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책을 읽으며 인덱스를 붙이고 생각을 해보게 되는 부분과 마음에 담게 되는 문장이 많았는데요. 그 중 몇 문장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책 속 문장]

영주는 정답을 안고 살아가며, 부딪치며, 실험하는 것이 인생이라는 걸 안다.
그러다 지금껏 품어왔던 정답이 실은 오답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 온다.
그러면 다시 또 다른 정답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 평범한 우리의 인생.
그러므로 우리의 인생 안에서 정답은 계속 바뀐다.
(32쪽)

"한번 해보는 거예요.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 고민하는 대신 우선 써보자는 생각이었어요. 한번쯤은 이렇게 살아보고 싶었으니까."
성급하게 주장하는 대신 느린 템포로 문장 하나하나를 뱉어내는 작가들을 보며 영주는 묘한 안도감을 느꼈다.
그들이 말을 하는 모습처럼 어리숙해 보이더라도 조심스레 한 발 한 발 살아가도 될 것 같아서.
(54쪽)

"음악에서 화음이 아름답게 들리려면 그 앞에 불혐화음이 있어야 한다고요.
그래서 음악에선 화음과 불혐화음이 공존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리고 인생도 음악과 같다고요.
화음 앞에 불협화음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인생을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는 거라고요."
(132쪽)
누군가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사는 삶보단 내가 살고 싶은 삶을 사는 게 더 맞지 않을까.
(133쪽)

"목소리요. 작가의 목소리.
문장이 다소 서툴러도 좋은 목소리를 가진 작가의 글을 읽으면 힘이 느껴지잖아요.
좋은 문장이 중요한 건 이 목소리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문장이 목소리를 분명하게 드러내주거든요."
(148쪽)

"그렇긴 한데, 재미있는 일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숨통이 트이기도 하니까."
"숨통이 트이면 삶이 더 견딜 만한 것으로 생각되기도 하니까."
(192쪽)
"책을 읽다 보면 알게 되는 게 있어. 저자들이 하나같이 다 우물에 빠져봤던 사람이라는 걸.
방금 빠져나온 사람도 있고, 예전에 빠져나온 사람도 있고. 그리고 그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아.
앞으로 또 우물에 빠지게 될 거라고."
(193쪽)

"마른 우물에서 한번 일어나보는 것도 좋을 거라고는 생각해.
한번 그래 보라는 거지. 그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몰라. 아무도 모르니까 한번 해보라는 거야.
궁금하잖아. 일어나보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195쪽)

"자고로 자기가 어디쯤에 서 있는지 아는 사람은 걱정할 필요가 없는 법이거든요.
언닐 너무 많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요."
(259쪽)
답을 억지로 만들려다 보면 내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하게 돼. 내 마음을 곡해하거나 속이게 되기도 하지.
그러니 그냥 솔직하게 써. 지금 고민하고 있지?
그럼 나 고민하고 있다, 하고 쓰면 돼. 도대체 뭐가 정답인지 모르겠다고 투덜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야.
(275쪽)

