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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사다리 ㅣ 작은책방 무지개동화 2
이상교 지음, 허구 그림 / 작은책방(해든아침)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꿈꾸는 사다리> 제목을 보며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며 아랫쪽을
내려다보는 아이의 모습이 그려진 표지 그림에 자꾸만 눈길이 갑니다.
사다리 위로 올라가면 어떤 꿈을 꿀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책장을 펼쳐 봅니다, 은엽이가 꾸는 꿈 속으로~
은엽이의 모습을 보면 복잡하고 헛깔리는 일상의 모습에 고민하는
흔적과 바쁜 현대인의 삶이 교차되어 떠오릅니다.
늘 바빠서 모습을 볼 수 없는 은협이의 아빠는 은협이와 엄마의
대화속에서 그 실체를 알 수 있습니다.
아빠에게 전화오면 엄마에게 전화를 하라고 말하라고
은엽이에게 당부하는 엄마, 은엽이의 아빠와 엄마는 전화도 주고 받지
않을 정도로 먼 관계인걸까요? 왠지 은엽이가 안쓰럽게 느껴집니다.
더구나 너무나 바쁜 일상으로 출근하기 바쁜 엄마는 만 원 짜리 한 장을
은엽이에게 주시며 나쁜 친구랑 어울리지 말라고 하시는데, 나쁜 친구란 혁구를
말하며 혁구네 집에선 혁구에게 은엽이랑 놀지 말라고 한다고 했다네요.
어른들이 생각하는 나쁜 친구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앙칼지게 보이는
은엽이의 엄마 모습을 표현한 그림속 은엽이 엄마 모습과 아주 크게 그려진
만 원 짜리 한 장 은엽이와 엄마의 먼 사이를 표현하고 있는듯 합니다.
은엽이네 집에 세 들어 살고 있는 입이 커서 메기 아줌마라 불리는 아줌마를
은엽이 엄마는 세 사는 것들 이라는 표현을 쓰며 자기에 꽃밭에 이것저것 채소를
키워 먹으면서도 먹어보란 소리도 없다며 화를 내셨지만, 실제로 메기 아줌마는
맛난 전을 부쳤을 때도 은엽이에게 먹어보라고 말하고 학교에서 돌아오는
은엽이를 맞아주기도 하는 따뜻한 분이셨어요.
은엽이와 엄마가 느끼는 것이 왜 이렇게 다른 걸까요? 은협이는 방과 후
아무도 없는 텅 빈 집이 얼마나 쓸쓸하고 외로울까요?
학교에서 학원을 들러 집으로 오곤 하는 8살 우리 아들, 신나게 들어오며 제일 먼저
"엄마~!" 하고 부르곤 하는데, 은엽이는 그렇게 불러도 맞아줄 엄마도 없고
자상하게 자전거를 가르쳐줄 아빠도 안 보이시니 은엽이 마음이 쓸쓸할거 같네요.
어쩔 수 없는 이유로 혹은 엄마의 자아실현을 위하여 맞벌이 가정의 단편적인
모습을 은엽이를 통해 말하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혼자 있어 외롭고 꿈 꾸고 싶어하는 아이 은엽이, 엄마가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실제로는 따뜻하고 좋은 사람들임을 알아가며 그 사이에서
심리적인 고민이 들것도 같습니다. 엄마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말을 하지만
은협이는 그들의 마음이 따뜻함을 알고 있으니까요.
낡아빠진 사다리 그 꼭대기로 올라가면 무언가 새로운 것을 보며
새로운 꿈을 꿀거라 믿었던 것은 아닐까 오늘도 내일도 날마다 꿈꾸고
있는 은엽이를 만나는 시간입니다. 무지개동화 <꿈꾸는 사다리>
그 안에 꿈꾸는 아이 은엽이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