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기인기사록>이라는 야담집을 번역하고 저자 나름대로 재수성한 글이예요. 일제치하인 1921년, 22년 송순기가 한문으로 편찬한 것인데- 기인기사. 말 그대로 별난 사람들의 별난 이야기예요. 우리네 이웃들의 사람 사는 삶의 이야기들.. 제가 역사 전공인데~ 보통 정사보다.. 야사가 더 재밌는 것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기대되는 마음으로 읽어나갔어요. 적당히 허구도 있지만,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구성한 이야기들~ 때로는 신기하기도 하고 때로는 감동과 교훈도 있는 여러 이야기들을 만나보며 즐거운 시간이었답니다.
고전.. 고전은 말 그대로 십 대에 걸쳐 입으로 전함직한 이야기예요.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에는 우리 선인들의 가치관과 도덕, 정의와 양심 등 조선식 인간주의의 면모들을 볼 수 있어요.
송순기 작가님은 춘천에서 태어났고 물재라는 필명으로 활동했는데, 근대적 지식인이자 한학에도 조예가 깊은 유학자였어요. 그러나 자식을 잃은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36세로 생을 마감했더라고요. 일제시대 때 우리의 야사, 문집, 기담 따위를 신문에 현토식 한문으로 연재한 것을 다시 책으로 편찬한 것이예요. 간호윤 작가님은 워낙 50여권의 저서들이 직간접적으로 고전을 이용하여 현대 글쓰기와 접목한 작품들이 많아요. 무척 존경스러운 두 분이네요.
27개의 이야기에서 중간중간 각주나 주석으로 설명해주는 것도 좋았고, 사진이나 그림이 있어서 이야기를 읽는데 더욱 실감나고 재미있었어요. "별별이야기 간 선생 왈" 부분도 제가 무척 마음에 든 부분이예요. 이야기를 해석해 주면서 교훈을 주는~ 모든 이야기들이 다 좋았지만.. "남녀의 혼인은 중천금이요, 신의가 가상한 두 부부" 백운제후이야기가 기억에 남아요. 지사미타(죽어도 마음이 변치 않음)의 의리를 지킨 제후가 너무 멋지고.. 본받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