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부르는 노래 : 바가바드기타 인도 정신문화 총서 1
배해수 편역 / 지혜의나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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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부르는 노래 바가바드기타 -

 

책읽기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읽다보면 호기심이 동하는 책을 만나게 된다. [마하바라타]가 나에게는 그런 책 중의 한권이다. 인문학자뿐아니라 자연과학자들의 글에도 종종 언급되기에 어떤 책일까 궁금함이 일어 읽게 되었다. 인도인들이 이 세상 모든 것이 [마하바라타]에 있다. [마하바라타]에 없는 것은 이 세상에도 없다는 말처럼 5권까지 출간되었지만 몇 권으로 완간될지 짐작할 수 없을 정도의 방대한 양의 서사시라는 생각이 든다.

배해수박사의 신간- 신이 부르는 노래 [바가바드기타]는 인도의 3대 서사시중 하나인 [마하바라타] 6권에 실려 있는 700구절로 된, 거룩한 자의 노래란 뜻으로 간디가 늘 머리맡에 두고 읽었다고 할 정도로 인도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힌두교의 대표 경전이다. [바가바드기타]는 왕국의 왕권문제로 대평원에서 최후의 결전을 앞 둔 아르주나가 맞은편에 도열해 있는 친지들을 보며 깊은 회의감에 사로잡혀 과연 이 전쟁을 수행해야할지 말아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괴로워하며 자신의 마부로 현신한 크리슈나 신과의 대화를 문답형식으로 기록한 이야기이다.

평범한 존재인 나는, 우리들은, 삶의 기로에서 많은 고민과 갈등에 빠져 힘들어 한다. 이런 과정에서 우리들의 삶은 표류하는 배처럼 바람의 방향에 따라 영향을 받으며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어떻게 해야 외부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고 굳건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크리슈나는 아르주나의 내면에 있는 참자아를 찾아 어떤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 평온한 상태를 유지해 책임과 의무를 피하려는 나약한 자신을 올곧게 세워 나간다면 불멸의 존재로 거듭날 수 있다며 그곳까지 가는 과정의 실천적 수행방법들을 차근차근 들려준다. 이와함께 책의 서문에서 [바가바드기타]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인도문화 전반에 대한 간략한 설명은 초심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

마음의 안정을 잃고 방황하는 현대인들에게 읽어 보기를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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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 - 김영준 장편소설
김영준 지음 / 보민출판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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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

 

우리들은 종종 재난영화를 본다. 2012도 지구멸망을 소재로 한 재난영화이다. 컴퓨터그래픽의 발달로 히말라야산맥을 덮치는 거대한 파도 지각의 변동으로 거대 화산의 분출 쓰나미로 무너지는 고층빌딩들 실제 일어나는 일처럼 사람들에게 공포를 불러일으킨다. 비단 영화에서뿐 아니라 현실에서도 이런 재해는 종종 발생한다. 2004년 동남아 지진해일, 2011년 동일본 지진해일로 수만에서 수십만의 생명이 사라졌다. 고도의 과학문명을 자랑하는 현대사회도 이러한데 과학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옛 인류들의 두려움은 어떠했겠는가? 이런 두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신을 찾고 종교를 만들게 되지 않았을까? 그렇게 만들어진 종교는 인간의 삶을 건강하게

유도하기 위해 종말론을 적절하게 활용해왔다. 다른 종교보다는 기독교가 더 강조해왔는데 이것은 기독교의 역사관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 불교처럼 끊임없이 윤회의 삶이 계속되는 것이 아닌 탄생, 성장, 종말로 이어지는 직선적인 역사관을 가졌기에 더 강조해 온 것이라 생각된다.

김영준작가의 [1999]는 사이비 종말론이 한 개인 나아가 한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주인공 현수의 삶을 통해 잘 묘사하고 있다. 우리 인류가 진화의 과정에서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하게 된 것은 그리 긴 시간이 아니었다. 대부분의 시간은 어떻게 하면 포식자로부터 안전을 도모할 수 있을까? 걱정과 근심, 두려움 공포에 떠는 시간들이었다. 지금은 걱정없이 잘 지내고 있지만 우리들 본능 저 깊은 곳에는 아직도 그때의 두려움이 각인되어 있다. 이런 불안 공포심을 자칭 선각자, 선지자라 주장하는 사이비 종교인이 감언이설로 현혹해 그들이 가진 생명, 재산을 빼앗는 행위가 지금까지 일어났던 종말론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주인공 현수 또한 어린 나이에 이런 논리에 경도되어 자신의 삶, 친구의 삶을 망가뜨리고 그 괴로움에 일상의 삶을 약물이 아니고서는 유지할 수 없는 피폐한 삶을 살고 있다.

