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미래와 한계를 미리 알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었다. 높은 곳까지 갈 수 있다고 믿고 노력하는 게 좋지, 능력이 낮음을 알아버리는 바람에 의지를 잃는 게 좋을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 노력하면 안 될 게 없다고도 생각했다. 많은 사례들이 말해주듯이.갈피를 못잡을 정도로 정신이 지쳤을 때 생각이 바뀌었다. 이게 가능한 도전인지, 애초에 내가 못할 일을 하느라 모든 것을 낭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서다. 내가 가장 행복할 선택이 무엇인지 미리 알고싶었고 의미 없는 고생은 피하고 싶었다. 사람들이 왜 운세나 사주에 매달리는지 처음 이해했다.지금은 어느 게 좋은지 잘 모르겠다. 모든 것이 그렇듯이 상황에 따라, 사람에 따라 다르다고 추측할 뿐이다. 다만 도전하기 전 미래를 아는 게 좋을 사람은 결국에 실패할 사람뿐이다.그렇다고 어차피 실패할 목표에 최선을 다해보는 것이 모두 낭비냐 하면 또 그렇지도 않다. 무언가에 몰입해본 경험은 나중에 무얼 하더라도 도움이 될테니까. 그럼 최선을 다하지는 않는 경우라면 한계를 미리 아는 게 낫냐 하면 꼭 그렇지도 않다. 최선을 다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무엇에도 그럴 의지가 충분하지 않거나 혹은 스스로 자기 능력을 감지하고 있을 수 있다. 미리 한계를 아는 게 중요한 일은 아니게 된다.실용적이지는 않은 생각인 것이, 미리 알 수 있을리가 없다. DNA가 모든 가능성을 말해주는 것도 아니고 신께서 낮은 비전을 알려주셔서 좌절하도록 하실리도 없지 않을까. 결국 방법은 자기객관화로 방향을 정하고 최선을 다해보는 것뿐이다.이 책을 읽는 동안에 몇 가지 경우들을 모두 보게 된다. 어릴 때 좌표를 받은 경우, 중년에 좌표를 받았는데 배경과 같거나 다른 경우들. 불안해보이는 과정을 읽으며 내가 느꼈던 불안도 떠올리게 한다. 다행히도 결말은 내 불안을 잠재운다.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알아내는 것은 나만이 할 수 있다.
저자가 정의한 호모부커스란 무엇일까 궁금해서 선택해본 이 책. 독서를 통해 삶의 태도를 바꾼 저자는 사람이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어떻게 읽는 것이 좋을지 말한다.내가 요근래 책을 몰아 읽으면서 느낀 점과 비슷한 생각이 담겨있어서 공감되었다. 사람마다 배경도 특성도 다르니 모든 부분을 따라하겠다 하는 것보다는 내게 필요했던 부분의 조언을 들어 따라해보면 독서법을 개선할 수 있을 것 같다.내가 요즘들어 독서하면서 하기로 한 부수적 행동들도 꽤 겹치는 게 있어서 재밌었다. 하나는 꼭 손으로 적는 행위를 하는 것. 그리고 이 책을 읽고서 추가로 하기로 한 것은 '질문하기'다.새로 얻은 꿀팁도 있다. 나는 막연히 독후감을 남겨야한다고 생각하면 참 쓰기가 귀찮다. 이게 내가 평소에 '바꿔야 하는데..' 하고 숙제같이 여기던 문제였다. 때마침 적절히 책에서 미리 제시해준 기본 질문들을 독서 때마다 적용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나만의 질문을 더 만들어서 그때그때 스스로 물어보기로. 올해의 과업으로 정한 '나 자신의 정신을 자세히 들여다보기'에도 적합한 방법인 것 같다.학교 다니는 중에 도서관은 시험공부 하러 열람실만 쓰고 장서엔 가보지 않은 학생들, 서점에 가서는 문구만 보고 베스트셀러 진열대를 스쳐만 간 어른들에게 '그냥 가볍게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하나의 브랜드를 창조하고 기획하고 실현하고 유지하는 과정은 어렵지만 즐거워보인다. 내가 생각한 이미지를 구체화하여 만들어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고, 그 상품과 공간을 이용하는 고객을 살피는 일도 흥미로울 것 같다. 더구나 동네를 살리는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걸 보면서 얼마나 즐거울까.익선다다트렌드랩이 만든 브랜드들의 사례와 브랜딩 접근 방법 등을 나열하며 그 과정에서 어떤 고려가 담겼는지 설명하고 있다. 확실히 이런 설명을 따라가니 일이 어떻게 시작되고 어떤 것을 중점적으로 생각해야 했는지 알게되어 좋다.브랜딩은 쉽게 잘 팔리는 상표를 만드는 것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특히 요란하게 시선을 끄는 것이 정답인 것처럼 특이하기만 하면 된다는 식이 많은 것 같다. 