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열여덟 어른 - 자립준비청년이 마주한 현실과 남겨진 과제
김성식 지음 / 파지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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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준비청년의 이야기를 작년쯤 처음 들었던 것 같다. 성인의 나이가 됨과 동시에 세상에서 홀로서기를 해야하는 사람들을 처음 인식했다. 성인이 된지 한참인 나도 당장 목돈 조금 쥐어줄 테니 이제부터 혼자 살라고 하면 어려운 일 투성이다. 기대거나 최소한 물어보기라도 할 어른이 없다는 건 나이가 얼마가 되어도 힘든 일이다.

아름다운재단에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열여덟 어른 캠페인'을 진행했다. 저자는 캠페인의 기획 및 진행자로, 캠페인을 마친 후에도 오래도록 사람들에게 전해져야할 이야기를 책에 담았다.

내가 그들의 어려움을 처음 접한 시기 역시 캠페인 기간이었다. 매체를 통해 대중의 전반적인 인식도가 생겼다고 한다. 지원의 필요성이 알려진 만큼 정책적 개선도 시도되었는데, 내가 생각할 땐 수년을 투자한다고 해서 온전한 시스템을 갖추지는 못할 것 같다. 교육도 백년지대계인데 사람을 길러내는 시스템이 단기간에 만들어질 리 없다. 해외사례에 비추어 오랜 기간 발전시켜나가야 할 우리 사회의 숙제다.

이 책은 자립준비청년들에게 도움이 필요함을 호소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자립준비청년 혹은 위탁아동 전체가 겪은 힘든 경험을 호소하는 콘텐츠는 많다. 이 책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어려움들이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짚어주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널리 읽혔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유년 청소년기 경험은 삶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로 역할이 크다. 어렵게 자란 어른 하나를 사회에서 한 명 분의 몫을 하게끔 만드는 것보다도, 한 아동을 충분하고 행복하게 자라게 하여 어른으로서 충실하게 자기 삶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게 사회에도 더 좋은 결과를 낼 것이다.

내가 선택하지 않은 것에 인생을 걸고 책임지는 일은 너무 가혹하다. 태어난 환경 때문에 윤택한 가정에서 누렸을 것들을 기본으로 갖추지 못한다는 게 가혹한 일이라는 걸 사람들이 알면서도 놓치는 게 있다. '기본'이 생계만을 말하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마음에 와닿은 부분이다. 자립 후에 어떻게든 직장을 가지고 살 수만 있으면 되는 게 아닌가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막상 내가 바라는 삶은 그 정도로 충분하다고는 느끼지 않을 것이다. 태어난 환경때문에 그저 운으로, 내가 만족해야 할 삶의 수준이 달라진다면 좋은 사회가 아니다.

🔖 좋은 부모라면 자녀가 단지 의식주를 충족하는 수준까지만 자립하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다. (p.49)

읽으면서 마음이 동한 책. 정책의 방향과 효과를 오랫동안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하는 만큼, 이 책이 오래도록 사람들에게 읽히는 책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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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되는 공간 - 서울 직장인 강릉에서 에어비앤비로 제2의 연봉 만들다
최인욱 지음 / 파지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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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아닌 공간에서 며칠을 보내며 새로운 경험을 하고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 같다. 세컨하우스에 대한 생각을 해보는 사람도 많은 듯하다. 주거지를 구하기도 힘든데 세컨하우스는 고려할 수도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평범하지 않은 선택을 한 사람이 있다.

저자는 서울에 직장을 두고 살며 강원도에 주택을 구했다. 주거형태에 대한 다양한 고려를 한 점이 특이하다. 노후에 살고싶은 곳, 자녀들과 함께 주말에 지내보고 싶은 곳을 생각해 세컨하우스를 두기로 한다. 현명하게도 대부분의 시간에 비어있은 이 집으로 부가수익을 만든다. 바로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박업을 같이 하는 것.

이 책은 에어비앤비로 수익을 낼 것을 고려해 세컨하우스를 두는 방식을 소개하고, 세컨하우스를 숙박업에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안내한다. 관련지식을 정리해 나열하는 정도가 아니라 직접 운영해보며 쌓은 경험을 풀어준다.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어떤 문제들이 생길 수 있고 어떻게 해결이 가능한지, 어떤 방식이 효과적이고 효율적이었는지 설명해준다. 특히나 저자가 한국에 10명 정도 있는 에어비앤비 앰배세더이기 때문에 경험도 많고 문제의 핵심을 잘 설명한다.

당장은 내가 적용할 수 있는 지식이 아니지만 몇년 후엔 나도 충분히 생각해볼 만한 내용이었다 :) 그리고 일하고 살고 노는 방식에 어떤 한계를 두지 않고 여러 방면으로 고민해보는 태도가 인상적이어서 참 재밌게 읽은 책이었다.

에어비앤비 운영을 생각해본 사람이나 이 사업이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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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망치지 않는 대화법 - 후회가 줄고 오해가 풀리는 소통의 기술, 2023 세종도서 교양 부분 선정
임정민 지음 / 경향BP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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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술 부문에서 인기있던 책 <어른의 대화법>의 저자가 다음 책을 출간했다. 이전 책은 읽어보지 않았지만 이 책 자체만으로도 도움될 내용이 많이 있고, 전작과 함께 읽으면 더 많은 부분에서 조언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비대면 대화에 익숙해진 젊은 세대는 대면으로 하는 대화에서 어려움을 특히 많이 겪는다. 상대가 오해하게끔 하면서도 그런 말이나 행동을 하고있는 줄 전혀 모른다. 말을 뱉고서 후회하는 경우는 나이를 불문하고 많이 겪으리라 생각한다. 나도 지나간 대화를 복기하며 후회해본 적이 있고, 어떻게 표현하는 것이 괜찮은 방법인지 몰라 대처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관계를 고려한 화술 책에 관심이 갔다.

