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인 수지는 또래보다 조금 작은 땅꼬마 아이였지만 조금씩 자라고 있음에 만족할 줄 아는 보기보다 마음이 깊은 꼬마아이였어요. 사진을 찝어두는 줄 같은 곳에 꽤 많은 것들이 달려있어 찬찬히 뜯어보니 사람의 모습을 담은 그림이 조각조각 따로 분리되어 집게로 고정되어 있더군요. 사람의 모습을 조각내어 줄마다 따로따로 찝어 놓았다고 섬뜩해할 필요는 없었지요. 아빠의 손가락 조각과 할머니의 곱슬머리 조각이 조각이불처럼 꿰매져서 수지가 된거래요. 그래서 할머니는 수지를 예쁜 조각이불 이라고 부르시는 거라는 글을 읽고 나면 미소를 짓게 돼죠. 부제를 읽기 전에는 [나도 다 알아요]라는 제목만 보고 애들은 몰라도 돼 하고 말하는 어른들에게 나도 다 알아요 하고 말하는 뭐 그런 내용이 아닐까 생각했답니다.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은 할머니의 죽음 이란 작은 글귀를 보며 그림을 그리며 마음을 표현하는 땅꼬마 수지의 뒷모습에서 5살 아이의 이별을 받아들이는 모습과 아프지만 이별을 받아들이는 마음이 전해져 가슴이 짠해 왔습니다. 올해는 개인적으로 제게 슬픈 일들이 많은 해였지요, 9월엔 아는 사람이 없는 곳에서 마음 터놓고 사귄 친구가 암투병중에 9월에 하늘로 갔었는데, 엄마 친구라고 7살 울 아들 지원이는 가는 길에 꽃 한송이 놔드리고 싶다며 함께 빈소를 찾았었답니다. 그리고 10월에는 사랑하는 엄마께서 오랜 지병끝에 하늘로 가셨답니다. 애들은 시어머님께 맡겨 두었는데 둘째가 엄마 없어서 새벽까지 안자는 바람에 다시 데리고 빈소를 갔었지요. 아무것도 모르는 둘째와는 달리 첫째인 지원이는 엄마 슬프다는 말에 이런 위로를 해주더군요. "엄마,외할머니는 예수님 믿으셨으니까 나중에 하늘에서 만날 수 있어요. 그러니까 슬퍼하면 안돼, 울어도 안되고 나중에 다시 만날 수 있으니까 괜찮아요." 아무말도 해주지 않았는데 자기 나름대로 죽음을 엄마인 저보다도 초연하게 받아들이고 이별하는 녀석의 말과 모습에서 어른인 제가 위로를 받았더랬지요. 작은 녀석이라도 아무것도 모를거라고 쉬쉬하는 것보다는 아이가 알아들을 수 있게 편안하고 쉬운 말로 죽음에 대해 알려주는게 중요한 것임을 수지의 모습을 통해 깨달아 봅니다. 하늘로 가신 할머니 다신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예쁜 조각이불인 수지의 모습속에 사랑하는 할머니의 모습이 있으니 슬퍼하는 이별을 하지 않아도 될 듯 하네요. 할머니가 하늘에서 예쁜 조각이불을 덮고 행복하고 편안한 낮잠을 주무시는 거라며 엄마를 위로해주는 수지의 모습에서 슬픈 이별의 모습이 아닌 따뜻한 사랑을 간직한 아름다운 이별을 떠올려 봅니다. 사랑하는 소중한 사람 세상에선 다시 볼 수 없을지라도 소중한 추억 하나,아름다운 이야기 하나 간직하고 있다면 가슴속에 언제나 살아 계신 거니까요. 수지의 뽀글뽀글 곱슬머리에 할머니가 계시고 수지를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할머니의 가슴소리,할머니가 해주셨던 따뜻한 스프속에 담긴 사랑이 새록새록 수지를 지켜줄 테니까요. 우리 지원이가 그랬던 것처럼 수지는 어른들보다 이별을 잘 받아들일줄 아는 강하고 예쁜 조각이불같은 아이랍니다. 땅꼬마 수지를 통해 덜 아프게 이별하는 법을 알려주세요. and...... 뒷 페이지에 아이들에게 소중한 사람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해 주는 방법을 아이의 입장에서 조언해 주고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될듯해요.. 개인적으로 이 글을 보는데 얼마전 하늘로 간 모 연예인의 두 아이들이 떠올랐답니다. 우리 지원이는 외할머니를 떠올렸구요. 이 책은 아이들에게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어떻게 알려줄지 어른들에게 조언해 주는 책이기도 하면서 슬픔을 당한 아이들에겐 수지의 모습을 보며 이별의 힘겨움을 잘 이겨내도록 알려주는 예쁜 책이랍니다. 어린 시절 받은 이별의 상처가 아파 성인이 되어서도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우리 아이들에겐 이별을 받아들이고 헤어짐에 대해서 조금 덜 슬퍼하도록 알려주세요. 5살 땅꼬마 수지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