서를 더 기대하며 기다렸다.

이번에 나온 신간도서 <우리가 만난 메모리>는 조금은 판타지적 느낌을 가지고 있던 <우리들의 마녀 아틀리에>와 달리, 제목부터 서정적인 느낌이 들었다. 아직 읽어보지 못했지만 내용을 조금 알고 있는 <커넥트> 를 쓰신 민경혜 작가님의 도서였다. 그리고 <우리가 만날 메모리>에도 두 소녀가 등장했다.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도넛문고 도서를 만나고 있어, 이전 도서인 <우리들의 마녀 아틀리에>와 연겨하여 생각하게 되기에 간단히 적으면, 두 소녀의 감정선과 갈등, 그리고 가족과 심리적인 부분을 다루는 것에 있어 이전의 도서보다 조금 더 깊이있었다. 감정선이 더 깊고, 읽으며 청소년 시기의 아이들을 생각해보게 된다. 조금 더 자세한 리뷰를 아래의 글에 이어 적으려 한다.







청소년 시기의, 우리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이 생각해 보게 된 것은 '가족'과 '친구'였다. 요즘애들이 부르는 것을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어린 시절에 숫자송을 그렇게 자주 불렀었다. '6십억 지구에서 널 만난건 7럭이야!'라는 부분이 있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그 노래 뿐만 아니라, '옷 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표현도 자주 들었다. 노래를 불렀든 그런 표현을 사용했든, 하나로 통합하여 옷 깃만 스쳐도 인연이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사는 지구에서 우리가 한 학교, 그리고 심지어 같은 반이 되었는데, 그냥 그냥 다같이 잘 지내면 안 되는 건가? 라는 물음표를 아이가 했다면 이상할 수 있지만, 노래 때문인지 표현 때문인지 선생님께서 들려주시는 말씀과 배움 때문인지 여하튼 어린시절의 나는 그냥 그냥 다 같이 잘 지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고.

그런데, 실제로 유치원이든 초등학교든 중`고등학교 든 그냥 그냥 잘 지내는 곳은 없는 것 같다. 어른이 되어서 아이들을 보며 예쁠 나이라고 하고 사이좋게 지내라는 말을 하지만, 사실 그 어른들이 사는 곳이 나중에 사회가 된 것이 아니라 우리는 어린 시절 부터 사회라는 곳을 마주하고 살아가고 점점 크며 그 사회의 특성이 강해지고 어른이 되어서야 이곳이 사회구나라고 말하는 것이 아닐까.

어이없는 표현일 수 있지만, 어쩌면 우리는 유치원생이었던 우리가 키워놓은 사회에서 어른이 되어 입장하는 수준에 불과한 것일지도 모른다. 어른이되면 다른 방향이나 이직, 이사라도 생각할 수 있을 수 있지만, 그 이전의 시기에는 그것도 어렵다. 그렇다면 어쩌면 청소년 시기가 가장 치열한 삶의 순간일 수도 있겠다, 싶다. 독립성보다는 의무성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 시기이면서도 유치원에서 부터 키워가는 작은 사회가 가장 그 특성을 드러내는 상태일테니. 또한, 그러면서도 그 시기이 갈등고 상처는 어른이 되어서도 쉽게 아물지 않고 그 때의 잘못은 유치원때의 잘못과는 달리 어른이 되어서도 무게가 따라오기도 하니까.

책 속 주인공과 같은 청소년시기를 보낸 것은 아니다. 어쩌면 그 아픔을 모르기에 더 공감하며 읽어가지 못하는 부분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청소년시기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책 속의 이야기로만 생각되지 않는다. 이 책은 청소년시기라는 경험하거나 이미 지나왔을 수 있는 시기의 우리를 다시 생각해보게 해준다. 그리고 그 중에서 가장 많이 생각해보게 된 키워드가 '가족'과 '친구'였다.


