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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꽃게 ㅣ 문학동네 동시집 4
박성우 지음, 신철 그림 / 문학동네 / 2008년 11월
평점 :
불량꽃게]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 궁금했었어요, 꽃게가 불량해? 왜?
하고 말이지요.
가장 먼저 펼쳐 본 [불량꽃게]시를 보고 혼자 키득키득 웃고 있는데,
7살 된 지원이가 "엄마,왜 웃어? 재미있는 책이야?" 하고 물어옵니다.
"응,불량꽃게인데 재미있어." "꽃게가 불량해?? 불량품이야?" 하고
반문합니다. 중국산 식품의 불량함에 대해 들은지라 꽃게가 중국산이라
불량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에요.^^;
책 머리에 적힌 글귀가 눈에 들어옵니다.
이장님 댁 마늘밭에 소똥 거름을 내고 와서 머리말을 씁니다.
~~ 마늘밭,소똥 거름 정말 시골스럽움이 풀풀 묻어나는 글귀가 아닐 수 없더군요.
박성우 시인님의 동시는 저로서는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쭉 동시를 따라가다보니
엉뚱하고 기발하고 순수한 아이들의 마음을 어쩌면 이렇게도 잘 나타내고 있을까
하는 감탄을 하게 되었지요. 어린시절 제가 썼던 우울하고 감추어진 것 많은
동시와는 달리 밝고 맑고 거짓없는 글들이 눈에 콕콕, 가슴을 툭툭치며
문을 열라며 다가옵니다.
[오리]
엄마가 예쁜 겨울옷을 사 왔다
오리털 파카라고 했다
입어 보니까 정말 따뜻했다
근데 오리야,미안해 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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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털 파카를 입어 따뜻한데 오리가 추울까봐 미안하다고 쓴 동시...왠지 가슴이 따뜻해지네요. 오리를 생각하는 아이의
마음을 담은...
초등생 아이들이 썼을법한 동시를 박성우
시인님은 어쩜 이리도 잘 표현하신 걸까요?
~ 이것이 박성우 시인님의 동시의 가장 큰
특징이자 순수한 따뜻함인가 봅니다.
그 순수가 저를 따뜻하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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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똥]
새는 나무에서 똥을 싼다
새는 날면서도 똥을 싼다
도대체 어떤 기분일까?
현태네 단감나무에 올라갔다
똥을 참았다가
후덜덜,가지에 앉아 엉덩이 깠다
공중에서 똥을 싸는
새의 기분이 궁금해 미칠 뻔했다
뿌직 뿌지직,
나뭇가지를 타고 고꾸라졌다
날면서 싼 것 같았다
아아 내 똥,짚었다
아아 내 똥꼬,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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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가 따분하다구요? 동시가 어렵다구요?
[새똥]이란 동시를 읽어보면 웃지 않고는
못배길거에요, 아이들도 동시에 매력에
풍덩 빠지게 될거에요.
처음 [불량꽃게] 동시집을 우리 지원이에게
읽어보라고 했을 때 휘릭 보고는 어려운지
재미가 없어하는듯 하더니 [새똥]을 발견
하고 읽더니만 배꼽을 잡고 "크하하하~~"
하며 심하게 웃어제끼더군요.
사래가 걸릴 정도로요.
어른들도 시를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은데,
요즘 아이들 컴퓨터게임이나 만화 같은
것에 열광하고 동시는 조금 멀리하는 듯
하더군요.
박성우 시인님은 일상의 모습속에서
자연의 모습속에서 시를 말하고 있어요,
특별함은 적어도 찬찬히 뜯어보면
외할머니집 같은 그런 글로 아이들을
소박한 사랑으로 맞아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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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시인님의 시를 쭉 읽다보니 공통적으로 보이는 것이 있었답니다.
청개구리,고추잠자리,딱새,달팽이,매미,귀뚜라미 등등 자연속 동식물들을
노래하고 있고 자연을 바라보는 따뜻함과 사랑이 글 구석구석 묻어나고 있더군요.
아이들에게 자연을 관찰하고 보는 책들은 빼놓지 않고 꼭 보여주는데, 동시도
자연을 노래하고 자연을 가까이에 끌여들이는 이런 동시를 접하게 해주고
읽어주는 정서적인 면에도 큰 도움이 되리라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또한 헐렁이 삼촌,울아부지 처럼 가족을 이야기하는 동시들도 눈에 띄었어요.
가족의 존재처럼 소중하고 귀한 존재가 또 있을까요? 가족을 끌어안고 사랑하는
마음,가족애를 느끼게 되어 인성적인 면에서도 많은 도움이 될 동시여서 좋더군요.
[새끼 강아지]라는 동시를 보면 어미개가 새끼를 낳았는데 그 중에 죽은 강아지가
있어서 묻어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동시를 보니 어린시절 겪었던 일이
생각나더군요.
어린 나이에 죽음이 뭔지도 잘 모르던 그 시절에 모두 건강하게 태어나지 못하고
한,두마리씩은 꼭 죽곤 했는데 그때마다 뭔지도 모른 채 움직이지 않는 강아지를
보고 눈물 흘렸었지요. 세상에는 기쁘고 유쾌한 일도 있지만 때로는 슬픈 이별이나
받아들이기 힘든 죽음 같은 것도 있기에 동시를 통해 아이에게 전달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죽은 새끼를 묻어주려고 들고 가시는 어머니를
쫒아가서 잠시 땅을 파느라 내려놓은 죽은 새끼를 다시 물고와 품어주던 어미개를
보며 엄마의 사랑을 떠올려 보았었는데, 아이들은 동시를 통해 세상을 보고 삶을
배우고 알아가게 되는 것 같아요.
박성우 시인님의 소중하고 진솔한 동시를 통해 뭔가를 발견하고 알아가고 아이들로
성장해 가리라 믿어보네요. 답답한 도시속에서 치열한 경쟁안에서만 자라는 슬픈
아이들보다는 자연을 노래하고 세상을 보는 또다른 시선을 보며 아이들이
감성적이고 인간적으로 자랐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그것은 아름다운 소망이자 작은 저의 바램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