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쿠니가오리의 소설은 늘 그렇듯..덤덤하게 읽다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요.
새해 새날을 앞둔 섣달 그믐날 밤~ 여든 살이 넘은 세 남녀가 호텔 방에서 함께 목숨을 끊어요. 그것도 너무나도 파격적인... 엽총 자살이라는 방법으로 말이지요. 사실 처음 부분에서 추억을 회상하며 들뜬 마음으로 만난 듯한 두 남자와..한 여성이 설마 자살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그래서 다소 충격적인 마음을 안고 책을 읽어나갔지요. 그 뒤에는 남겨진 사람들의 일상들이 여러 다방면적으로 그려지더라고요. 아들, 딸, 손녀, 손자, 옛 친구 등 다른 개개인의 감정들이 다소 다르게 그려지며.. 현실을 받아들이고 조금씩 일상을 찾아가더라고요.
만약 내가 이런 일을 겪게 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어요. 제 부모님이라면~ 제 시어머니라면~ 견딜 수 있을까?? 요즘 자주 찾아뵙지도 못하고.. 연락도 잘 못드리는데- 갑자기 반성의 마음이 마구마구 들었어요. 조금 더 신경 쓰고.. 들여다보아야겠다 하는~ 그리고 제가 여든 정도가 되어서.. 많이 외로워지거나- 아프거나- 슬프거나- 하면..저런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전 사실..용기가 없어서 저런 선택도 못 할 것 같아요. 남겨진 사람들의 슬픔과 죄책감을 생각하고는 저런 극단적인 선택은 못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저 용감한(?) 노인들이 대단하기도 하고.. 이해가 안되기도 하고.. 오죽했으면 그랬으려나 싶기도 하고요. 특히 아픈 사람은 이해가 되기도 했어요. 예전에 지인 아버지께서 암투병 중..고통 때문이기도 하고, 가족들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고 자살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척 충격받은 적이 있는데.. 그 기억이 나더라고요.
죽은 사람들과..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 참 많은 생각을 해보는 소중한 시간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