가족, 친구


청소년 시기의 가장 많은 갈등과 고민이 '가족, 친구'인 것 같다. 가족이란 어떤 존재일까, 그리고 서로를 어떻게 마주해야 할까, 하지만 언제나 이 과정에는 정답지는 존재할 수 없다고 본다. 기억을 왜곡하고 자신에게 최면을 걸며 잊어버리고 싶은 순간이 와버릴 수 있지만, 언제나 마주하는 가족도 그 저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 순간을 처음 마주하고 있는 사람이기에. 하지만 가족이라는 이름은 특별함을 지니고 있다. 가족은 아픔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서로에게 상처가 되기도 한다. 사랑하기도 하고 함께 한 순간이 소중하기도 하면서 서로에게 말하지 못하는 갈등과 아픔을 간직하기도 한다.

여기서 아라와 은경(아라 엄마)의 갈등과 아라의 이야기를 다룬 부분이 인상깊었다. 생각하지 못했던 이야기. 그 심리적인 부분과 기억을 소재로 전하는 내용을 읽으며, 내용을 적으면 스포가 되므로 다 쓸 수 없지만, 엄마의 마음과 딸의 기억 그런 의도가 아니었고 그러고 싶은 부분이 아니었다는 것에 왜곡되고 불완전하게 마주하게 되는 지난 시간,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은 누구를 원망할 수 있는 부분도 돌이켜 지우거나 없애야 하는 것도 아님을 생각하게 된다. 가족과 친구, 이 두 가지 소재를 심리적인 측면과 이야기의 특색있는 배경적 세계관 가운데 기억이라는 소재로 잘 담아냈다는 생각이 든다.

과연 지금의 청소년 들은 친구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표현할까? 어떤 표현, 어떤 단어를 사용할까, 개인적으로 이 궁금증은 긍정적인 단어에서 시작되지는 않았다. '생존'이라는 단어가 그렇다고 부정적이라는 것은 아지만 내가 기억하고 있는 과정에서 한 학생이 '생존'이라는 표현으로 친구를 사귀고 버리고 떠나고 만나고 한다는 것에 조금 놀랐었다. 모두 함께 잘 지냈으면 이라는 어린 생각의 기반이 있기에 그 표현이 충격적이었을 뿐이지, 많은 아이들에게는 당연한 표현이자 이미 작지 않은 사회라는 것을 증거하는 표현이었다.

친구를 의미있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오래 유지되고 지속되며 추억하는 과정이, 단지 책이나 드라마에서만 존재하지 않기를 소망한다. 조금 더 서로를 마주하고 웃는 시간이 오래 유지되어질 수 있기를, 바라본다. 어쩌면 말도 안되는 욕심일지도 모르겠다.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서로를 경쟁대상자 혹은 스터디를 위한 관계, 그리고 도움과 필요를 위해 옆에 두는 관계, 같이 하다가도 내 이익과 진로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손절도 쉽게 가능한 그런 표현이 당연한 사회에서 우정이나 친구 같은 것이, 그런 언어적 표현도 얼토당치 않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바람과 우려, 현실과 한숨 가운데 그럼에도 이 책의 마지막은 따스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든다. 이 두 소녀가 다시 생각하고 다시 질문하게 된 그 말을 다른 청소년들도 혹은 청소년이 된 어른 들이 다시 읽으며 스스로에게 건네보길 바란다. 그리고 어린 시기가 아니어도 다시 마주할 수 있다면, 용기를 내어 그 친구를 찾아가는 시기가 있는 누군가가 있기를, 하는 마음을 담아 적어본다.