나 자신의 삶의 태도와 언어 습관을 체크해보도록 하는 점도 좋지만, 내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된 것은 '지적하는 법'과 '칭찬하는 법'이다. 특히나 말이 날카로운 편인 나는 상대에게 원하는 바를 이행하도록 하면서도 감정이 상하지 않게 전달하는 방법을 배웠다. 계속 되새겨서 정말 말로 할 수 있게끔 연습하려고 한다.
칭찬하는 법은 다른 책에서 볼 수 없던 내용이라 신선했다. 평소 남을 소개하며 칭찬하는 사람이 좋게 보인다는 조언을 많이 들었지만 방법을 잘 몰라 표현이 서툴렀다. 구체적인 방법을 알았으니 이것 역시도 내 것으로 체화하고싶다.

거절하는 법 혹은 무례한 사람에게 대응하는 법을 소개한 책은 많이 보았는데, 포괄적인 화술에 대해 필요성과 방법을 설명해주는 책이라 좋았다.

책을 읽고있는데 엄마가 표지를 보시더니 다 읽으면 엄마도 보여달라고 하셨다 ㅎㅎ 관계를 망가뜨리지 않고 서로 대화하는 방법이 궁금했다면 이 책을 통해 배우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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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도어 프라이즈
M. O. 월시 지음, 송섬별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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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미래와 한계를 미리 알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었다. 높은 곳까지 갈 수 있다고 믿고 노력하는 게 좋지, 능력이 낮음을 알아버리는 바람에 의지를 잃는 게 좋을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 노력하면 안 될 게 없다고도 생각했다. 많은 사례들이 말해주듯이.

갈피를 못잡을 정도로 정신이 지쳤을 때 생각이 바뀌었다. 이게 가능한 도전인지, 애초에 내가 못할 일을 하느라 모든 것을 낭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서다. 내가 가장 행복할 선택이 무엇인지 미리 알고싶었고 의미 없는 고생은 피하고 싶었다. 사람들이 왜 운세나 사주에 매달리는지 처음 이해했다.

지금은 어느 게 좋은지 잘 모르겠다. 모든 것이 그렇듯이 상황에 따라, 사람에 따라 다르다고 추측할 뿐이다. 다만 도전하기 전 미래를 아는 게 좋을 사람은 결국에 실패할 사람뿐이다.

그렇다고 어차피 실패할 목표에 최선을 다해보는 것이 모두 낭비냐 하면 또 그렇지도 않다. 무언가에 몰입해본 경험은 나중에 무얼 하더라도 도움이 될테니까. 그럼 최선을 다하지는 않는 경우라면 한계를 미리 아는 게 낫냐 하면 꼭 그렇지도 않다. 최선을 다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무엇에도 그럴 의지가 충분하지 않거나 혹은 스스로 자기 능력을 감지하고 있을 수 있다. 미리 한계를 아는 게 중요한 일은 아니게 된다.

실용적이지는 않은 생각인 것이, 미리 알 수 있을리가 없다. DNA가 모든 가능성을 말해주는 것도 아니고 신께서 낮은 비전을 알려주셔서 좌절하도록 하실리도 없지 않을까. 결국 방법은 자기객관화로 방향을 정하고 최선을 다해보는 것뿐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에 몇 가지 경우들을 모두 보게 된다. 어릴 때 좌표를 받은 경우, 중년에 좌표를 받았는데 배경과 같거나 다른 경우들. 불안해보이는 과정을 읽으며 내가 느꼈던 불안도 떠올리게 한다. 다행히도 결말은 내 불안을 잠재운다.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알아내는 것은 나만이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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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인간, 호모 부커스 - 디지털 시대, 아날로그 리터러시가 필요한 이유
조상연 지음 / 파지트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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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정의한 호모부커스란 무엇일까 궁금해서 선택해본 이 책. 독서를 통해 삶의 태도를 바꾼 저자는 사람이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어떻게 읽는 것이 좋을지 말한다.

내가 요근래 책을 몰아 읽으면서 느낀 점과 비슷한 생각이 담겨있어서 공감되었다. 사람마다 배경도 특성도 다르니 모든 부분을 따라하겠다 하는 것보다는 내게 필요했던 부분의 조언을 들어 따라해보면 독서법을 개선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요즘들어 독서하면서 하기로 한 부수적 행동들도 꽤 겹치는 게 있어서 재밌었다. 하나는 꼭 손으로 적는 행위를 하는 것. 그리고 이 책을 읽고서 추가로 하기로 한 것은 '질문하기'다.

새로 얻은 꿀팁도 있다. 나는 막연히 독후감을 남겨야한다고 생각하면 참 쓰기가 귀찮다. 이게 내가 평소에 '바꿔야 하는데..' 하고 숙제같이 여기던 문제였다. 때마침 적절히 책에서 미리 제시해준 기본 질문들을 독서 때마다 적용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나만의 질문을 더 만들어서 그때그때 스스로 물어보기로. 올해의 과업으로 정한 '나 자신의 정신을 자세히 들여다보기'에도 적합한 방법인 것 같다.

학교 다니는 중에 도서관은 시험공부 하러 열람실만 쓰고 장서엔 가보지 않은 학생들, 서점에 가서는 문구만 보고 베스트셀러 진열대를 스쳐만 간 어른들에게 '그냥 가볍게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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