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공동체학교 -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살아있는 교육 17
윤구병.김미선 지음 / 보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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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옆에서 책에 턱을 괴고 여유롭게 누워있던 고냥씨가 깜짝 놀라 휘둥그레진 눈으로 날 쳐다봅니다. 책 읽다가 크게 웃는 내가 이해불가라는 표정으로!

이유는, 변산공동체학교에 다니던 아이들이 쓴 글 읽으면서 아이들의 솔직하고 구김없고 밝은 표현과 행동 때문이었는데요.

아이들은 공동체학교를 좋아하기도 하고,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도 말했지만 아이들이 쓴 글을 읽는동안 평범한 가운데 은은하게 스며들어 보일듯말듯한 그 정서는 결국 공동체학교 내에서 배운 것이고 아주 소중한 경험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동저자중 한 명인 김미선 님이 <세상에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하지 않는' 일이 있다. 귀농도 대안학교 교사도 그런 일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라고 말했는데, 정말 그런듯.

제 힘으로 앞가림하고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사람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는 변산공동체학교가 나날이 발전해서 귀농하는 이도 늘고 아이들의 소망처럼 학생들도 많아져서 축구하다 금새 지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네요.

헬렌 니어링과 스코트 니어링이 쓴 <조화로운 삶의 지속>에 이어 우리나라 공동체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알게 해준 <변산공동체 학교>보면서 나도 잠시나마 그 속의 일원이 된듯한 느낌으로 행복한 기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윤구병 선생님 말씀...

빠름과 느림을 효율성과 연결하는 것은 머리에서 나온 거잖아요. 머리는 꼭 써야할 때만 쓰고, 머리보다는 마음을 써야한다고 봐요. 머리를 쓰는 대신 마음을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머리는 이해관계를 따져서 목적을 이루는 쪽으로 자꾸 쓰게 되니까 그것은 천천히 써야하고, 마음을 쓰는 것은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게 앞서는 것이니까 빨리 써야해요.

어느날은 덥다는 핑계를 앞세워 샤쓰만 입고 들어와서는 몸이 좋다고 대놓고 자랑하신다. 나이에 비해서는 괜찮은 편이라고 해줬더니 `나이에 비해`를 넣었다고 눈치 준다. 선생님도 순진한 면이 있기는 하다. 선생님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이 학교에 다니면서 저랑 제 동생이 버릇없이 군 걸 너그러이 봐주시고 웃음으로 대해주신것 고맙습니다. 괜히 선생님이 싫은 걸 보면 우리와는 전생에 원수지간이었나 봅니다. 2학기에도 기대하세요. 선생님도 속으로 이 웬수같은 것들이라고 생각하시죠?"

그런데 누군가 우리 학교에 공(농구공, 축구공)을 사주기로 해놓고 안사준다. 얻어먹는 놈이 웬 불평이냐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약속을 했으면 사람 기다리게 하지말고 빨리 사줘야 하는 것 아닌가? 흥. 어쨌든 빨리 새 공이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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