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늘부터 우리는 ㅣ 라임 어린이 문학 52
김혜정 지음, 해마 그림 / 라임 / 2026년 9월
평점 :
서평단 지원 도서

'오늘부터 우리는'
뒷 말을 다 듣기 전에 그 의미를 알게 되는 말.
그냥 그 문구로 왠지 모르게, 콩닥콩닥 쿵쿵!
두근거림이 함께 온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이 도서는 달랐다
그냥 아이들의 콩닥거림을 소재로 사용한 스토리가 아니라,
그러한 관심이 생기는 것이 당연한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에게
어떻게 다가가 문장을 건넬지, 마음에 전하는 메시지와 의미를 깊이있게 고민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부터 우리는'
좋아하는 마음, 그렇게 마주한 나의 낯선 진심.
그것을 표현하고 그 표현을 받은 상대의 마음을 마주할 때,
내 마음만이 아닌 다른 사람의 마음을 마주하고 그것이 내게 다시 또 다른 의미로 자리 잡을 때
아이들은 그 좋아함을 대하는 과정, 열세살의 서툴고 반짝거리는 성장통을 어떻게 마주해 나가는 지를 읽어갈 수 있다.
특히, 현실 속에서 그러한 마음으로 고민이 많은 아이들이 끝까지 읽어가 고민하고 주인공과 함께 성장하기를 바란다.
책을 잘 읽지 않는 학생이어도 잘 읽을 것 같다.
두꺼운 도서가 아닌 얇은 도서이고 스토리가 아이들이 관심을 가지며 궁금해하며 읽어갈 것이다.

손바닥을 펴 보았다. 아직도 손끝에 짜릿한 느낌이 남아 있었다.
-
달라진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저 똑같이 다니는 학교이고 친구들인데,
낯선 감각이 느껴지고, 어색한 감정에 무언가 모를 느낌이 오래 남는다.
그렇게 보통 친구 혹은 같은 반 학생에서 이성 친구로의 마음의 변화가 찾아온다.
그런데, 그 변화는 시험처럼 채점되지 않는다.
그리고 그 낯선 감정과 변화를 마주하면서 우리는 누군가에게 조금씩 다가가기도 한다.
그 낯선 감정을 주인공 유준이는 어떻게 마주할까?
-
서연이 나를 보고 환히 웃었다.
나도 서연을 향해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근데 내가 왜 이러지?
이상하게 가슴이 뛰었다.
-
내가 왜 이런지 질문해도 그 질문에 대답을 해줄 수 있는 사람도, 명확한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도 '나' 자기 자신이다.
마음이라는 것은 나이와 관련없이 그 주체가 자신이기에 스스로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단순히 공부하는 과정이 아니다. '이상하게 가슴이 뛰었다'에서 어떤 글자도 누군가 알려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좋아하는 마음은 쿵! 하고 인지하고 쾅!하고 커지는 것 같다.
그 쿵쾅거리는 마음, 그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그 후로 틈만 나면 서연이 생각났다.
그리고 서연을 생각하면 괜스레 기분이 좋아졌다.
-
그래도 나는 서연이 좋았다.
왜 좋은지 이유를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그냥, 좋았다.
서연과 둘이 만나 또 떡볶이도 먹고 싶고 대화도 하고 싶다.
-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이성친구, 연애 등의 이야기에서 '떡볶이'는 필수인 걸까.
매콤한 떡볶이, 좋아하는 마음은 단순히 달콤하지만은 않다는 의미인 걸까.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기 전, 그 마음을 인지하고 간직하는 시간.
책을 읽다보니, 마음을 인지하면 그 다음 표현이 고백으로 생각했는데, 좋아하는 과정에서 짝사랑은 필수코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기 전, 그 마음이 나의 마음 속에서 머무는 짝사랑의 시간을 거치는 구나.
다시 생각해보면, 열 세살의 소년이 자신의 마음을 인지하고
그 설레이는 콩닥거림의 시간을 가지고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까지 마주하는 과정, 그 좋아함의 성장통은 마치 떡볶이 같다.
유준이는, 그 마음을 어떻게 표현하고 서연이의 마음을 어떻게 마주했을까?
[책 속 문장]
"그래서 연애를 수학 같다고 하는 거야.
싸늘함이 통하는 것은 내가 상대에게 어느 정도 괜찮은 사람으로 인식이 되었을 때나 가능하다고."
-91쪽

