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밥 먹으러 올랜? - 계절이 담긴 밥상 이야기
윤혜신 지음 / 백년후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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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에 쿡방이 대세인 요즈음이라고 합니다.

멋진 부엌과 요리에 관심이 있는지라 마음에 드는 요리책을 소장하려는 욕심이 있는데, 이 책은 우연히 집근처 서점에서 보고 표지와 한지느낌 나는 내부 종이 편집등이 마음에 들어 구입했어요. 책을 낸 <백년후>라는 출판사까지 기억해두었습니다.

<냉장고를 부탁해>, <집밥 백선생>을 즐겨보기도 했었는데요,  얼마전 김제동이 진행하는 <걱정말아요, 그대>를 시청도중 요즘 쿡방이 대세인 이유에 대해 최진기 쌤의 해석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외국에서도 요리프로그램이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선풍적인 인기는 아니라고 하면서, 삶이 즐겁고 행복할때 맛난 음식에 호응하기 보다는 외롭고 힘드니까 맛난 음식을 먹으며 고통을 잊어보려고 한다는 것.

이 책 <우리 집에 밥 먹으러 올랜?>이 여타 내가 가진 요리책들과 구별되는 것은, 정확한 레시피보다는 이야기가 있는 요리책이라는 거? 지금은 많이 잊혀진 우리 삶의 추억이 있는 요리책!

 

대부분의 요리책이 주재료와 재료 손질법, 레시피 위주라면 이 책의 요리법은 상당히 단순합니다. 그렇지만 소개된 요리나 주재료와 관련된 저자의 추억을 돌아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 얼마전 본 영화 <리틀 포레스트>도 그랬고, 권오분의 <소원밥상>도 그랬어요. 엄마, 할머니가 전해주는 이야기 같은 느낌. 가뭇가뭇한 어린시절의 단편적이지만 각인된 어떤 기억과 결합하면 그처럼 강렬할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값비싸고 고급진 초호화 요리도 내가 가진 추억과 결합한 음식과는 경쟁할 수 없습니다. <리틀 포레스트>의 레시피도 알고보면 여주인공 이치코의 어머니가 만들어주었던 추억속 음식들입니다.

 
내 추억속 음식들은 노각무침, 가지냉국, 쑥개떡, 한겨울 양념간장 찍어 먹던 날김 구이, 설탕뿌린 토마토, 그리고 엄마가 직접 만든 손두부.....

소박한 그 음식들은 추억의 힘이 더해져 나이들수록 더 맛나게 느껴져요. 어디서도 맛 볼 수 없는, 엄마가 해준 기억을 더듬어 나만의 레시피가 되어가면서....

이 책 <우리 집에 밥 먹으러 올랜?>보면서 도전해보고 싶은 요리는 애호박 만두, 여름 동치미와 동치미 닭국물. 특히 여름만두 편수의 깔끔한 맛을 내는 만두를 만들어 주위 사람들과 나누고 싶기도 합니다.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기술이 요구되는 것도 아닌, 재료 본연의 단순한 맛을 느끼며 제철 계절을 느낄 수 있으면 되는 거죠, 뭐.

책에 소개된 에피소드 중에서, 먹지도 못하는 껍질콩 모종 줬다고, 헛농사 지었다며 신경질 내시던 옆집 할아버지가 농사지으면서 다른 농약은 안치고 풀약만 친다고 우기는 모습에도 웃음이 납니다. 일명 풀 약, 제초제가 얼마나 땅과 작물에 해로울지 읽는 나조차 걱정이 앞서는데....사실 젊은 사람들이 없는 시골 농촌에서 풀약없이 농사 지으란 거 자체가 힘든 일이기는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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