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도어 프라이즈
M. O. 월시 지음, 송섬별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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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미래와 한계를 미리 알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었다. 높은 곳까지 갈 수 있다고 믿고 노력하는 게 좋지, 능력이 낮음을 알아버리는 바람에 의지를 잃는 게 좋을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 노력하면 안 될 게 없다고도 생각했다. 많은 사례들이 말해주듯이.

갈피를 못잡을 정도로 정신이 지쳤을 때 생각이 바뀌었다. 이게 가능한 도전인지, 애초에 내가 못할 일을 하느라 모든 것을 낭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서다. 내가 가장 행복할 선택이 무엇인지 미리 알고싶었고 의미 없는 고생은 피하고 싶었다. 사람들이 왜 운세나 사주에 매달리는지 처음 이해했다.

지금은 어느 게 좋은지 잘 모르겠다. 모든 것이 그렇듯이 상황에 따라, 사람에 따라 다르다고 추측할 뿐이다. 다만 도전하기 전 미래를 아는 게 좋을 사람은 결국에 실패할 사람뿐이다.

그렇다고 어차피 실패할 목표에 최선을 다해보는 것이 모두 낭비냐 하면 또 그렇지도 않다. 무언가에 몰입해본 경험은 나중에 무얼 하더라도 도움이 될테니까. 그럼 최선을 다하지는 않는 경우라면 한계를 미리 아는 게 낫냐 하면 꼭 그렇지도 않다. 최선을 다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무엇에도 그럴 의지가 충분하지 않거나 혹은 스스로 자기 능력을 감지하고 있을 수 있다. 미리 한계를 아는 게 중요한 일은 아니게 된다.

실용적이지는 않은 생각인 것이, 미리 알 수 있을리가 없다. DNA가 모든 가능성을 말해주는 것도 아니고 신께서 낮은 비전을 알려주셔서 좌절하도록 하실리도 없지 않을까. 결국 방법은 자기객관화로 방향을 정하고 최선을 다해보는 것뿐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에 몇 가지 경우들을 모두 보게 된다. 어릴 때 좌표를 받은 경우, 중년에 좌표를 받았는데 배경과 같거나 다른 경우들. 불안해보이는 과정을 읽으며 내가 느꼈던 불안도 떠올리게 한다. 다행히도 결말은 내 불안을 잠재운다.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알아내는 것은 나만이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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