그런 중에 이 그룹은 상품성을 넘어 가치를 찾아내고, 부여하고, 새로 만들어내는 일을 통해 브랜딩 자체의 의의를 생각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하나의 사업체를 브랜딩하여 낼 수 있는 사회적 효과까지 생각하는 식이라 유해하지 않은 것을 만들어내는 점이 참 좋았다. 특히나 요즘은 상품의 판매만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브랜드 이용 경험꺼지를 상품화하고 있으니 이점은 더욱 가치가 있다.디자인 면에서 젊은이들이 브랜딩한 것 특유의 느낌이 있지만, 삶의 경험을 쌓아가면서 더 나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장르를 불문하고 브랜딩을 생각해보았다면 읽어보면 좋겠다 :)
웃으면서 통화하고는 있지만 의자 위에 쪼그리고 앉은 채 땀을 흘리고 있는데다, 뒤로는 눈물을 머금은 얼굴이 떠올라있는 캐릭터. 표지 그림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읽어보고싶었다! 기자인데 내향적이라니 얼마나 힘들까 싶으면서 맞아 나도 전화받기 싫은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전화 수신도 발신도 싫어하는 건 나도 똑같지만, 이분은 아마도 나보다 더 내향적이신 것 같다ㅜㅜ 길에 가는 사람에게 말 거는 건 내가 좀 나은 듯.. 전화하기 전의 대응이라던지 하는 부분이 비슷해서 공감이 간다. 그치만 그저 내향적이라서가 아니라 실패의 순간이 당황스러워서 더 그런 것 아닌가 싶기도 하고. 누구나 소심한 면이 있고 또 직장에서의 고민도 일면 비슷한 구석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 그래서 털어놓은 고민과 피로한 부분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살 것 같았다. 그리고 다들 비슷하게 사는구나 싶어서 위로가 되고, 또 그래 힘 내야지 어쩌겠나 하는 태도로 귀결된다는 점에서 서로 다독이는 느낌이 들었다.모든 것이 만족스런 직업이 어디 있겠나, 결국 어디서든 행복은 느껴야 한다 :)
하반신 마비 장애인의 일상을 내가 어떻게 상상할 수 있을까. 당연한 모든 것이 내 손에 달려있지 않게 되는 경험을 겪는 중인 작가는 중도 장애인이다. 이 책에서도 작가의 가장 큰 아이덴티티는 이것이다. 장애를 얻은 뒤에 책을 통해 들려주는 이야기들로 인해, 나는 경험담을 귀기울여 들어야함을 알게 되었다.주목하고 싶은 점은, 단순히 긍정적인 태도가 아니라 상황을 겪는 과정이다. 큰 병을 앓아보거나 장애가 생긴 사람들의 글이 많이 있고, 모두가 고통을 묘사하는 것과 더불어 긍정적인 태도로 받아들였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일단 책을 낸다는 것은 불행의 감정에만 빠져있지 않고 무언가 생산해내는 상태가 되었다는 것이기 때문이 아닐까. 이 책이 말하는 내용은 긍정적 삶의 태도에 방점이 있지만은 않다. 불편과 통증을 가지고 살아가는 과정의 면면을 담아내는 쪽에 더 가깝다.때로는 격정적으로 고통을 이야기하지만 그 고통에 공감하지 못할 나조차도 몰입할 수 있었다. 살아내는 과정의 태도와 생각이 공감되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잘못이 없어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마음에 와닿기도 했다.본인의 절망도 그렇지만, 어머니의 꿈 이야기에 눈물이 났다. 엄마가 그런 감정을 느끼시게 되는 일이 너무 슬퍼서, 사랑하는 사람들이 나때문에 힘들다고 생각하는 게 얼마나 괴로울지 상상하게 되어서.<당신이 모르는 이야기>라는 제목이 참 알맞다. 하지만 내가 알아야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글을 통해 몇 가지를 느끼고 알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내가 하는 공부는 무엇이 되었든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어서이고, 세상을 나아지게 하는 일에는 줄일 수 있는 고통을 더는 것이 포함된다.많은 사람이 이 책을 접할 수 있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작가가 살아가는 과정을 글에 잘 담아주길 응원하며. 그의 소설을 읽고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