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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르던 떡붕이 ㅣ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24
소윤경 글.그림 / 시공주니어 / 2009년 9월
평점 :

책표지에는 잔뜩 호기심 어린 눈으로 뭔가를 열고 내다보는 거북이 등장해요.
자세히 살펴보면 옆 부분에 사람의 신발이 보이는 걸로 봐서 바닥에 놓여
철가방 속에서 막 탈출을 하려는 모습이네요.
요 녀석 왠지 등장부터 심상치가 않아서 그 이야기가 기대가 되네요.

일하느라 밤을 꼬박 세운 언니가 잠만 자자 떡붕이는 심심하고
창밖을 보며 바깥 세상을 궁금해하고 있었지요.
자장면 배달부가 오자 떡붕이는 이때다 싶어서 잽싸게(?..^^)
철가방속으로 들어가 바깥 세상으로 구경을 나가 버리지요.
건널목에서 사람들과 개를 따라 간신히 건너간 떡붕이,
고양이들에 둘러싸여 봉변도 당하고 밤을 지세우네요.
같이 사는 언니 몰래 밖으로 나온 대가를 톡톡히 치루는 떡붕이가
불쌍하다고 난리들이에요 우리 아이들은.........
날아다니는 새들을 보고 부러워하며 날고 싶어하는 떡붕이,
바닷속에서는 훨훨 잘 날 수 있다는 말을 믿고
바다를 가려고 하지만, 거북의 느린 걸음으로는 턱도 없지요.
배고파 지친 떡붕이에게 어떤 할머니가 먹이도 주고
전봇대에 붙혀놓은 실종신고 글을 보고 누군가 연락해주어
떡붕이는 언니를 다시 만나게 되네요.
떡붕이 이야기를 보면서 결혼초에 키웠던 강아지 바리가 생각나네요.
아는 사람 없는 곳으로 결혼하여 온 후 외로움을 많이 타던 저를 위해
남편이 하얀색 작은 강아지를 데러다 주었는데, 발바리 종이라
바리라고 이름을 붙여 주었었지요.
며칠 안되어 바리가 없어져서 너무나 속상하고
어디로 갔을 때 애태웠었는데, 그 일이 소문이 났는지
다시 제자리에 가져다 놓았더라구요.
아마도 쉬 하러 근처 길가에 나간 것을 누가 가져갔다가
우리 집 강아지 잃어버렸다는 소식에 슬쩍 가져다 놓았을
거라는 짐작을 했던 그 사건~~~
떡붕이를 잃어버렸을 때 언니가 그랬을 거에요.
너무나 걱정되고 보고 싶고 자신을 탓하기도 하고..
사람들은 혼자 사는 것이 외로워서 혹은 변함없이
자신을 믿고 따르는 것이 좋아서 애완동물을 키우고 있지요.
하지만 오래 키우지 못하고 이런 저런 이유로 버리는 경우도
많고 양심의 가책없이 버리기도 많이 하는거 같아요.
이 책에선 떡붕이 스스로 세상을 보기 위해 나가지만
실제로 버려지는 동물도 많은거 같아요.
도심에서 좀 떨어진 곳이다보니 누군가 차로 태우고 와서
개를 버리고 가는 경우가 종종 있었어요.
그 녀석들은 버리고 간 주인을 잊지 못하고
버려진 그 자리에서 꼼짝도 않고 주인을 기다리곤 했지요.
반려동물 이라고 부르는 것은 여자와 남자가 만나 결혼할 때
평생 어떤 일이 있어도 함께 할 것을 다짐하며 반려자 라고
부르는 것처럼 비록 동물이지만 평생을 함께 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잖아요.
떡붕이 이야기는 작가 스스로에게 있었던 이야기를 이야기로
엮어낸 이야기더군요. 동물이라 말이 통하지 않으니 어느 순간
왜 없어졌는지 알 수 없고 돌아오지 않으면 속상하지요.
중학교 때 처음으로 키웠던 고양이, 시골이라 고무신짝만한 쥐가
많아서 엄마가 데려오신 거였는데, 쥐 잡아먹는 고양이라고
징그럽다고 처음엔 같이 놀지도 않았어요.
하지만 곧 이내 정이 들어 애지중지 키웠고 처음으로 쥐를
잡아서 자랑하는 녀석을 보며 윽 징그럽고 험오스러웠지만
정 때문에 용서해주고 잘 돌봐주던 녀석...
어느날 지붕 아래 좁은 공간에서 울기만 하는 녀석이 걱정되서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 겨우 겨우 몸을 비집어 넣고 녀석을
꺼내어보니 어디가 아픈지 끙끙대더라구요.
녀석에게 비싼 우유도 사다 먹이고 꼬리쪽 털이 자꾸 빠져서
연고도 사다 발라주었어요, 털이 빠지면 엄마가 갔다 버린다고
하셔서 정말 그렇게 될까봐 열심으로 돌보고
밤에 추울 까봐 제 옷에 싸서 부뚜막 따뜻한 곳에 앉혀 두었더랬지요.
그렇게 아픈 녀석을 고쳐 놓은 어느 날, 집을 나가서는
돌아오지 않았더랬지요. 산짐승이 물어간 것인지
쥐약이라도 먹고 죽은 것인지는 알 수 없어 애태웠던
그날의 기억이 떠오르게 하네요.
우리 아이들에?? 딱 맞을 이야기에요.
사람도 동물도 소중한 생명임을 그리고 갖고 노는
장난감이 아닌 가족임을 알려주어 보세요, 떡붕이를 통해서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