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 - 김영준 장편소설
김영준 지음 / 보민출판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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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

 

우리들은 종종 재난영화를 본다. 2012도 지구멸망을 소재로 한 재난영화이다. 컴퓨터그래픽의 발달로 히말라야산맥을 덮치는 거대한 파도 지각의 변동으로 거대 화산의 분출 쓰나미로 무너지는 고층빌딩들 실제 일어나는 일처럼 사람들에게 공포를 불러일으킨다. 비단 영화에서뿐 아니라 현실에서도 이런 재해는 종종 발생한다. 2004년 동남아 지진해일, 2011년 동일본 지진해일로 수만에서 수십만의 생명이 사라졌다. 고도의 과학문명을 자랑하는 현대사회도 이러한데 과학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옛 인류들의 두려움은 어떠했겠는가? 이런 두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신을 찾고 종교를 만들게 되지 않았을까? 그렇게 만들어진 종교는 인간의 삶을 건강하게

유도하기 위해 종말론을 적절하게 활용해왔다. 다른 종교보다는 기독교가 더 강조해왔는데 이것은 기독교의 역사관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 불교처럼 끊임없이 윤회의 삶이 계속되는 것이 아닌 탄생, 성장, 종말로 이어지는 직선적인 역사관을 가졌기에 더 강조해 온 것이라 생각된다.

김영준작가의 [1999]는 사이비 종말론이 한 개인 나아가 한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주인공 현수의 삶을 통해 잘 묘사하고 있다. 우리 인류가 진화의 과정에서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하게 된 것은 그리 긴 시간이 아니었다. 대부분의 시간은 어떻게 하면 포식자로부터 안전을 도모할 수 있을까? 걱정과 근심, 두려움 공포에 떠는 시간들이었다. 지금은 걱정없이 잘 지내고 있지만 우리들 본능 저 깊은 곳에는 아직도 그때의 두려움이 각인되어 있다. 이런 불안 공포심을 자칭 선각자, 선지자라 주장하는 사이비 종교인이 감언이설로 현혹해 그들이 가진 생명, 재산을 빼앗는 행위가 지금까지 일어났던 종말론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주인공 현수 또한 어린 나이에 이런 논리에 경도되어 자신의 삶, 친구의 삶을 망가뜨리고 그 괴로움에 일상의 삶을 약물이 아니고서는 유지할 수 없는 피폐한 삶을 살고 있다.

다행히 친구 태식과 미진의 도움으로 근근이 삶을 이어가지만 새롭게 출현한 진리의 성회에 믿었던 미진이 빠져들게 되어 현수의 삶은 또 다른 격랑에 휩쓸리게 된다. 과연 현수는 예전의 아픔을 벗고 새 삶을 살 수 있을까?

종말론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실제 종말론에 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종말론으로 인해 겪는 개인의 고통과 사회적 아픔, 해결의 실마리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그에 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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