다행히 친구 태식과 미진의 도움으로 근근이 삶을 이어가지만 새롭게 출현한 진리의 성회에 믿었던 미진이 빠져들게 되어 현수의 삶은 또 다른 격랑에 휩쓸리게 된다. 과연 현수는 예전의 아픔을 벗고 새 삶을 살 수 있을까?

종말론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실제 종말론에 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종말론으로 인해 겪는 개인의 고통과 사회적 아픔, 해결의 실마리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그에 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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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의 영지순례 - 기운과 풍광, 인생 순례자를 달래주는 영지 23곳
조용헌 지음, 구지회 그림 / 불광출판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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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의 영지순례

 

처음 단전호흡을 접했던 것은 중학교 2학년 무렵 [소설 단]을 읽고 난 이후였다. [實象], [完成] 책을 통해 시작했다. 행공을 시작하기 전 몸풀기 체조를 하는데 대자연의 기를 흡수하기 위해 밤 12시가 지난 후 속옷까지 몽땅 벗고 관절을 주무르고 어깨며, 목을 빙빙 돌리며... 가부좌를 틀고 눈을 지긋이 감고 코를 통해 천천히 깊게 들이 쉬고 잠시 멈췄다가 천천히 뱉어내고, 상상이 가시나요. 행여나 누가 봤다면 미쳤다는 소릴 들었겠지.

[조용헌의 영지순례]를 읽으며 옛날 어릴적 생각에 젖어본다. 내 성격이 조금만 더 활발하고 적극적이었다면 누구처럼 집을 떠나 산으로 들어가지 않았을까? 행인지 불행인지 소심한 성격으로 지금 아내와 아이 둘과 함께 아웅다웅 살고 있다. 삶이 조금 힘들고 어려움이 닥치면 그때 바람처럼 물처럼 떠났다면 어땠을까? 결은 조금 다르지만 그 아쉬움을 달래기에 안성맞춤의 책이다. 우리나라의 자연은 외국과는 달리 사람들 삶의 터전과 가까이 있어 우리들 삶에 직, 간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친다. 비록 높지는 않지만 그 골짜기의 깊음은 탐관오리들의 수탈과 외적의 난으로부터 삶의 안전을 도모할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래서 신비로운 이야기들이 많이 전해진다. 실제 그랬을 수도 있고 아니면 민중의 소망이 투영되었을 수도 있는 이야기들을 조용헌교수 특유의 입담과 재치를 담아 찰지게 들려준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딘가로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는 나날의 연속, 책속에 수록된 다양한 사진들이 우리들 답답한 마음에 한줄기 비처럼 청량감을 선사해준다. 신령의 땅, 치유의 땅, 구원의 땅으로 구성된 23곳의 기운과 풍광이 넘치는 곳은 실제 가보지는 못했을지라도 그 이름만은 자주 들었음직한 곳이다. 오대산적멸보궁, 문무대왕릉, 팔공산갓바위, 지리산노고단, 가야산해인사등 모두 우리 민족과 함께 삶의 희노애락을 견뎌왔던 곳들이다.

몸과 마음이 고단한 시기를 무사히 넘기고 나면 모두가 손잡고 쉬엄쉬엄 들러보자.

더불어 우리나라 산들은 외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산과 산들이 다 연결되어 있다. 기운좋고 풍광좋은 곳이 어디 남쪽에만 있을까? 하루빨리 통일이 되어 북쪽의 기운좋은 곳들을 소개받고 싶다. 예전 책에서 정도령이 출현하는 곳은 남쪽의 계룡이 아닌 북계룡이라고 읽었는데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알아볼 수 있었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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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자도 아니고 남자도 아니다 모든 것이다 - 여성 선지식의 삶을 통해 배우는 깨달음의 본질과 마음공부법
임순희 지음 / 불광출판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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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자도 아니고 남자도 아니다 모든 것이다.

 

인간이 진화의 과정에서 포식자로부터 생명을 잃지는 않을까? 늘 불안과 공포에 떨며 하루하루를 겨우 버텨왔을 것이다. 또 생명을 이어가기 위한 식량의 획득은 언제나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이런 불안, 공포, 절망등을 해소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로인해 탄생한 것이 종교라고 할 수 있다. 석가모니부처가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은 이후 아시아를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이 출가를 통해 아니면 현실의 삶속에서 깨달음을 향해 부단한 노력을 이어갔다. 그런데 깨달음을 향한 마음이 남자에게만 필요했을까? 아닐 것이다. 어쩌면 사회의 부와 명예, 권력을 독점한 남성들보다는 천대받고 멸시받는 여성들에게 더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까지 깨달음을 얻었다는 여성불자들의 이야기들은 잘 들을 수 없었다. 깨달음의 길에서 조차 그들은 무시 받으며 지내온 것이다.