편견, 아쉬움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장애학생을 도왔다는 내용으로 적은 부분은, 편집자도 작가도 아니고 그냥 읽는 독자여서 이렇게 적어도 되나 싶긴한데, 이 부부은 지구와 비자에 대한 부분에서 도움을 연결하며 그 상황과 행동을 말하려는 한 부분의 흐름 중에 있는 것이겠지만, 차리리 없애거나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인지 알게 적혀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장애=도움'이라는 편견이 청소년 소설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는 것이 읽는 순간 느껴졌다. 개인적인 착각의 느낌일 수는 있다. 하지만 학생이든 사람이든 모두다 도움이 필요하고 구체적 내용 없이 에피소드 정도로 학생을 도우려다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을 적는 것이면 그렇게 하면 되는데, 거기에 '장애'리는 글자를 붙여 쓰며 구체적인 어떤 도움인지도 나오지 않고 장애학생이니 도움이 자연스럽게 생각되는 것 처럼 적힌 것이 이상했다. 선생님이 과하게 개입하고 나오는 스토리에서 비자 등의 어려움이 있을 뻔한 어려움이 있을 이유가 '장애'만으로 어떤 것을 말하려 하는 것이었을까? 도움을 주려다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을 적으려 하는데, '장애'라는 단어를 넣으면 아, 당연히 도움이 필요했겠다고 생각하겠지라는 것일까 아니면 장애학생이니 도움을 엄청 주어야 했다는 의도적인 부분이었을까, 교육에 있어 장애를 지니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적 도움을 주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이들도 독립적인 삶을 살아가는 과정을 배우고 노력하며 살아간다는 인식의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도움이나 수동적인 부분에서 능동적이고 함께하는 부분으로의 바뀐지 오랜인데, 신간도서에 이렇게 내용이 담겨져 있는 것이 그리고 그것을 당연하다고 넘기는 한 줄 하나에 무의식적으로 당연한 듯한 시선이 생길 수 있는 것을 놓치고 있었던 것 같아 아쉽고 조금은 실망감이 들었다.

그리고 심리적인 부분이 깊고 갈등도 깊다. 사회적인 부분에서도 언급되는 소재들의 사건도 있다. 그런데, 뒷 부분의 갈등해결이 그 깊이와 심리적인 부분고는 다르게, 기대보다는 가볍게 마무리 되었다. 아이들의 상처라고 금방 해결되지 않는다. 갈등을 해결하고 해피엔딩의 마무리가 필요할 수 있지만, 조금 더 도입과 중반부의 깊이가 끝까지 유지되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아 마무리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그렇지만, 여전히 눈길이 간다. 한번쯤은 읽어보기를, 특히나 청소년 시기의 부모님꼐서 그리고 청소년시기를 살아가는 학생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도서다.


글을 마치며

표지를 보며 상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흐름, 시작의 도입부를 읽으며 이런 내용이라고 다시 짐작했던 것과는 또 다르게 흘러가 흥미로움도 있었다. 그리고 책의 세계관과 현실의 아이들, 그리고 내용을 읽으며 마주하는 질문들이 청소년 도서지만 많은 이들에게도 의미있는 부분이라고 생각되었다.

어쩌면 특정한 조금 다른 상황의 아이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글쎄. 오히려 도서를 읽으며 어른들의 말로는 예쁘고, 좋은 시기라고 하지만, 실제로 아이들에게는 피할수도 없는 그 안에서 아이들만의 날카롭고 마음시린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어른이 되어서도 과거 청소년 시기의 이야기들과 행동들이 단순히 어린아이의 이야기로만 사라지지 않는 다는 것을 언론 등을 통해 느끼게 되는 시대이기에, 더 이야기를 읽으며 여러 생각들을 마주하게 되는 것 같다. 편견과 마무리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남기도 했지만, 자주 눈길가는, 그리고 읽어보기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도서였다.

우리가 만날 메모리, 책 속 주인공의 상황에서 나온 표현일 수 있지만, 읽으며 가족과 친구 그리고 지나온 또는 잊혀진 청소년 시기의 누군가를 혹은 그 시기나 상황을 떠올리며 모두가 자신에게 말해볼 수 있는 표현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청소년이라는 말을 빼고도, 기억과 심리적인 측면을 생각지 못했던 시선으로 전개해 간 부분이 이 신선했다. 생각보다 잘 읽히고 생각보다 빠르게 넘겨져 읽다가 벌써 거의 다 읽었다며 놀라기도 했다. 또한, 청소년 도서지만, 이 도서는 청소년 시기의 딸이 있는 어머니께서 읽어보시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앞서 적었지만, 청소년 시기의 부모님꼐서 그리고 청소년시기를 살아가는 학생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도서다.

 *다른서포터즈 1기 활동을 통해 도서를 지원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