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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 자본 - 본질의 미학
김지수 지음 / 포르체 / 2025년 9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감각 자본' 블랙에 분홍 표지 그런데, 분홍색 색감을 보고 예쁜 분홍이다,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고 심플하지만 고급스럽게 보이는 디자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 도서의 제목이 '감각 자본'이라니 더 읽어보고 싶었다. 특히 '오늘날 소비는 피룡가 아닌 의미를 사는 행위이다. 선택에는 철학이 있고 소비에는 미학이 있다'라는 표지의 문구에 관심이 갔다.
■ 저자 김지수님은, '취향과 감각, 일상의 문화철학을 탐구하는 리빙 디자인 전문가이자 문화 에세이스트'라고 소개되어 있다. 그리고 2006년 드라마 <궁>과 함께 '나비장 시리즈'를 기획하며 리빙 트렌드의 선두에 섰다는 내용과 2010년에는 북유럽 가구를 국내 온라인 시장에 최초로 도입해 새로운 리빙 문화를 열었다는 등의 소개글을 보며 저자의 글 속 내용이 더욱 기대되었다.



■ 혹여나 읽어가기 어렵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는데, 오히려 시작부터 관심이 가는 이야기였다. '디럭스와 럭셔리'는 같은말이라고 하는 내용을 보며 무슨 말일까 했는데, 쉽게 이해가 가고 읽어가면서도 흥미로웠다. '대용량, 빅사이즈, 가성비' 소비자가 좋아할 만한 키워드 그리고 그러한 키워드로 무장한 단어 '디럭스' 그런데, 디럭스의 본래 의미는 대용량이 아닌 '사치스러운 욕망'이라는 뜻을 가진, '럭셔리'와 동일한 어원을 가진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가 '명품'이라고 알고 있는 단어, 그렇게 말하는 단어는 원래 '럭셔리 굿즈'였다. 즉, 사치품인 것이다. 그런데, 1980년대 수입 자유화 조치에 따라 해외 유명 브랜드들이 대거 들어오면서 수입업체는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고 럭셔리 굿즈를 사전 뜻 그대로 '사치품'이라 명명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전적으로 '필요 이상의 돈이나 물건을 쓰거나 분수에 지나친 생활을 함'이라고 정의된 사치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을 아무래도 마케팅이든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든 긍정적이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이렇게 알고 다시 '명품'을 생각해보고 그것에 '사치품'이라는 단어를 붙이고 보니 사고자 하는 원하는 의욕이 확떨어진다. 본질적인 가치를 말하는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어쩌면 그러한 명품적 시선보다는 과시적 경향이 강한 사치품이라는 이름의 태도가 현재에는 더 많이 만연히 퍼져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찾아 읽게 된 부분은 '3장, 미래라는 감각: 오늘과 내일의 경계에서'의 부분이다. 키워드에서 부터 관심이 간다. '문해력과 기획력', '플랫폼 감식력', 'AI', '디지털 플랫폼의 변화와 케이팝'. 이러한 키워드가 갑작스레 올해 이슈화 되거나 등장한 것은 아니다. 어느 키워드라고 할 것 없이 최근 이라는 표현보다도 이제는 조금 이전이라고 해야할 시기에 걸쳐서 계속 이슈화 되어지고 있는 키워드이다. 그만큼 계속 살피고 알아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AI에 대한 부분이었다. 지금은 더 이상 미래라고 말하기 어려운 이제는 ai를 활용하는 것이 일상화 된 현실이다. 그런데, 그러한 과정에서 직업에 대한 갈등을 이미 경험하는 이야기, 안정성과 위험에 대한 부분, 그리고 활용이 아닌 의존의 범위와 점점 줄어들고 어려움이 생기는 사람간의 소통 등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저자의 이야기에서 '국내 최초로 이미지 생성 AI봇을 이용하여 만든 가구'에 대한 부분에 관심이 갔고, '모든 AI는 인간이 바라는, 세세한 욕망이 무엇인지 알 리가 없다. 인간이 알려줘야 그때야 자신들의 능력을 발휘하는 존재다. 적어도 그들이 사람처럼 자의식을 가지기 전까지는 말이다'의 부분에서도 여러모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오늘날 소비는 단순한 기능 충복을 넘어 감각적이고 미학적인 가치를 구매하는 행위로 발전했다. 디자인, 스토리텔링, 블랜드 정체성 등으로 형성되는 감각 자본은 감성적 경험과 미적 감수성의 축적이라는 점에서 문화 자본과 구별될 수밖에 없다. 본질을 파고드는 취향과 감각의 세계를 당신과 함께 나누고 싶다.
■ 요즈의 트렌드와 변화, 무엇이든 빠르기에 그 과정에 초점이 있을 줄 알았는데, '오래된 벗들은 구식이어도 진부하지 않다'라고 말하는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이러한 도서를 마주하며 가지고 있던 편견이 있었다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도서에서 예술, 물건, 소비, AI, 책과 서평 등의 다양한 소재가 등장하는 것도 흥미로웠다. 생각보다 지루하지 않고 신선하고 새로운 시선으로 생각해보게 되는 글을 담고 있었다.
소비문화와 브랜드에 관심이 있는 분, AI등 미래의 변화와 전환적 시선의 주제에 관심이 있는 분, 문화와 자본의 시선에 대한 통찰을 기르고 싶어하는 분께 추천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