[나는 여자도 아니고 남자도 아니다 모든 것이다]는 깨달음에 관한 여성 불자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지은이 임순희는 몽지릴라 선공부모임을 통해 진정한 행복에 이르는 길을 일반수련인들과 함께 만들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선공부를 하는 동안 여성들은 스스로 한계를 지우는 모습에 여성이라 해서 깨달음에 다가가는데 주저할 이유가 없음을 예전 여성으로 태어나 이런 차별이 자신을 더욱 단련하는 계기로 삼았던 여성 선 수련자들을 소개해 수련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자 한다. 현대사회는 차별을 거부하는 사회이긴 하지만 아직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무수한 차별이 존재한다. 지금도 이러할진대 옛날은 어떠했을지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지은이가 깨달음에 도달한 여성 선지식인들을 소개하는 의미는 단순히 남녀 편가르기를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깨달음을 향해 가는 길은 자기 존재의 의미를 깨닫는 것이다. 나는 어떤 존재인가? 스스로 묻고 스스로 답하는 과정에서 차별을 극복하고 본래의 나를 찾아 내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39명의 깨달음을 얻은 여성 선지식인을 통해 분별하는 삶, 집착하는 삶을 벗어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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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의 대륙 - 상
안제도 지음 / 리버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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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의 대륙

 

중학교시절 선생님보다 영어실력이 더 낫다는 조카가 있었다. 형님도 서울대 진학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자랑을 하곤 했었다. 하지만 막상 대학은 지역에 있는 문예창작과에 진학했다. 어떻게 된 일이냐며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이 고등학교때부터 판타지소설에 빠져 공부는 뒷전으로 밤새 인터넷을 붙잡고 공포물 판타지소설을 쓴다며 시간을 다 허비했다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이렇듯 판타지(예전 무협지)소설은 시간을 잡아먹는 괴물이다. 한번 발을 들이면 쉽게 헤어 나오지 못한다. 하지만 복잡한 현실에서 지친 심신을 달래주는 훌륭한 도구가 되기도 한다. 지금 일반 도서관뿐만 아니라 대학도서관에서도 당당하게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모습을 통해 느낄 수 있다.

안제도작가의 [사계절의 대륙]은 정통 판타지소설이다. 최근의 경향은 퓨전판타지소설이 유행이다. 인생실패자가 또 다른 세상에서 성공적인 삶을 살아간다든지 아니면 과거의 시점으로 돌아가 현재의 삶을 변화시켜나가는 과정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주는 방식으로 변화했다. 이런 글의 변화에 식상해진 판타지 독자들에게 묵직한 글의 맛을 전해준다. 최근의 독자들 흐름이 이미지에 너무 익숙해져 있어 문장을 제대로 읽으려고 하지 않는다. 빠르게 전개되는 글, 그리고 빠른 결말을 원한다. 글 쓰는 이도 당연히 그런 흐름에 편성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글이 가벼워 져 시간때우기 이상의 의미가 없어져 버렸다. [사계절의 대륙]은 그런 흐름에 역행하는 글이 아닐까 생각된다. 다양한 인물들의 갈등과 화합들이 어우러져 한편의 드라마가 완성된다. 삶에서 우리들은 스스로의 의지의 발현으로 매진한다고 생각하지만 때로는 나의 의지가 아닌 타인의 의지에 의해 내 삶의 방향이 정해지고 그 흐름에 따라 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될 때가 많다. 주인공 카일 또한 자신이 원했던 강한 포트니오를 만들기 위해 전쟁을 일으키지만 결국 그 의지는 자신의 의지가 아닌 어둠의 군주의 안배에 따른 삶이 아닌가? 과연 삶에서 진정한 나의 의지로 이루어질 수 있는가? 의문이 든다. 그래도 삶은 계속 이어지겠지 카일의 이전에 누군가처럼......

모처럼 판타지소설을 읽어 기쁘다. 한편 작가의 첫 번째 소설이라 그런지 약간의 아쉬움도 있다. 각 인물들의 성격은 각자 삶에서 쌓아 온 다양한 경험들의 결과물인데, 그런 과정들이 비교적 가벼이 다루어진 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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