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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독립만세 - 걸음마다 꽃이다
김명자 지음 / 소동 / 2018년 11월
평점 :
할머니 독립만세
2018년 최대의 논란은 미투(나도 고발한다)였다.
세상의 절반은 여성이라고 했는데 지금까지 세상에서 여성들의 삶은 평탄하지가 않았다.
남녀차별이 많이 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불평등이
독버섯처럼 자라고 있음을 알게 된 시간이다.
[할머니 독립만세]라는 책을 읽었다. 젊은 나이에 결혼을 해 긴 시간동안 자식과
가족들을 위해 산 지난 시간을 뒤로 하고 나만의 삶을 찾는 단순한 이야기책인 줄 알았다.
하지만 책을 읽어 가는 동안 예전 우리네 어머니들의 고단한 삶이 글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능력좋은 남편을 만난 탓으로 시어머니의 매운 시집살이, 아내를 화풀이 대상으로 생각하는
남편의 가정폭력 이런 삶을 살 수 밖에 없었던 우리네 어머니의 삶에 눈시울이 붉어진다.
[할머니 독립만세]는 총 4부로 이루어 져 있다.
1, 2부는 지난 시절의 삶들을 노래하고 3, 4부는 자식들로 부터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지금의 모습들을 노래하고 있다.
우리들이 나이가 들면 과거를 먹고 산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지난 시간들은 조금은 미화시키기 마련이다.
하지만 1, 2부의 글들은 너무나 고통스럽다. 실제 이혼서류에 도장까지 찍고, 말기 암으로 큰 수술도 하고
더욱이 힘든 시간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 할 남편마저 먼저 세상을 떠나는 등 결코 녹녹한 삶이 아니었다.
이런 모진 고통을 극복한 3, 4부에서의 삶은 즐거움으로 가득 차 있다.
자녀들로부터 독립해서 평소 소망했던 목록들을 작성해 하나 하나 실천해 나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역 문화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등록해 새로운 배움을 즐기고 있다.
책을 읽는 동안 전문작가의 글이 아니라 매끄럽지 않은 부분도 눈에 띈다. 하지만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꾸미지 않는
진솔한 표현에 정감이 간다. 글이야 자꾸 자꾸 쓰다보면 능력이 향상될 것이고 중요한 것은 진솔한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다.
독립이란 말처럼 쉽지가 않다. 젊은 청춘들도 쉽지가 않은데 느즈막한 나이에 독립을 이룬 할머니의 용기에 큰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