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하스 의자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웨하스 의자♡

나는 해방된 기분이다.

하지만 그 해방은 자유가

아니라, 작은 죽음

같은 것이다.

 

에쿠니가오리 소설은 그녀만의 특이한 느낌이 있어요. 그래서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지만, 저는 에쿠니가오리의 짤막짤막한 문체와 툭툭 던지듯~약간은 무심하게..가끔은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내용들이 싫지 않더라고요. 다만, 소재가 불륜(?)을 다룬 것들이 많아서 조금은 어색하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느끼고 생각하고 그런 것들도 많아서 좋았어요. 2004년 출간된 소설이라- 17년이 지난 지금~ 다시 리커버되어 나왔는데..그때와는 또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것들이 있더라고요. 주인공의 감정선을 따라 디테일하게 느끼는 것을 함께 느끼는 기분으로 웨하스의자를 읽었어요.

 

 

나는 그 하얀 웨하스의 반듯한 모양이 마음에 들었다. 약하고 무르지만 반듯한 네모. 그 길쭉한 네모로 나는 의자를 만들었다. 조그맣고 예쁜, 그러나 아무도 앉을 수 없는 의자를. 웨하스 의자는 내게 행복을 상징했다. 눈앞에 있지만-그리고 당연히 의자지만- 절대 앉을 수 없다.

왜 책제목이 웨하스 의자인지 그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잘 부스러지는 웨하스 과자같은 의자. 눈앞에 있지만.. 앉지 못하는~~

웨하스 의자에서 절망은 곧 사랑이예요. 사랑이 절망이니..사랑을 하는 사람은 죽음에 이르지요. 허용되지 않는 두 남녀의 사랑. 애인 없는 자신의 삶은 무의미하기에 절망한 여자. 절망을 벗어던지려고 할 때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애인과의 헤어짐이고, 이 헤어짐은 그녀의 죽음을 의미해요. 왜 꼭 그 사랑일 수 밖에 없을까..읽으며 의문스러웠지만~(좀 평범한 사랑을 할 수는 없을까?) 그 이기에 사랑이고. 그가 아니면 안되는 그녀를 조금은 이해해보기로 했어요. 전 존재를 바쳐 누군가를 사랑하는.. 그 사랑 없이는 죽음이기에 절망이 따르는 절대적인 사랑이야기. 그와 그녀의 사랑을 응원까지는 못해줘도..이해는 해보렵니다.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그 때 그 때 기억들 내용들이 나오는게 좋았어요. 좋았던 기억들보다 안좋았던 기억들도 많았지만- 그녀가 존재하는 이유는 수많은 그 과거들이 합쳐져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이예요.

 

길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착각이야. 인생은 황야니까.

하지만 샛길이란 게 있잖아. 모두가 다녀서 자연스럽게 생긴 좀 더 쉬운 길이 분명히 있잖아.

인생은 황야고.. 인생을 살아가면서 쉬운 길, 샛길이 분명히 있지만 그 길로 가야하는건지. 새로운 길을 찾아가야하는건지. 그 어딘가 머물러야 하는건지.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된 후기입니다*

 

#웨하스의자, #에쿠니가오리, #김난주, #소담출판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