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모르는 이야기 교유서가 산문 시리즈
황시운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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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신 마비 장애인의 일상을 내가 어떻게 상상할 수 있을까. 당연한 모든 것이 내 손에 달려있지 않게 되는 경험을 겪는 중인 작가는 중도 장애인이다. 이 책에서도 작가의 가장 큰 아이덴티티는 이것이다. 장애를 얻은 뒤에 책을 통해 들려주는 이야기들로 인해, 나는 경험담을 귀기울여 들어야함을 알게 되었다.

주목하고 싶은 점은, 단순히 긍정적인 태도가 아니라 상황을 겪는 과정이다. 큰 병을 앓아보거나 장애가 생긴 사람들의 글이 많이 있고, 모두가 고통을 묘사하는 것과 더불어 긍정적인 태도로 받아들였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일단 책을 낸다는 것은 불행의 감정에만 빠져있지 않고 무언가 생산해내는 상태가 되었다는 것이기 때문이 아닐까. 이 책이 말하는 내용은 긍정적 삶의 태도에 방점이 있지만은 않다. 불편과 통증을 가지고 살아가는 과정의 면면을 담아내는 쪽에 더 가깝다.

때로는 격정적으로 고통을 이야기하지만 그 고통에 공감하지 못할 나조차도 몰입할 수 있었다. 살아내는 과정의 태도와 생각이 공감되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잘못이 없어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마음에 와닿기도 했다.

본인의 절망도 그렇지만, 어머니의 꿈 이야기에 눈물이 났다. 엄마가 그런 감정을 느끼시게 되는 일이 너무 슬퍼서, 사랑하는 사람들이 나때문에 힘들다고 생각하는 게 얼마나 괴로울지 상상하게 되어서.

<당신이 모르는 이야기>라는 제목이 참 알맞다. 하지만 내가 알아야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글을 통해 몇 가지를 느끼고 알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내가 하는 공부는 무엇이 되었든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어서이고, 세상을 나아지게 하는 일에는 줄일 수 있는 고통을 더는 것이 포함된다.

많은 사람이 이 책을 접할 수 있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작가가 살아가는 과정을 글에 잘 담아주길 응원하며. 그의 소설을 읽고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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