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의 흑역사 - 인간은 믿고 싶은 이야기만 듣는다
톰 필립스.존 엘리지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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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의 흑역사> 지적인 개소리, 그럴듯한 헛소리의 역사!_톰 필립스` 존엘리지 지음, 홍한결 옮김/ 윌북





‘세상에서 가장 골 때리는 역사서’라는 평을 받으며 전 서점에 웃음 바람을 몰고 왔던 흑역사 시리즈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 출판사 책 소개의 첫 줄이다. 아니, '세상에서 가장 골 때리는 역사서'라니! ㅋㅋㅋㅋ 

그런데, 윌북 '흑역사'시리즈를 읽어보셨다면, 적절한 표현이라고 끄덕일 것이다. 지루하지 않은 역사서, 아니 일단, 주제가 '썰'이라니, 생각지 못한 주제 였다. '썰'에 역사를 부여한다는 것 자체가 왠지 모순되게 느껴졌다. 그런데, 속담에 발없는 말이 천리간다는 말도 있듯이 이'썰'은 그냥 퍼져만 간 것이 아니라 세상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누구도 예외라고 할 수 없는, 가볍게 지나가는 말인 것 같은데 이상한 상황에 그 문장이 스쳐지나가고 나도 모르게 그 이야기에 매료되어 있을 수 있는, 썰! 그 썰의 흥미로우면서도 깊이있는 그리고 이야기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보았다. 







책에서는 연예인 음모론, 링컨 대통령 암살 사건, 바이러스를 둘러싼 설들, 일루마니티의 귀환, 피라미드 위 눈 모양 심벌, 일루미나티와 UFO 등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그 시대가 아니더라도 이런 설이 있었어~로 알게 되었거나 영화 등에서 소재로 사용하여 관련 내용을 들어본 것들도 있었다. 그런데 '썰, 음모론' 에 대한 것은 책 안의 것들로만 국한되지는 않을 것이다.예전에 많이 들었던 내용 중 하나는 2020년 인가에는 지구가 망한다는 것, 그 이야기를 들을 때는 2020년이 아주 멀게 느껴졌었지만, 그 지구 멸망이라는 이야기가 나도 모르게 '설마'하면서도 무섭게 다가왔던 것 같다. 그래서 2020년이 지나고 2021년을 맞이할 때 기분이 이상했달까. 괜찮다라는 안심과 아닐거라고 생각했다고 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현혹되었던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 이후에도 생활용품이 너무 비싸서 휴지를 사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자 마트마다 휴지를 사는 집이 많았고 나도 예외가 아니었다. 또 무슨 이야기가 돌까, 그런데 이상한 것은 한번 설마하면서도 다시금 혹시 모르니.. 가 나온다는 것이다. 설, 낭설, 음모론 등 - 이러한 것들은 빨리 퍼져나가면서도 듣는이의 마음에도 영향을 주어 괘 오래 신경쓰이게 한다. 그러면서 그 이야기에 동하지 않으려 해도 나도 모르게 마음을 뺏기고 있는 것, 스치는 듯 스며들어 버리는 것이 음모론, 썰의 무서움이자 영향력인 것 같다.
썰은 과거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인터넷을 누르면 창에 수없이 많은 기사가 뜨고 다음날에는 근거 없는 기사 저격글이 뜨기도 한다. 무엇이 진짜인지 알기 어려운 이야기들이 가득하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알게되는 이야기들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분하기 어렵고 그저 많이 들은 이야기에 감정을 실어 버리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이제는, 웹과 소셜미디어의 근본적인 특성인 네트워킹 때문에 문제가 더 복잡해지고 음모론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서로 섞이기도 쉬워졌고, 음모론 외부의 영역으로 파고들기도 쉬워졌다고 한다. 그러한 과정에서 이제 우리는 모두 음모론자라는 내용에, 과연 이 부분을 완곡히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싶었다.
대부분 나는 그런 음모론에, 썰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고 음모론자는 내가 아닌 남이라고 말하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음모론은 난데없이 뚝딱 생겨나는 경우는 드물고 이전부터 있던 형태가 새로운 사회적 맥락에 맞게 수정 `보완되어 등장하는게 보통이라고 한다. 그리고 지금도 세계 어딘가에서 시작되어지고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을 우리는 한 참 나중에야 알게 될 수도 있다. 그리고 한쪽으로 기울여져서만 바라보기 보다는, 시선을 바로 세우는 것이 어려워도 필요한 부분이다. 어쩌면 지금은 음모로 존재해도 나중에는 어느 정도 옳았던 것으로 판명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읽어가는 것인지 방황하는 것인지 알 수 업는 인터넷 세상이 더욱 확대되어가고 화장되어 가는 요즘에는 자칫하다가는 썰의 물결에 허우적대다 쓸려가기 더욱 쉬운 것 같다. 사실이 무엇인고 의견이 무엇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시대, 그리고 구분하기 어려워하는 이들이 많은 시대이기에 '썰의 흑역사'는 단지 예전의 이야기로만 느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이러한 썰의 역사를 통해 심각성을 인지하고 거짓된 이야기 들에 현혹되는 것이나 몰이의 과정에 나도 모르게 휨쓸려 가담하지 않도록 깨어 있는 사고의 필요성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썰'의 흑역사지만, 역사를 넘어 오히려 지금의 이 시대에 읽어가야 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윌북서포터즈 1기 활동을 통해 도서를 지원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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