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의 탄생 - 개화에서 개벽으로
조성환 지음 / 모시는사람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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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대의 탄생

 

조금 불명확하지만 80~90년대 한국사회에서는

근대화 논쟁이 뜨거웠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한국 근대는 외세의 개입으로 이루어 졌다는 측과

조선 후기에 이미 근대의 맹아가 싹트고 있었지만

식민통치로 인해 제거되었다는 것이다.

당시에는 별 관심이 없어 한 귀로 흘려듣고 말았다.

그렇게 논쟁이 조금 잠잠해 지다. 지난 정부 교과서 파동으로

뉴라이트의 식민지 근대화론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며

논쟁에 불을 지피는 듯하다.

이렇듯 근대라는 개념은 과거와 현재, 미래의 우리 삶을

이어주는 중요한 사항임에도 대다수 사람들은 관심이 없다.

[한국 근대의 탄생]은 이런 사람들에게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난 근대화 논쟁은 서구 중심의 논리로

이루어 졌음을 지적한다. 이것은 결국 경제적인 힘이 우선시 되어

세계가 약육강식의 각축장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서구중심의 논리에서 벗어나 비서구 특히 한국민의 정신사적 측면에서

근대의 생성을 이야기하는 점이 [한국 근대의 탄생]이 가진 매력이다.

우리 전통속에 은은하게 이어져 온 이런 근대의 정신이(생명, 평화, 평등 등)

동학을 통해 발현 되었다.

더욱이 이제껏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웠던 동학농민혁명이

단순히 반외세 반봉건 타파를 위한 혁명이 아니라

한국적 근대를 의미하는 생명사상, 평등사상의 실현이라는 큰 틀에서

이루어진 혁명이라는 것이다. 비단 이것이 서구근대의 깃발을 든

일본과 조선 유학자들의 반대로 그 뜻이 꺾이기는 했지만 그 의기는

사라지지 않고 최근 다시 후학들에 의해 살아나고 있다.

이런 동학의 생명사상이나 평등사상은 현대 산업사회가 안고 있는

- 물질만능, 황금만능, 인명경시 등- 많은 부작용들을 해소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수 있으리라 본다.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사랑과 정이 넘치는 세계를 바란다면

[한국 근대의 탄생]을 읽어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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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봄날은 간다 - 우리 가슴에 어머니가 살아계시는가?
윤정 지음 / 북보자기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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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봄날은 간다.

 

어머니에 관한 글들을 만나면 후회의 감정이 생김에도

외면하지 못하고 어떻게든 읽게 된다.

[어머니 봄날은 간다]를 처음 만나게 되었을 때 역시 외면하지 못하고 읽게 되었다.

우리들 어머니에게 봄날이 있기는 있었을까?

읽는 내내 어쩌면 내 어머니의 삶과 이렇게 닮을 수가 있을까? 굉장히 놀랐다.

한학을 고집하는 고지식한 외할아버지로 인해 학교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삶

겨우 눈동냥으로 띄엄띄엄 글자를 읽을 수 있을 뿐이었다.

그나마 집안이 넉넉해 시집가기 전까지는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8형제의 막내인 남편은 연예인을 꿈꾸며 집안의 일에는

관심도 없는 철없는 한량이었다. 남편의 주위에는 언제나 여자들이 있었다.

팔십이 다 된 지금도 여자 친구들이 있어 함께 여행을 다니며 잘 살고 있다.

어머니는 어쩔 수 없이 집안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여자로써 하기 힘든 일까지도 하면서 아이들의 뒷바라지에 헌신했다.

책속에는 이런 내 어머니의 모습이 가득하다. 비단 내 어머니만 이러 했을까?

그 시절 살아오신 어머니들의 공통된 모습이 아니었을까?

이런 우리들 어머니의 민낯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태어나는 날 바다에 고기잡이 나갔던 아버지의 죽음으로

애비 잡아 먹은 딸년이라는 오명을 평생 가슴에 담고 살아온 삶

그 삶이 녹녹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삶이 애잔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책을 읽어 가다 보면 형식의 독특함이 눈에 띈다.

어머니의 삶을 그 부끄러운 모습까지도 진솔하게 보여주고

그 삶을 어머니라는 공통된 제목의 짧은 시로 엮고

마지막으로 어머니의 삶을 통해 느낀 점을 표현하고 있다.

어머니를 사랑해야 세상 모든 것을 사랑할 수 있다는 작가후기의 말이

오늘날 사랑을 잃어가는 우리들 모두에게 경종을 울린다.

자식이 부모를 학대하고 자신을 학대하고 부모가 자식을 학대하는

지금 우리들 모습이 한없이 부끄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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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독립만세 - 걸음마다 꽃이다
김명자 지음 / 소동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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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독립만세


2018년 최대의 논란은 미투(나도 고발한다)였다.

세상의 절반은 여성이라고 했는데 지금까지 세상에서 여성들의 삶은 평탄하지가 않았다.

남녀차별이 많이 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불평등이

독버섯처럼 자라고 있음을 알게 된 시간이다.

[할머니 독립만세]라는 책을 읽었다. 젊은 나이에 결혼을 해 긴 시간동안 자식과

가족들을 위해 산 지난 시간을 뒤로 하고 나만의 삶을 찾는 단순한 이야기책인 줄 알았다.

하지만 책을 읽어 가는 동안 예전 우리네 어머니들의 고단한 삶이 글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능력좋은 남편을 만난 탓으로 시어머니의 매운 시집살이, 아내를 화풀이 대상으로 생각하는

남편의 가정폭력 이런 삶을 살 수 밖에 없었던 우리네 어머니의 삶에 눈시울이 붉어진다.

[할머니 독립만세]는 총 4부로 이루어 져 있다.