"한번은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삶을 살아보는 거예요.
그리고 다음엔 꿈을 좇는 삶을 살아보는 거죠.
그리고 대망의 마지막 삶을 살 땐 나한테 더 잘 맞았던 삶을 사는 거예요. 아주 즐겁게."
(3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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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남는 문장 생각해 보게되는 말, 멈추어 떠올려보게 되는 장면이 많은 책이었습니다.
잠시 멈추며 오래 거닐게 되는, 시선의 흔적이 있는 책은
그만큼 여운을 주는 책이되고 그 문장도 오래 마음에 남아 저에게 말을 걸고는 합니다.
저는 '마른 우물에서 한번 일어나보는 것도 좋을 거라고는 생각해.'라는 문장과 함께 '내 마음을 들여다 보기, 숨통이 트이는 삶, 좋은 목소리'라는 세 가지 표현이 마음에 많이 남았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문장이 마음에 남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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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또, 떨어졌다.
슬픈 건가. 속상한 걸까. 기대가 컸던 만큼 슬픔도 클 줄 알았다.
슬프다면 슬픈거고, 속상하다면 그것도 그거대로 그런거겠지. 아니면, 그렇게 반응할만한 가치가 없거나.
그대로 앉아 화면에 적힌 글자만 멍하니 바라보았다.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는 것 같지만 무엇을 깊게 살펴보듯 또는 급히 찾는 것처럼 시선이 천천히 그리고 빠르게 움직였다. 아무 의미없는 헛발질. 헛된 응시. 피로만 쌓는 무의미적 노동을 멈춘 건 노트북이었다. 오랜시간 움직임이 없어 검은 화면으로 바뀐 노트북. 이젠 더 이상 내 이름을 찾지 않아도 된다. 아무리 보아도 내가 쓴 글의 제목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꺼라. 노트북도 생각도. 모두 꺼. 자발적으로 끄는 게 어렵다면, 이렇게라도.
꺼져라.
그냥 누웠다. 그 와중에 추운 건 싫다고 이불을 덮고 누웠다. 하지만 눈이 쉽게 감기지 않았다. 별하나 없는 하얀 천장만 바라보았다. 뭔가 글자들이 떠 도는 것 같은데, 그 글자의 형태도 의미도 무엇인지도 알수 없는 기분.
"아아."
알 수 없는 것에 둘러 싸인 기분이 싫어 소리를 내뱉었다. 주변의 글자가 사라지고 내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약하지만, 효과가 있었다.
이렇게 혼잣말을 중얼거려볼까. 그럼 자려나.
"글을 언제부터 쓰고 싶었을까. 스토리라는 것을 처음 써본게 언제더라. 아, 정확히 20년 전이네.
질문이 갑자기 튀어나왔고, 대답도 재빠르게 따라왔다.
20년 전. 20년이라니. 생각보다 큰 숫자에 짜증이 났다. 숫자보다 더 짜증나는 건 여전하다는 거다. 나이는 먹었는데, 내 글의 위치는 여전히 시작도 없는 백지 같은 존재다. 마치 천장처럼.
"젠장,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같은 자리야."
그 말을 하며 몸을 옆으로 웅크렸다. 글을 쓰지 않으면 이젠 좀 편히 잘 수 있지 않을까. 그런걸까.
왜 글이 쓰고 싶었을까.
책을 좋아하니까.
책을 좋아했어?
아니, 지금도 책을 좋아하는데.
그럼, 좋아만 해. 그게 너에게 좋아.
왜?
왜, 라니. 좋아만 해. 거기까지야. 글은 아니야.
글도 책이 좋아서 쓰는 건데. 좋아만 해서 쓰는 거야, 글도.
무슨 말이야?
알잖아.
책 좀 많이 본다고, 글 쓰고 칭찬 좀 받았다고. 그래서 기분이 좋았을까.
단순하게 끄적이는 문장이 아니라 인물이 있고 사건이 발생하는 이야기를 갑자기 적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려웠다. 들떠서 움직이던 연필은 생각보다 빨리 멈추었다. 쉽지 않았다. 이어가는 것도 어려웠지만, 그 끝을 담는 것은 나의 영역이 아닌 듯 했다. 무엇보다 글이 쉽지 않다는 게, 당혹스러웠다. 쉽지 않다니, 쉽지 않다니. 이 말을 중얼거리며 움직이던 연필은 끝내 그 글의 마침을 적어내지 못했다. 마치 오늘의 내 이야기처럼.
쉽지 않은걸 알았는데, 왜 여전히 붙들고 있어?
그날, 나는 결론을 아예 내지 못한 것은 아니다. 스토리와는 관련 없을 뿐, 결론이 있었다.
나는 글을 쓰겠다.
쉽지 않고 너무 어려운데, 그럼에도 이게 하고 싶으니
나는 어른이 되어서 글이라는 걸 꼭 쓰겠다.
제대로된 작품을 완성하고 말겠다.
말아먹었다.
라고, 그 아이에게 말하려다가 말았다.
그 시절의 어린 나의 마음이 내게도 남아 있을까. 가을 바람이 불어온다. 바람은 두려움을 싣고와 내게 물어본다.
으아아, 추, 에취!
추위에 부들부들 떨며 손을 뻗었다. 옆 창문을 열어 놓고 자니 바람이 불어오고도 남지.
몸을 조금씩 움지이는데, 이불 속 마저 추웠다. 미지근한것도 아니고 손발이 시려웠다. 설마, 하고 전기장판을 확인하니 켜놓지를 않았다.
아, 이참에 감기걸리려 작정했나보네. 정신차려라. 글이든 뭐든 아프면 네 손해다.
마치 남이야기처럼 자신을 탓하며 전기장판 온도를 3도로 올렸다.
이제 좀 따뜻해지겠지, 라고 읊조리며 눈을 감으려는 데 현관문 쪽으로 둔탁한 소리가 났다. 무언가 부딪힌 듯한 익숙한 소리.
혹시나 하고 문을 열어보니 역시나 택배가 왔다. 또, 책이었다.
한 달에 열권만 읽자. 라고 했는데, 한 주에 열권은 책상위에 쌓이는 책들.
나는 왜 책을 읽을까.
이건 왜 글이 쓰고 싶었는지와 답이 같았다.
