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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처방해드립니다
카를로 프라베티 지음, 김민숙 옮김, 박혜림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원제는 칼비나.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책을 처방해드립니다>라는 다소 생뚱맞은(?) 제목으로 나왔어요.
책 표지의 일러스트만
봐도 연상되는, 이제는 추억의 고전영화 <아담스 패밀리>.
참고로 나는 영화 <아담스 패밀리>의 매니아. 그러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이 책을 읽지 않을 수 없지.
이 책은, <아담스 패밀리>의 웬즈데이인지 그 동생 퍽슬리인지 모를 꼬마 주인공
칼비노와 대머리 삼촌 페스터같은 도둑 루크레시오가 주인공. 거기에 역시 <아담스 패밀리>의 엄마 모티시아 혹은 시트콤
<프란체스카>의 심혜진같은 엄마가 등장.
책 읽는동안 갈팡질팡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하지만 웃으면서 생각하게 만드는 부분들이 꽤 있어요.
두께도 부담스럽지 않고 책 표지 일러스트부터 책 내부에 서비스처럼 등장하는 일러스트들이 즐거움을 배가시킵니다.
가장 엽기스러우면서도
그럴듯한 일러스트는 도서관 정신병원의 초원 풍경.
가운데 우물을 감싸고 있는 약간은 괴기스런 나무가 있고, 초원의 공간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건 다리 네개 달린 침대.
의아한 루크레시오에게 도서관 사서 에멜리나의 설명도 재미있네요.
"침대에서 책 읽는 것만큼 큰 즐거움도 없죠. 사실 책을 읽는 행위와 꿈을 꾸는 행위는 바느질하면서
노래하는 것만큼이나 떼려야 뗄 수 없는 거죠."
갑자기 그곳 초원이 엽기적이라거나 괴기스럽지 않아졌어요.
그곳 침대에
누워 책읽기의 즐거움에 빠지고 싶은 유혹이 살짝 들기도...
이 책은 말장난같기도 하고 수수께끼 같기도 한 질문을 던지면서 우리가
기존에 그렇다고 믿고 있는 고정관념에 대해 꼭 그것이 사실일까? 라고 의문을 던집니다. 상상력은 고정된 틀속에서 꿈틀거리는 것이 아님을, 세상에
고정불변하는 것은 없음을.
카를로 프라베티의 다른
책들도 찾아 읽고 싶게 만듭니다. 그의 책이 청소년 문학이든 아니든 간에.^^
"전 그나마 돈키호테가 책을 많이 읽었기 때문에 비참하게 늙지는 않았다고 보는데요....정의가 없는 세상을 체념한 채 사는 사람들과 이를 바꾸기 위해 투쟁하는 사람 중 누가 더 미친걸까요? 그게 비록 풍차를 상대로 싸우는 것일지라도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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