1, 2부는 지난 시절의 삶들을 노래하고 3, 4부는 자식들로 부터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지금의 모습들을 노래하고 있다.

우리들이 나이가 들면 과거를 먹고 산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지난 시간들은 조금은 미화시키기 마련이다.

하지만 1, 2부의 글들은 너무나 고통스럽다. 실제 이혼서류에 도장까지 찍고, 말기 암으로 큰 수술도 하고

더욱이 힘든 시간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 할 남편마저 먼저 세상을 떠나는 등 결코 녹녹한 삶이 아니었다.

이런 모진 고통을 극복한 3, 4부에서의 삶은 즐거움으로 가득 차 있다.

자녀들로부터 독립해서 평소 소망했던 목록들을 작성해 하나 하나 실천해 나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역 문화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등록해 새로운 배움을 즐기고 있다.

책을 읽는 동안 전문작가의 글이 아니라 매끄럽지 않은 부분도 눈에 띈다. 하지만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꾸미지 않는

진솔한 표현에 정감이 간다. 글이야 자꾸 자꾸 쓰다보면 능력이 향상될 것이고 중요한 것은 진솔한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다.

독립이란 말처럼 쉽지가 않다. 젊은 청춘들도 쉽지가 않은데 느즈막한 나이에 독립을 이룬 할머니의 용기에 큰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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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문장 - 우리가 가졌던 황홀한 천재 이상 다시 읽기
이상 지음, 임채성 주해 / 판테온하우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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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문장

 

나는 불현 듯 겨드랑이가 가렵다.

나는 걷던 걸음을 멈추고 그리고 일어나 한번 이렇게 외쳐보고 싶었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 [날개]

 

우리들은 이상을 안다. 교과서에서 그를 만나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를 잘 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작 그의 작품에 대해서

잘 알고 있지는 못하다. 기껏 총독부에서 건축과 기사로 일했다는 것

그리고 그의 작품은 어렵다는 것 등 이것이 우리가 이상에 대해 아는

모든 것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실제 그의 시는 중, 고등학생이 이해하기란 쉽지가 않다.

그걸 멋모르고 배웠으니 우리들이 시를 어려워하게 된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이상의 문장] 책을 접하면서 평소 그의 생각들을 조금 더 잘 알았다면

어렵긴 했겠지만 그의 생각이나 관심들 그리고 그의 작품들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았을까?

지금 우리들은 대부분 표준말을 사용하니까?

옛날 어투들이 글의 내용을 이해하는걸 어렵게도 하고 또한 재미있게도 한다.

요즈음 작가들이 사용하는 글들이 읽기는 편해졌지만 정겨움은 사라진 것 같다.

[이상의 문장]속에는 냉소적이고 차가운 듯 하지만 정겨움이 살아있다.

(시대상 어쩔 수는 없었겠지만 일본어투를 걸러내는 수고는 필요하다.)

이상이 우리 문단에서 어떤 위치에 있고 그의 영향이 어느 정도였느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지금 그의 작품들이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이

현재 우리들의 삶과 동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한동안 논란의 중심이 되었던 미투운동에 슬쩍 이상의 자리도 놓을 수 있을 것 같고

그것이 긍정이든 부정이든 상관없이... 인권에 관한 대화의 자리에도, 병원의사들의 도덕성 논란의 자리에도 놓아도 부족하지 않다.

세월이 흘러 세상이 많이 변한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음을 그의 글을 통해 생생하게 느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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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센티멘털
이종철 지음 / 어문학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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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센티멘탈

 

유 홍준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이곳 경산 압량들은 조선시대 4대 들판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지금은 회색빛 콘크리트에게 모두 빼앗겼지만 집 앞의 논들을 보면 아직 그 명맥은 남아있다. 이런 너른 들판의 영향인지 경산에는 크고 작은 저수지와 못들이 400여개나 있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안개가 자욱하게 낀다.

[상하이 센티멘탈] 책의 목차를 살펴보다 안개의 도시라는 말에 친근감이 느껴진다. 더욱이 상하이는 우리 민족사에서 결코 잊혀질 수 없는 도시이기에 친밀함이 배가 된다.

제목에서도 느껴지듯이 도시 상하이에 대한 전문지식을 다루는 책은 아니다. 저자가 중국 상하이 푸단대학에서 공부하는 동안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짧은 글로 소개하고 있다. 평소 상하이 이름만 많이 들었지 상하이의 과거, 현재, 미래들을 우리들은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상하이속에서 직접 겪은 경험들을 소개한 글은 굉장히 흥미롭다. 삭막한 도시의 삶이 서로를 외면하며 살아갈 듯 하지만 사람과 사람의 정이 살아있음이 지치고 피곤한 일상에 잠깐의 여유를 느낄 수 있어 정겹기도 하다.

상하이는 아편전쟁이후 서구 열강에 강제 개항되면서, 중국을 나눠 먹으려는 열강들의 각축장이 되어 자신들의 힘을 과시하기 위한 경연장이 되었다. 그 영향으로 자그마한 어촌마을이 세계적인 대도시가 되었다. 동양의 파리로 불리며, 런던이나 뉴욕에 비견될 정도로 성장했다. 그래서 동서양의 문화가 혼재 된 도시가 되었다. 하지만 중국인에게는 그런 화려함과는 별개로 아픈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그런 반발심이 현재 마천루와 같은 거대한 빌딩숲을 만들지 않았을까?

과거의 상하이가 중국의 아픔을 상징했다면 현재 빌딩숲으로 이루어진 상하이는 중국의 기쁨이라고 할 수 있을까? 사람과 사람의 정이 돈독하게 살아있을 때 상처를 치유할 수 있고 기쁨을 배가 시킬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상하이는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 갈림길에 놓여있는 것 같다. 상하이의 미래가 궁금하다면 읽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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