나는 서연에 대해 알고 싶은 게 많다.
서연이 궁금해질수록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덩달아 알게 된다.
서연 때문에 나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된다.
서연은 거울같다.
계속 나를 들여다보게 만드니까.
-99쪽
사람의 마음이 참 이상하다.
서연에게 거절당하고 난 뒤, 금방 서연을 잊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나, 너 싫어? 그럼 나도 너 싫어, 하고 말이다. 하지만 그게 생각처럼 쉽지가 않았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해찬도 조용했고, 도현도 말이 없었다.
마음은 때로 의심될 수도, 배신당할 수도, 거절당할 수도 있다.
-137쪽
처음에는 남학생들이 좋아하는 마음을 인지하기 전에, 누가 여친을 먼저 만드는지 내기하는 부분에서 별로 추천하고 싶은 도서는 아니라고 생각되었다. 그래도 읽어가는데, 뽀뽀는 했는지 등을 묻는 부분에서 오히려 아이들이 보면 좋지는 않을 것 같고 걱정이 되는 부분이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의 장점은 그런 부분을 넘어간 뒤 주인공 유쥰이가 단지 여친을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 정말 서연이를 좋아하면서 시작된다.
초등학교 6학년이 다섯 명 쯤 누군가를 사귀어 본 것도 그럴 수는 있다고 해도 마치 그 아이가 멋진 모습처럼 연결되는 부분에서 그렇게 말한 것이 과연 좋은 것일까, 싶다. 고등학생도 아니고 6학년 이면 아주 자주 바뀌었다는 것 아닌가? 그것과 함께 좋아하는 사람을 사귀라는 연결멘트가 적절한 것인지 좀 생각해보게 된다.
이성에 대한 관심이 조금 씩 생기기 시작한 유준이가 멋있어 보이는 남학생에게 솔직하게 물어보면서 조언을 구하는 부분, 거기서 좋아하는 사람을 사귀라는 그 학생의 말과 다른 부분에서는 고개가 끄덕여지지만, 이성에 대한 관심과 고민으로 책을 보는 아이들이기에 작은 연결고리에서도 더 고민을 했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한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일단 그 학생은 다른 학생들보다 조금 더 성숙하고 멋있는 것처럼 나왔으니 아이들이 읽는 시점에서는 그 학생의 모든 것이 멋진 것처럼 느껴지기 쉬울 것이다.
이성에 대한 관심과 고민은 초등학교 4학년 부터는 아이들 사이에 오가는 주제가 되기도 하고, 5학년 부터는 중심이 되며 6학년은 더욱 그러한 부분에서 예민해지기도 하고 숨겨진 마음과 고민이 복잡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드라마나 영화, 소설 등을 보며 과하고 오해하기 쉬운 쪽의 로맨스를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에 이성에 대한 관심과 서로 좋아한다는 것과 그 마음을 고백하는 것, 그리고 그 마음이 받아들여질 수도 있고 거절 당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아는 것, 나아가 그러한 과정에서 자신의 마음을 돌보는 것과 좋은 관계 가운데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을 배워가는 것이 필요하다.
도서 '오늘부터 우리는'은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후반부로 갈 수록 아이들이 정말 배워야하는 자신의 마음을 인지하고, 어떻게 표현하며, 그 결과가 하나의 답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배울 수 있는 책이었다.
특히, 주인공의 고백과 여학생의 반응, 그리고 이후의 둘의 관계와 성장에서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책이었다.
아이들이 이성에 관심을 가지고 마음을 표현하는 과정을 다루면서도, 교육적인 메시지를 의미있게 담아냈다는 점에서 이러한 주제를 다룬 도서 중 가장 좋았다.
아이들은 자신의 마음을 인지하고 표현해 보는 과정, 그리고 서로의 마음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나아가 그 과정의 끝이 커플이되거나 아예 보지 않는 관계가 되는 것이 결과가 아니라는 것을 아는 것도 필요하다.
이 책은 아이들이 좋아할 소재를 다루면서도 단지 고백과 그 결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인지하는 과정과 그 마음을 마주하며 고민하는 과정 그리고 그 마음을 표현하고 그 후에 다른 사람의 마음을 존중하는 것을 담고 있었다. 무엇보다, 그 마음을 표현한 후에는 단지 결과로 커플과 솔로만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과 서로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부분도 있어 인상깊었다. 귀여운 아이들의 철없는 내기처럼 시작되지만, 그 과정에서 어리숙해보이는 남자아이가 점점 성숙한 소년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읽어갈 수 있었다.
읽으며 어쩌면 어른들은 그 시절의 자신을 떠올릴 수도 있고, 자녀가 있으신 분은 그 자녀의 마음을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서로의 좋아함이 동일하다면 더욱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틀림으로 채점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알아가고 그 마음을 용기내어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도 존중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주인공의 시선을 따라가며 아이들도 자신의 마음에 대해 고민하고 나아가 주인공 유준이와 함께 서툰듯 성장하며 반짝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