책이 좋아서.
좋으면, 좋아만 할 걸 그랬나.
나는 정말 그런 사람인가봐.
글을 쓰지 않아야 하는 사람.
좋아만해 라더니, 딱 거기까지인가봐.
그런데, 그럼에도 여전히 책이 좋다는 거네.
참나, 그게 결론이구나.
그래서 다시 읽어냈다.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책의 제목을 작은 소리로 말해보았다. 오늘 처음 만난 책도 아니었다. 100만 부 에디션이 나오기 전에 이미 소장하고 있는 책이었다. 한 때는 꼭 읽어보고 싶은 책이기도 했고. 그런데, 마저 펼치지 못한 그런 책이었다. 글에 담긴 정서와 느낌이 내가 쓰고자하는 글과 비슷한 길 위에 있는 것 같아서 때로는 외면하고 싶은 그 책을 천천히 펼쳤다.
넘어가는 페이지만큼 마시는 커피와 간식의 양이 증가했다.
먹고 마시고 읽고, 읽고 마시고 먹고.
이불을 두르고 앉아 그렇게 한 손으로는 책을 다른 손으로는 먹을 것을 잡았다.
웃었다가 멈춰 생각했다가, 천장을 보며 질문하기도 했다. 그런다 누워서 보기도하고, 앉아서 보다가 다시 커피를 마셨다.
생각보다 시간이 꽤 많이 흘렀다. 그저 그 자리에 앉아 책 하나 잡고 살을 찌우는 시간이.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런대로 괜찮았다.
모든 것을 버리고 서점에 멈춰 있는 여자, 취업이 되지 않아 알바를 하고 있는 남자, 매일의 싸움과 고통에 이혼한 사람, 회사를 그만두고 멍하니 시간을 보내는 사람 등등. 멈춰 있는 존재들의 이야기라고 생각되었다, 처음엔. 그런데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수록 그들의 걸음을 읽어가게 된다.
무슨 이야기냐고 묻는 다면, 나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다.
어떤 책인지를 묻는 다면, 진심이 담긴 책이다.
가볍게 적혀있는 것 같은 문장과 상황 가운데도 그 문장을 다시 읽어보며 생각에 잠기게 되는 건, 책 안에 그리고 인물들이 서로에게 건네는 문장안에 진심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라고. 그들의 시선과 마음을 따라가며 붙인 인덱스가 생각보다 많았다. 마치 계단 처럼 쌓인 그것들은 내가 책을 통해 담아간 걸음이다. 책 속의 인물들의 위치는 어쩌면 같은 수도 있다. 여전히 휴남동 서점에서 서로를 만나고 겉으로보면 그리 다르지 않은 하루를 보내고 있을 것이다. 여전히 제자리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들에게 그 자리의 온기와 의미가 변했다.
어쩌면, 도서의 앞 뒤의 표지가 연결된 듯 다르게 표현된 것은 이런 의미였을까.
밝아보이지만, 마냥 맑은 날씨는 아니라고. 따스해보이지만, 사실은 비에 축축 졌었다고. 그런데 그곳에 분명 해가 뜬다고.
거창한 변화가 없어 보이는 뒷 표지지만 그 가운데 하늘에 무지개가 보인다.
숨통이 트이는 시간. 해가 떴다는 증거. 따스한 온기를 무지개를 통해 담아낸 것 같다. 그래서 그 무지개를 쓱쓱 쓰다듬어 본다.
책을 다 읽고 자리에서 일어나니 추위가 몸을 감쌌다. 집 안에 있어도 이렇게 떨고있다니, 그것도 주말에.
두리번 거리니 이유가 바로 보였다. 거실 쪽 창문이 열려 있었다. 창문을 닫으러 거실로 가다 멈춰서 밖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거실에서는 나무 한 그루 보이지 않지만, 이렇게 베란다에 가까이 서 있으면 보이는 나무들.
여기 언제 서 봤더라. 초록색이었던 것 같은데.
창문 밖의 나무들은 어느새 다양한 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눈에 띄는 빨간색, 짚고 깊은 초록색, 물에 색에 빠진 것 같은 연주황색 등등.
휘휘 소리와 함께 나무가 흔들렸다. 바람은 나무를 흔드고 내게 불어와 물었다.
글을 지금도 쓰고 싶니?
여전히 그 질문을 가지고 있었다.
여전히 책을 손에 잡고 있었다.
잠시, 책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멍하니, 지금은 이 표현도 싫지 않았다.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가능하다면, 성과를 내는 것은 불가능해도.
글을 쓰고 싶다. 그것도 그런대로 괜찮지 않을까.
글을 쓰고 싶었던 이유는 좋아해서인데, 그렇게 좋아한다는 이유로 도망가고 싶지는 않았다.
도망이 아니라, 선택을 해보자. 되든 말든 이 과정을 해내보자.
하고 싶은 것을 할 시간을 내게 허락하며, 그 과정을 해내고 있는 거니까.
어쩌면, 제자리가 아닐지도 몰라.
인생은 채점지가 아니니까. 그 자리도 등수도 매김질 하지 않으려 해 본다. 대신, 그저 숨을 내귀어보자. 숨통이 트이는 시간으로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게 해줘 보자. 내가 나에게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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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이나 가족의 기대에 지친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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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언가 마음을 복잡하게 하는데, 그게 무언인지 몰라 그저 마음을 누르고 있으신 분
• 평범한 이들의 이야기 가운데 마음을 만져주는 문장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